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팔에 가다.
작성자 : 윤병훈 | 조회수 : 3,990 | 작성일 : 2010년 7월 13일
네팔을 가다
우리 학교교육과정의 특색이라면 그 중 “해외이동수업(산악등반 ,봉사활동, 현장체험학습)”을 꼽는다. 작년에 신종플루 탓에 이를 실시하지 못하여 학생들의 불만이 대단했다. 그 정도로 해외이동수업은 학생들에게 큰 기대감 속에 진행된다. 이는 사교육비가 없는 학교에서 사교육비를 절약하여 경비를 마련한다. 이 수업은 그동안 중국과 일본에서 진행되어 왔다. 그러나 변경이 불가피 해졌다. 중국 이동수업이 탈북자 색출로 학생들의 신변안전에도 비상이 걸렸고, 또한 남북관계의 경색도 그 이유이다. 그동안 중국에서 펼친 북한 돕기 봉사활동과 역사현장체험, 백두산 등정은 매우 유익해서 큰 인기가 있었다. 학생들은 낙후된 중국에서 가난함을 배웠고, 북경의 도시문화를 접할 수 있었다. 그런데 제법 노하우가 축적이 되어 가고 있을 무렵 이를 접는 다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그래서 중국의 대안으로 선택한 곳이 ‘네팔’이다.
나는 네팔을 지난 6월 4일부터 6월 12일까지 8박9일의 일정으로 방문하였다. 네팔 수도 카트만두 수도에 머물면서 국민소득 250달러, 빈곤이 묻어나 무질서하고 먼지와 심한 매연공해, 파도치는 차량의 물결, 오토바이의 끝없이 이어지는 질주, 경적소리 속에 스트레스를 받기도 했다. NGO활동으로 수도에서 1시간 정도 거리에 위치한 농촌마을의 한 초등학교에서 그들과 2박을 하며 지냈다. 우리나라 6,25시절을 학교 풍경처럼 무너져 내릴 듯 초라하기 그지없는 초등학교였지만 아이들 모습은 초롱초롱 빛나고 있었고 때 묻지 않은 순박함도 보았다. 2박 동안 가정방문을 하기도 하고 홈스테이를 하면서 그들 문화도 접해 보았다. 가족사진을 마련해 학교 게시판에 마을지도를 만들어 주는 작업도 했다. 카트만두의 문화체험은 자율롭게 진행되었는데 힌두사원, 불교사원, 왕궁박물관, 동물원 등 문화탕방도 했다. 하루 종일 동행해준 가이드의 품삯은 고작 2달러 수준이었다. 도보순례를 하며 해발 2천5백고지의 아름다운 롯지를 숙소로 정했다. 2박을 하면서 구름이 걷히고 히말라야 전경이 나올 때를 기다리다가 산골마을을 걷기도하면서 체력의 한계도 체험했다. 이른 아침엔 국제공항에 나가 경비행기를 타고 히말라야 산맥을 샅샅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도 가져 보았다. 나는 13명의 광명시에서 온 중고등학교 학생들과 일정을 소화했다. 학생들의 마음은 기대감을 성취한 듯 기쁨으로 가득 차 있었다. 학생들의 기뻐하는 모습을 보고 우리 학생들을 생각했다. 이곳에 데려와야 한다는 강한 욕구가 생겨났다.
나는 일정 내내 그들 일행과 지내며 우리 학생들의 네팔일정을 준비했고 결정적으로 얻어낸 것은 학생들이 셀 파족을 따라 트레킹도 하고 봉사활동도 마련하고, 그들 문화 속에 푹 빠져 보기로 했다. 10박11일, 2010년 11월26일부터 12월6일까지로 의견을 모았다.
네팔이 마음에 드는 이유는 세계의 지봉이라는 히말라야 산맥이 사람을 품어 안는 곳, 다문화, 다종교, 다인종이 어우러져 있는 것, 가난하지만 내적으로 부유함이 배어나는 인심 좋은 나라라는 인상이었다. 벌써부터 우리 학생들이 경험할 또 다른 ‘세상보기’가 기다려진다. 요즘 ‘창의와 인성교육을 통한 글로벌시대의 인재를 육성’하자고 입을 모을 때 우리학생들에게 더 훌륭한 기초를 놓을 것이다. 네팔에서 얻어 낼 더 좋은 ‘자발성’이라는 학습동력은 학업성취도를 높여줄 것이라는 기대가 크다. 우리가 처음 중국이동수업을 시도한 것은 학생들에게 더 넓은 세계와 마음의 풍요로움을 배우게 하려는 의도였었다. 무한 경쟁에만 시달리는 우리 학생들이 세상을 넓게 보는 안목을 길러주기 위함이다. 더 큰 기대효과를 지닌 네팔은 이미 학생들의 마음에서 커가고 있다. 우리는 그날을 잘 준비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