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을 위하여
작성자 : 윤병훈 | 조회수 : 4,137 | 작성일 : 2011년 3월 1일
생명을 위하여
2011년 새 학기, 학교에서 3일 동안 교사 연수가 있었다. 어떤 생명을 가꾸는 일이건 그 상황이 벅찰 때면, 그냥 놓아두고 멀리 피하고 싶을 때가 있다. 그럴 때라도 생명관리자는 마음을 추스르고 생명이 요구하는 만큼 성실하게 사랑으로 다가가야 한다. 아무리 좋은 계획이 있다 하더라도 생명 관리자로서의 성실성을 담은 사랑이 결여된다면 무슨 소용인가. 모든 농사꾼은 생명을 사랑으로 드높여 줄 역할과 책임을 다하지 않으면 안 된다. 우리 선생님들과 3일 동안 지낸 연수는 학생농사를 지을 교육계획서를 꼼꼼히 점검하는 일이었다. 수업을 위한 교실 환경, 기숙사, 식당의 공간, 운동장, 농구장 등 쾌적하고 건강한 공간으로 새로 단장해주었다. 학생들이 생명을 다룰, 그래서 생명에 대해 배울 밭떼기도 새롭게 조성했다. 학생회실의 업그레이드는 학생회의 존중감과 자부심을 갖도록 해 주었다. 특별히 거의 방치 상태였던 닭장도 사람이 자주 접할 수 있는 새로운 장소로 옮겨 이사를 했다. 이런 일들은 학생들의 생명을 보다 더 건강하고 행복하게 자라나도록 협력하는 일이다. 화분이며, 개들, 공작새와 닭들의 생명을 보며 엄동에 별로 이들 생명에 대해 신경써주지 않았는데도 잘도 버텨주었다. 그래도 생명들이 잘도 버텨준 것은 누군가가 돌보아 주었기 때문이다.
사실 학교 주변에 여러 생명들이 있지만 그 생명들은 많은 사람들과 무관했다. 무관하게 지내는 이유도 있다. 그것은 생명과 접하며 구체적으로 부딪힌 적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텅 빈 학교에서 지내는 수녀님들 모두가 생명에 관심이 있는 것은 아니었다. 겨울을 나는 화분이 있다는 것, 개가 학교에 있다는 것조차 나와 무관하게 지낸다. 생명이 모두 이런 분들과 만난다면, 그 생명은 벌써 없어졌을 것이다. 우리 사회에 생명경시 풍조가 만연한다고 말하면서도 나 자신이 내 생명도, 여타의 생명도 소중함을 잊은 채 지낸다. 생명이 있다는 것조차, 생명이 공존하며 지낸다는 것 자체를 자각하지 못하고 지내는 것이다. 우리가 하느님을 향하여, 이웃을 위하여 서 있는 목적은 내 생명과 여타의 생명이 서로 공존하며 풍요롭고 행복하고 영원한 생명이 되게 하기 위함이다.
애완 공작새 두 마리가 학교로 전입을 왔다. 새장은 아무도 보아주지 않는 외떨어진 학교 언덕에 위치해 있었다. 공작과 만나는 시간은 먹이를 줄 때 뿐이다. 암놈 공작이 시름시름 앓는 것을 보았는데 엄동에 견디다 못해 외로이 세상을 떠났다. 그리고는 새장은 휑하니 수 공작새만 남게 되었다. 어느 날 모처럼 새장에 찾아 간 나는, 외롭게 움츠러든 공작이 화려한 깃을 활짝 펴 보이며 자태를 뽐내는 공작의 모습을 보았다. 나는 순간 아차 싶었다. 애완동물은 사람들에게 저런 모습을 보여줄 때마다 칭찬 섞인 말로 사랑을 많이 받았어야 하는 건데, 불쌍하게도 저 아름다운 모습을 처음 보게 되었다는 사실에 놀라면서 나는 즉시 생명관리자로서 양지바른 사람들이 많이 오가는 길목으로 새장을 옮겨주기로 했다. 새장을 또 옮기게 된 이유도 있다. 그동안 와일드 꼬꼬가 무리를 지어 산판을 누비고, 학교 잔디밭에서 평화로이 지내는 모습이 보기에 좋았는데, 방학 내내 ‘살쾡이’의 습격을 받아 아침 기상나팔수로 우렁차게 울어주던 수탉까지 사라졌다. 몇 마리 남지 않은 와일드 꼬꼬는 급기야 새장신세가 되었고, 그 덕분에 텅 빈 새장에 외롭게 지내던 공작은 오랜만에 친구를 얻은 듯 기뻐하는 모습으로 날개 짓을 하며 자태를 뽐냈다.
