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기 졸업생들의 학교방문

작성자 : 윤병훈 | 조회수 : 3,699 | 작성일 : 2010년 3월 28일

                  9기 졸업생들의 학교방문

  9기 졸업생 시우와 승호는 서울이 집인 학생들이다. 틈만 나면 학교를 찾아온다. 모교 교정 찾아와, 2층 교실 난간에 기대어 추억을 꺼내다가 그들이 나를 보고는 갑자기 “신부님!” 하고 부르기에 깜짝놀라 “어, 너희들 어쩐 일이냐?”고 물었다. “놀러왔어요” 속으로 반갑기도 했고, 한편으로 이놈들이 너무 자주 학교에 온다 싶었다.  “대학교 생활하다가 문득 모교가 생각나면 이곳으로 달려오지요.” 이시우 학생과 오승호 학생과 긴 이야기 나누고 싶었으나  나는 약속도 있고, 짧은 몇 마디 나누기로 했다. “학교에 자주 오는 이유라도 있니?” “아 예, 학교가 그리워서요. 학교 냄새 맞으려고요 ” 나는 농담으로 말했다. “뭐가 썩고 있니, 냄새를 맞게?“ 아니요 ”그런 냄새 말고요.“ ” 아, 자네가 말하는 냄새는 냄새가 아니고 향기겠지?”, ”예, 그런 뜻 맞아요. 향기요. 학교 향기예요. 학교 다닐 때는 몰랐는데 친구들과의 숱한 추억들, 우리를 키워준 선생님들의 사랑, 그런 향기입니다.“
 “시우 자네, 지금 어느 학교 다니지?” “예, 홍대 미대 동양화 학과요,” “진짜 같은 거짓말이냐? 거짓말같은 사실이냐?” “사실이지요.” “어떻게 그렇게 네 적성대로 그 명문대학을 진학할 수 있었니?“, ”양업은 학원 다니면 무조건 대학에 떨어져요. 결코 학원 다니면 안돼요. 실기는 내 소질 안에 내재된 잠재력이고요. 실기가 중요한게 아니라 입시사정관을 놀래 킬 내 인생 노하우, 축적된 잠재력을 내 인생 이력으로 인정받는 ‘포트폴리리오’ 덕분이지요.“ ”네가 작성한 '포트폴리오‘로 입시사정관을 놀라켰느나.“ 예”
  그렇게 놀기 좋아하고 말썽만 피우고, 선생님들에게 애를 먹이던 시우였는데, 몸 전체가 틀이 잡히고 말끔히 정돈되고 풋풋한 건강이 배어 나오는 모습이 사랑스럽다.  그렇게 기도를 열심히 하던 아버지와 어머니의 끊임없는 사랑이 아들 시우를 건강하게 키워냈던 것이다.
 오승호 성공회대 영어학과 재학, ‘바손’을 불며 미래를 키워가며 어려움을 달래던 점잖던 승호였다. 시험만 본다면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키고 집으로 피하던 승호였다. 그렇게 시험하면 긴장감으로 피하던 승호가 지금은 대학에서 영어를 취미로 여기며 행복하게 살아간다.  내가 승호에게 질문하면 입가에 미소를 지으며 수줍은 처녀처럼 대답하던 모습이 떠오른다. 이제 건강하게 자리를 잡았다. 아버지가 대학교수이다. 부모님들도 자기들 눈높이에 맘에 들지 않아 수없이 잔소리를 했을 것이다. 양업에서의 그리운 추억, 그 아름답던 추억이 그리움으로 떠오를 때면 학교로 달려와 이 곳, 저 곳을 살피며 그 그리운 일들은 살피는가 보다. 이 그림움은 그들을 건강하게 자라도록 촉구해 준다. 양업만이 간직한 그리움이 아닌가 생각된다. 이것은 양업의 냄새가 아니고 향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