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도주가 없구나"

작성자 : 윤병훈 | 조회수 : 3,854 | 작성일 : 2011년 6월 2일

“포도주가 없구나.”

 ‘카나의 혼인잔치’(요한2.1-12)에서 예수님과 그 분의 어머니는 혼례식에 초청을 받고 있었다. 초대받은 어머니는 잔치자리를 꼼꼼히 확인하고 계시다가 잔치에 포도주가 떨어진 것을 발견하셨다. 어머니가 예수님께 “포도주가 없구나.” 하시자, 예수님께서는 “아직 저의 때가 오지 않았습니다.”라고 답하셨다. 그러자 어머니는 일꾼들에게 “무엇이든지 그가 시키는 대로 하여라.”라고 말하였고, 예수님께서는 어머니의 청을 받아 일꾼들에게 “물독에 물을 채워라.”하시고는 “그것을 퍼서 과방 장에게 날라다 주어라.”하셨다. 과방 장은 포도주가 된 물을 맛보고는 그것이 어디에서 났는지 알지 못하였지만 물을 퍼간 일꾼들은 알고 있었다.’
 학생, 학부모, 교직원이 함께한 ‘성모의 밤’ 행사를 가지면서 나는 학생들의 모습을 살폈다. 내가 나이가 든 탓도 있겠지만 학생들이 전체적으로 예쁘다는 인상이다. 이 아름다움을 이루게 된 기적 이야기를 하고 싶다. 그 변화의 중심에는 먼저 성모님이 늘 우리 학교와 함께 하셨다. 학교에 초대받으신 성모님은 개교 후 지금껏 우리가 부족하고 어려운 부분이 무엇인가를 살피셨고, “양업은 포도주가 없구나.”하시며 부족함을 아들 예수님께 청했으리라. 성모님의 기도 덕에 변화의 아름다움이 있었다. 그래서 우리 학교 구성원은 성모의 날을 맞아 성모님께 감사를 드렸다. 성모님께 드리는 글에서, 졸업생 박광식(중앙대 예술대학 재학)군의 성악에서, 재학생들이 준비한 노래와 춤, 악기 연주, 사랑이 담긴 초 봉헌, 아름다운 마음 담은 꽃 봉헌, 그리고 함께 봉헌한 묵주의 기도 등에서 성모님에 대한 사랑을 표현했다. 능동적인 축제로 이끌어 가는 학생들의 태도에서 변화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었다. 
 이러한 학교의 변화가 있기까지 성모님을 닮은 분들이 있다. 부족함을 읽고 도와주신 은인 분들이다. 그 분들은 학교가 어려울 때 “양업에 포도주가 없구나.”하시면서 예수님께 기도를 해 주셨고 물질로 후원해 주셨다. 엉성한 교정, 아직 자리를 잡지 못해 서성이던 교정, 그 교정을 떠올리며 기도해 주셨다. 그 결과 지금은 영화 ‘글러브’를 촬영할 만큼 학교가 아름다운 교정으로 변화되었다. 말로만 “포도주가 없구나.” 한 것이 아니라 맛좋은 포도주를 지닌 학교가 되도록 예수님께 청하며 기도드린 덕분이다. 건물을 싸고 자라난 담쟁이며, 파란 잔디 마당이며, 건물 속속들이 꽉 찬 내용들이 변화된 모습이다.
 성모님을 생각하니 작년에 내 곁을 떠나신 어머니가 그리워진다. 성모의 밤인지라 특별히 성모님을 닮은 어머니가 생각났다. 어머니는 “카나의 혼인잔치 기적”을 믿고 기도해 주신 특별한 은인이시다. 어머니가 기도하다 떠난 자리가 더욱 그립다. 학교 일로 힘든 내 모습을 지켜보던 어머니는, “무엇이든지 그가 시키는 대로 하여라.”라고 말씀하시며, 늘 묵주를 손에 들고 성모님께 기도해주셨다. 어머니의 기도는 양업이 꿈꾸던 모든 일을 하느님께 맡기고 믿으셨기에 아들 예수님께서 학교의 풍경과 학생들의 모습을 맛좋은 포도주로 변화시켜주셨다.
 2011 성모의 밤! 맛좋은 포도주로 아름답게 변화된 학생들의 모습을 바라보고 감사를 드린다. 변화 업적의 일등공신인 성모님께 엎드려 감사와 찬양을 드리고 싶다. 그리고 부족함을 기도와 사랑으로 채워주며 기도해 주신 수많은 은인 분들에게 감사기도 드리고 싶다. 그리고 학교를 위해 기도로 생활하시며 성모님을 닮은 어머니를 사랑하고 싶다. 초를 봉헌하며 자신을 태울 줄 아는 학생, 꽃을 봉헌하며 아름다운 마음을 드릴 줄 아는 학생들의 모습 보며 기적을 이루어주신 예수님께 찬미와 감사를 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