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성을 갖고 자기 주도적 학습을 하려면
작성자 : 윤병훈 | 조회수 : 4,458 | 작성일 : 2011년 4월 5일
자율성을 갖고 자기 주도적 학습을 하려면
학교를 설립하고 처음 학생들을 만나 고민한 주제는, ‘이 학생들을 어떻게 공부하게 만들 가?’였다. 학생들이 보여준 학습 무기력과 선생님들에 대한 반발과 저항, 색안경을 쓰고 선생님을 바라보는 불안한 경계심을 어떻게 긍정적 변화로 이루어 낼 것인가가 중요한 과제였다. 자학하는 열등감, 부정적인 생각에 부정적 행동들, 아무 것도 할 수 없다는 자괴감과 무력증, 감당하기에 힘이 부치는 학생들이 강한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었다.
7차 교육과정의 중요 목적은, 학생 자신을 컨트롤할 수 있는 능력을 지닌 자율인과 창의성을 지닌 인간육성이다. 다시 말해 학생 스스로가 공부하는 것을 즐거워하며 자기 주도적인 학습을 하도록 목적을 갖게 하고, 그 목적을 성취하도록 내적통제력을 갖게 하여 학업성취도를 높이고 계속적인 성장과 성숙을 위해 창의성을 발휘하도록 하는 일이다. 그러나 책 속에는 그렇게 되어 있으나 실제의 교육상황과는 괴리가 심각했다. 책속의 목적과는 전혀 다르게 부모와 교사들은 학생들의 학업성취도를 높인다는 생각만으로 외적통제 방법으로 학생들을 강요했고, 자율인 육성과 자기 주도적 학습을 하도록 동기화를 마련해주지 못했다.
요즘 교과부는 ‘2009 개정교육과정’을 발표하고 ‘창의’라는 주제를 골자로 교육과정에 손을 보았다. 달라진 주요골자는 고등학교에서 그 많던 교과를 8개 교과 군으로 통합하였으며, 단위교과 총 이수단위를 204단위(204X17=3,468시간)로 하고, 그 중 24단위를 ‘창의적 체험활동’ 시간으로 배정한 것이다. 과거에도 교육과정 속에 이런 유의 시간이 배정되었지만 수능교과에 밀려 진도를 위해 침식당하고 관심 밖이었다. 이런 결과로 교육과정 편성 운영이 추구하는 교육목표와 연결시키지 못했다.
이번 “2010 전국 교육과정 우수학교의 사례”를 보면 ‘창의적 체험활동(동아리 활동, 자율활동, 봉사활동, 진로활동)을 통하여 학생들의 학교생활이 행복하고, 즐겁고 머무르고 싶고, 그 결과 학업성취도가 향상되었다는 연구결과를 드러내고 있다. 이런 실천적 예는 아직도 수많은 단위학교에서 극히 미미한 정도이다. 이런 교육과정의 교육목표가 단위학교에서 녹아지려면 교육철학이 없는 교장들에게는 아직도 요원한 것이다. 미진한 교장과 선생님들의 마인드가 수능교과의 학습 진도만 나가게 할 것이 아니라, 교육목표를 분명히 하고, 그 목표를 향하게 하는 학습동인을 만들어 주는 작업을 일관성 있게 지속적으로 이루어 가야 한다.
우리학교는 이런 우수학교의 사례처럼 ‘창의적 체험활동’도 충실하지만, 이에 만족치 않고 다양한 특성화 교과 활동은 학생들에게 학습동기화를 이루어 내고, 자율적이고 주도적인 학습을 하도록 만들고 있는 것이다. 우리 학교의 교육철학은 이미 14년 동안 학교 전체에 녹아들어 학생들이 행복해 하고 있어 마음이 뿌듯하다. 1학년을 마치고 2학년에 재학 중인 한 학생이 말한다. “좋은 학교입니다. 3학년들을 보면 자신의 목표를 향해 부단히 움직이고 있음을 보고 있습니다. 저도 1학년 때, 네팔에 갖다 와서 얻은 성취감이 목표가 생겼고, 그 목표를 향해 움직일 수 있는 자율성과 자기주도적인 학습동기화가 내면화 되고 있습니다. 학교생활이 즐겁습니다.” 이렇게 된 것은 이 학생은 성취를 많이 맛본 경험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어른은 “학생에게 공부해라!”고 강요하지 말고 성취를 많이 경험하게 하는 것이 좋다. 네팔 랑탕의 4500미터 고지를 힘들여 다녀 온 이 학생은 학교로 돌아 와 실현가능한 목표를 세우고 또 다른 성취감을 맛보기 위해 열심히 노력 중이다. 이 학생이 미래에 마련할 자기소개서는 열정의 삶과 뚜렷한 목표와 이루어 간 과정을 분명하게 소개할 것 같아 나도 솔솔 버써부터 기분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