급기야 새장은 호화 펜션처럼 꾸며졌고, 바닥은 양탄자처럼 푹신한 깨끗한 모래를 깔아주고, 이사 온 생명들은 기뻐했다. 마치 내가 새 집을 지어 입주한 듯 뿌듯한, 그래서 행복한 느낌이 들었다. 모든 생명은 인간과 더불어 공존할 때 아름답고, 인간은 창조주와 만날 때 인간생명은 아름답게 피어난다. 나도 생명 관리자로서 살아가지만 이제야 생명 챙기기 일을 하니, 아직은 생명과 진정으로 함께하지 못했다는 생각이다. 나도 너도, 우리도 서로가 아름다운 생명이 되도록 성실하게 끊임없이 사랑해야한다. 이제 개학이다. 교육계획서도 꼼꼼히 챙겼고, 학교 환경개선도 해주었다. 아무도 바라보지 않던 학교 언덕의 새장 속의 공작이며 닭들도 새롭게 마련한 새장에서 즐거운 학생들과 마주하면서 더 좋은 생명으로 자라날 것이다. 새장을 옮긴 일은 생명에 대한 일 중에 참 좋은 일을 해 주었구나 하는 생각을 하니 기분도 좋고 마음의 뿌듯함이 일어 행복한 마음이 된다.
2011년 새 학기, 학교에서 3일 동안 교사 연수가 있었다. 어떤 생명을 가꾸는 일이건 그 상황이 벅찰 때면, 그냥 놓아두고 멀리 피하고 싶을 때가 있다. 그럴 때라도 생명관리자는 마음을 추스르고 생명이 요구하는 만큼 성실하게 사랑으로 다가가야 한다. 아무리 좋은 계획이 있다 하더라도 생명 관리자로서의 성실성을 담은 사랑이 결여된다면 무슨 소용인가. 모든 농사꾼은 생명을 사랑으로 드높여 줄 역할과 책임을 다하지 않으면 안 된다. 우리 선생님들과 3일 동안 지낸 연수는 학생농사를 지을 교육계획서를 꼼꼼히 점검하는 일이었다. 수업을 위한 교실 환경, 기숙사, 식당의 공간, 운동장, 농구장 등 쾌적하고 건강한 공간으로 새로 단장해주었다. 학생들이 생명을 다룰, 그래서 생명에 대해 배울 밭떼기도 새롭게 조성했다. 학생회실의 업그레이드는 학생회의 존중감과 자부심을 갖도록 해 주었다. 특별히 거의 방치 상태였던 닭장도 사람이 자주 접할 수 있는 새로운 장소로 옮겨 이사를 했다. 이런 일들은 학생들의 생명을 보다 더 건강하고 행복하게 자라나도록 협력하는 일이다. 화분이며, 개들, 공작새와 닭들의 생명을 보며 엄동에 별로 이들 생명에 대해 신경써주지 않았는데도 잘도 버텨주었다. 그래도 생명들이 잘도 버텨준 것은 누군가가 돌보아 주었기 때문이다.
