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12월, 전체회의를 지켜보며

작성자 : 윤병훈 | 조회수 : 3,976 | 작성일 : 2009년 12월 15일

                         
2009년 12월, 전체회의를 지켜보며

 고질적으로 흡연하는 학생들은 자신은 물론 학교공동체에 피해를 준다. 특히 기숙형 학교생활에서는 흡연이 화재의 원인이 될 수도 있어 문제이고, 쾌적하고 건전한 학교문화 발전에 역행하는 것이기 때문에 문제가 더욱 크다.
  학생회 측에서, 학생들의 일부가 흡연을 선택한 행동에 대해 책임을 묻는 문제에 관하여 ‘처벌에 대한 생활규정을 바꿔야 한다.’는 주장을 하며 토론할 것을 제안하였다. 학생회장의 주도로 전체회의 시간에 토론이 시작 되었다. 생활규정을 바꾸자는 의견과 그 의견에 대한 반론이 함께 오고갔다.
 학생들은 “처벌이 너무 세지 않느냐? 처벌이 교육적이질 못하다. 사회봉사를 갔다 왔지만 여전히 습관적으로 흡연을 한다. 처벌에 대한 형평성도 맞지 않고 일관성이 없다.”, “일탈의 행동에 대하여 처벌받는 것도 힘든데 게시판에 사건경위와 처벌자 명단을 공고하는 것은 인권문제에 해당된다.” 등의 주장을 하였다. 학교장이 일단 용어조절을 해주었다.
  “학생여러분! 사회봉사가 왜, 잘못된 행동에 대하여 책임을 지는 일이라 인식하지 못하고 처벌이라 인식을 합니까. 이런 인식의 출발부터가 크게 잘못되었습니다. 앞으로 ‘처벌’이라는 용어 보다는 ‘책임을 묻다’라는 말로 사용했으면 합니다.”
  다시 토론이 진행되었다. 한 학생이 “제발 사회봉사는 하지 말아주세요. 끝나기가 무섭게 또 걸려 집에 가니 아버지가 너 양아치 아니냐며, 부자간에 관계만 악화되었습니다.” 라고 한다. 또 다른 학생은 “게시판의 공고문은 개인에 인권에 대한 문제입니다. 공개적으로 게시를 말아주셨으면 합니다.”라고 주장했다.
 이에 3학년 학생들의 반론이 시작되었다.
 "학교는 사회봉사라는 노력들이 학생들에게 올바른 교육을 위해 교육적인 접근이라 여기고 학생들에게 책임을 묻는 것입니다. 교장선생님의 말씀대로 왜 사회봉사를 일반학교 방식대로 처벌이라고만 여깁니까? 학교는 여러분을 위해 노력하는데 내 자신이 전혀 악습을 개선하려는 의지는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사회봉사가 처벌이라 여기고 그로 인해 그 일이 창피하다면 안하면 될 것 아닐까요? 부자간의 관계악화는 내가 원인이 되어 부자간의 관계가 악화된 것이고, 책임을 물어 사회봉사를 부과한 학교는 문제가 없습니다. 왜 자신이 더 잘 해보겠다는 반성을 통해 악습을 끊으려는 노력은 왜 보여주지 않는 것입니까. 2주라는 긴 시간 동안 뭐하고 돌아오는 겁니까. 돌아와서는 변하지 않고 또 처벌이냐고 반문하는 것은 뭡니까?”
  또 다른 3학년의 한 학생이 반론을 한다.
 “인권, 인권하는데 자기 존중감을 높이려는 노력은 하지 않고, 행동선택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으며 지내는 것은 오히려 자신이 자기의 인권에 대하여 치명상을 입히는 것이 아닐까요. 인권은 남으로부터 보호받는 것도 중요하지만 내 자신이 자기를 잘 보호해줌으로써 보장받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토론은 좋은 분위기에서 마무리가 되고 있었다.
 담임선생님이 점잖게 일침을 놓았다.
 “담임으로 지켜보는데, 여러분이 나아진 행동을 보이며 그런 말을 한다면 수긍할 것입니다. 지금 학교에 생활규정 내규를 조절해 달라고 부탁하는 학생은 솔직히 전혀 자신은 변하지 않으려 하고 있습니다. 여러분들이 진정으로 변화되도록 학교가 많이 인내하고 기다려주고 있습니다. 함께 노력했으면 합니다.”
  이제 3학년이 떠나갈 날도 머지않았다. 철들고 떠나는 것이 보기에 아름답다. 지난 제주도 이동수업 때 1,2학년과 3학년 모두 양업인 답게 잘 해주었지만 더욱 성숙한 것은 3학년들이었다. 3학년들은 1,2학년과는 또 다른 모습이다. 선생님들과 의견이 같아지는 모습이 성숙한 양업인으로 자랐음을 잘 드러내고 있었다. (2009. 12.15. 지령 11년째 600호 기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