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치원과 초등 1,2학년의 조기영어교육

작성자 : 윤병훈 | 조회수 : 4,313 | 작성일 : 2010년 4월 16일

                      유치원과 초등학교 1,2학년의 조기 영어교육

 유치원과 초등 저학년에서도 영어열풍이 대단하다. 교육과학기술부(2007). 초중등교육과정총론. 교육과학기술부 고시 제2007-79호에 보면 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까지의 교육과정의 시간배당기준표가 제시되어 있다. 초등학교 1,2학년 교육과정은 국민공통 교육과정으로 6개 과목(국어, 수학, 바른생활, 슬기로운 생활, 즐거운 생활, 우리들은 1학년)과 재량활동과 특별활동으로 편성하여 시간이 배당되어 있다. 이 시기는 재량활동에서 교과 심화보다는 학생의 자기 주도적 학습을 촉진시키고 창의적 재량활동에 중점을 두도록 권고하고, 특별활동을 통하여 기본생활 습관을 기르도록 배려하고 있다.
 여기서 눈여겨 볼 일은 교육과정 교과시간 배정에서 유치원부터 초등학교 1,2학년에는 국어, 수학 외에 기초생활교육에 초점이 맞추고 있다는 사실이다. 아동의 기초성장이 더 중요하다는 점이 고려된 것이다. 하지만 원칙과 현실은 괴리가 있다. 학교가 방과 후 학교 시간을 활용하여 선행학습으로 영어를 가르친다지만, 이는 학교도 원칙을 무시하고, 학부모의 맹목적인 교육열도 영어교육을 조급하게 가르치도록 부추기고 있는 것이다.
  초등학교에 원어민 교사가 배치되었다는 이유로 초등 1,2학년에게도 교육과정 밖인 방과 후 학교 시간을 이용하여 영어교육을 실시하는 것 자체가 잘못이 아닌가. 물론 교육과정 밖의 방과 후 학교에서 영어교육을 실시한다고 말한다면 이해할 것 같지만, 이는 멀리 보면 선행학습이 아동을 망친다는 것을 모르고 하는 일이다. 기초생활을 바르게 형성하는 초등 1,2년에  6개 과목을 교육과정으로 명시하고 있음을 보아도 이 시기는 기초를 형성하는 중요한 시기임을 말해주고 있다. 교과부는 이런 원칙을 세워놓고도 단위학교가 교육과정 밖에서 방과 후 학교라 하여 영어교육을 조급하게 시키는 것은 하나의 방조이며 직무유기가 아닐까. 학부모는 아동발달을 고려치 않고 부모욕심으로 각종학원에 아이를 보냄으로 피곤하게 만들고, 공부를 질리게 하며, 온갖 스트레스에 시달리도록 조장하고 있다. 교과부가 교육과정 시간배정에 초등학교 1,2학년에게 영어를 배정하지 않은 분명한 이유가 있었을 것이다. 그런 이유도 살필 겨를 없이 학교는 방과 후 학교 시간을 통하여 조기 영어교육을 실시하고 있음은 분명 잘못된 일이다. 여기부터 교육이 혼란스러워져 그 심각성은 고등학교에서 극에 달한다.
 부부에게 자녀가 취학연령이 될 때야 본격적으로 교육문제를 접한다.  부모는 이때부터 교육의 전문가처럼 행세하며 학교교육을 혼란에 빠트린다. 부모는 “왜 이 학교는 조기에 영어를 가르치지 않는가?”라며 성화를 부리니, 학교는 원칙에 대한 설명없이 부모들 요구에 휘말리기도 한다.
 학년이 진행되면서 아동이 일련의 교육과정에 의하여 성장하고 성숙한다는 것을 믿고 학부모는 기다릴 줄도 알아야 한다. 불안 초조하다하여 목소리만 크다. 굳이 부모가 자녀에 대한 학교교육에 관심이 있다면, 학교교육과정을 신뢰하고 그 과정을 충실히 하고 있는가를 점검하는 일이다. 교육과정에 명하지도 않는 교과의 성급한 선행학습은 기초를 만들어가는 아동이 학습을 주도적으로 이끌 힘을 배양하는 데 오히려 방해한다는 걸 알아야 한다. 교육을 망치는 것은 초조하고 불안한 학부모들의 맹목적 교육열이 문제이다. 미리부터 부모가 자녀에게 일찍부터 쇠사슬을 채워놓지 않았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