사실 학교 주변에 여러 생명들이 있지만 그 생명들은 많은 사람들과 무관했다. 무관하게 지내는 이유도 있다. 그것은 생명과 접하며 구체적으로 부딪힌 적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텅 빈 학교에서 지내는 수녀님들 모두가 생명에 관심이 있는 것은 아니었다. 겨울을 나는 화분이 있다는 것, 개가 학교에 있다는 것조차 나와 무관하게 지낸다. 생명이 모두 이런 분들과 만난다면, 그 생명은 벌써 없어졌을 것이다. 우리 사회에 생명경시 풍조가 만연한다고 말하면서도 나 자신이 내 생명도, 여타의 생명도 소중함을 잊은 채 지낸다. 생명이 있다는 것조차, 생명이 공존하며 지낸다는 것 자체를 자각하지 못하고 지내는 것이다. 우리가 하느님을 향하여, 이웃을 위하여 서 있는 목적은 내 생명과 여타의 생명이 서로 공존하며 풍요롭고 행복하고 영원한 생명이 되게 하기 위함이다.
애완 공작새 두 마리가 학교로 전입을 왔다. 새장은 아무도 보아주지 않는 외떨어진 학교 언덕에 위치해 있었다. 공작과 만나는 시간은 먹이를 줄 때 뿐이다. 암놈 공작이 시름시름 앓는 것을 보았는데 엄동에 견디다 못해 외로이 세상을 떠났다. 그리고는 새장은 휑하니 수 공작새만 남게 되었다. 어느 날 모처럼 새장에 찾아 간 나는, 외롭게 움츠러든 공작이 화려한 깃을 활짝 펴 보이며 자태를 뽐내는 공작의 모습을 보았다. 나는 순간 아차 싶었다. 애완동물은 사람들에게 저런 모습을 보여줄 때마다 칭찬 섞인 말로 사랑을 많이 받았어야 하는 건데, 불쌍하게도 저 아름다운 모습을 처음 보게 되었다는 사실에 놀라면서 나는 즉시 생명관리자로서 양지바른 사람들이 많이 오가는 길목으로 새장을 옮겨주기로 했다. 새장을 또 옮기게 된 이유도 있다. 그동안 와일드 꼬꼬가 무리를 지어 산판을 누비고, 학교 잔디밭에서 평화로이 지내는 모습이 보기에 좋았는데, 방학 내내 ‘살쾡이’의 습격을 받아 아침 기상나팔수로 우렁차게 울어주던 수탉까지 사라졌다. 몇 마리 남지 않은 와일드 꼬꼬는 급기야 새장신세가 되었고, 그 덕분에 텅 빈 새장에 외롭게 지내던 공작은 오랜만에 친구를 얻은 듯 기뻐하는 모습으로 날개 짓을 하며 자태를 뽐냈다.
급기야 새장은 호화 펜션처럼 꾸며졌고, 바닥은 양탄자처럼 푹신한 깨끗한 모래를 깔아주고, 이사 온 생명들은 기뻐했다. 마치 내가 새 집을 지어 입주한 듯 뿌듯한, 그래서 행복한 느낌이 들었다. 모든 생명은 인간과 더불어 공존할 때 아름답고, 인간은 창조주와 만날 때 인간생명은 아름답게 피어난다. 나도 생명 관리자로서 살아가지만 이제야 생명 챙기기 일을 하니, 아직은 생명과 진정으로 함께하지 못했다는 생각이다. 나도 너도, 우리도 서로가 아름다운 생명이 되도록 성실하게 끊임없이 사랑해야한다. 이제 개학이다. 교육계획서도 꼼꼼히 챙겼고, 학교 환경개선도 해주었다. 아무도 바라보지 않던 학교 언덕의 새장 속의 공작이며 닭들도 새롭게 마련한 새장에서 즐거운 학생들과 마주하면서 더 좋은 생명으로 자라날 것이다. 새장을 옮긴 일은 생명에 대한 일 중에 참 좋은 일을 해 주었구나 하는 생각을 하니 기분도 좋고 마음의 뿌듯함이 일어 행복한 마음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