성모님의 발자취를 따라

작성자 : 윤병훈 | 조회수 : 3,980 | 작성일 : 2011년 8월 31일

성모님의 발자취를 따라

  이번 순례에 성모님은 우리 삶 안에 예수 그리스도가 들어오시도록 초대해주셨다. 프랑스 파리의 뤼뒤박에 위치한 ‘기적의 메달’ 성모성당에서 1830년 7월 18일, 가타리나 라부레 수녀에게 발현하신 성모님은 ‘나는 원죄없이 잉태된 모후이다.’ 라고 말씀하시면서 기도와 침묵, 고해성사와 미사를 봉헌하도록 요청하셨다. 많은 가톨릭 신자들이 지니는 이 ‘기적의 메달’은 기복의 수단이 아니라, 예수님께로 모아진 강생과 구속과 구원을 향한 진리 생명의 도구이다. 한 면은 아름다운 성모님 모습과 ’원죄 없이 잉태되신 성모마리아, 당신께 달아드는 우리를 위하여 빌으소서.’ 라는 글귀가 새겨있고, 다른 한 면에는 ‘십자가’와 'M' 그리고 사랑의 심볼인 ‘2개의 심장’, 열두 사도 위에 세워진 교회의 심볼인 ‘12개의 별’이 새겨있다. 우리 학교를 설립할 당시, 학생들이 사용할 운동장 부지를 마련할 길이 없어 고민한 적이 있었다. 교구 신부님들이 학교 뒤 남의 땅에 ‘기적의 메달’을 여러 곳에 묻고는 ‘성모님의 전구로 아들 예수님께서 우리의 뜻을 기적처럼 이루어지게 하소서.’ 하며 기도했었다. 기도와 희생으로 매입이 성사되어 오늘의 운동장으로 사용하게 되었으니, 지금도 그 때 묻어두었던 ‘기적의 메달’을 생각하면 은혜롭다는 기억을 잊을 수가 없다.
 이렇게 시작된 성모님의 발현지는 ‘루르드’였다. 루르드 성지는 프랑스와 스페인 접경 피레네 산맥을 따라 산기슭에 위치한 작은 도시인데 겨울을 제외하고는 순례객들로 북적인다. 순례객은 봉사자의 안내를 받으며 기적수에 몸을 씻는다. 실제로 이 씻는 예절은 이미 마음의 때를 벗기며 고해성사를 통해 하느님과 더욱 가까운 친교를 이룬 다음에 행해진다. 소녀 벨라뎃타 수비루에게 1858년 2월 11일부터 7월 16일까지 18차례에 걸쳐 발현했다. 이곳에서도 성모님은 ‘원죄없이 잉태된 모후’임을 밝히고 있다. 루르드 성지의 순례객들이 때로는 맹목적이고 기복적이라도 기도하는 사람들 마음으로 어우러진 성스러움이 예수님의 현존을 믿게 하고, 예수님을 통해 그들 안에서 기적이 일어나게 됨을 확신케 하고 있다.
 루르드는 이런 모습인데 ‘파티마’는 어떤 모습일까 보고 싶었다. 이런 기도의 바람이 나를 쉽게 국경 넘어 파티마를 찾게 해 주었다. 여기는 루르드와 전혀 분위기기 달랐다. 기적수도, 씻는 의식도 침수예절도 없었고 순례객들이 무릎으로 순례하는 고행과 속죄의 기도를 하고 있었고 첫 발현장소엔 경당이 마련되어 매 시간마다 순레객들을 위한 미사성제가 드려지고 있었다. 미사가 끝나면 성체현시, 촛불행렬을 하며 이어지는 성체거동과 성체강복으로 전례가 마감되었다. 성모님은 1917년 루치아, 히야친다, 프란치스코 세 목동에게 발현하였고, 발현을 통한 성모님의 메시지는 교회에 전해졌다. 메시지의 내용은 ‘묵주를 손에 들고 교회를 박해하는 무신론자들과 공산주의자들의 회개를 촉구하라’는 것이었다. 공산주의가 극에 달하던 시기의 교황 요한바오로 2세의 저격과 이 메시지는 무관하지 않다. 소련의 붕괴, 독일 통일은 우리가 성모님의 분부대로 묵주를 손에 들고 성모마리아를 통한 예수님께로 올려진 기도 결과이며, 하느님과 성령님의 역사하심으로 하늘나라는 계속 이어가고 있다.
 ‘기적의 메달’도 ‘기적수’도 기복적 수단이 아니다. 하느님께로 향하도록 촉구하는 구원의 도구이며, 성모님과 함께 기도와 침묵, 고해성사와 미사를 봉헌함으로써 하느님의 뜻이 예수님을 통하여 잘 이루어지도록 함이다. 성모님 발현지에서의 신앙적 만남은 우리 학생들에게 새로운 눈을 뜨게 했다. 우리가 인간 중심에서 하느님 중심으로 변화될 때 영원성을 갈망하게 된다. ‘주님의 종입니다. 말씀대로 이루어지길 바랍니다.’ 성모님의 응답처럼 성모님의 발현소식을 접한 수녀와 목동들은 일관되게 메시지를 전달함으로써 교회가 인정한 성지가 되고 성지를 통화여 교회가 튼튼히 자라남을 본다. 성모님의 발자취를 따라 움직이다가 신앙 안에서의 구원에 대한 역사의식을 더 커지고 깊어짐을 은혜롭게 여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