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을 울리지 마라

작성자 : 윤병훈 | 조회수 : 3,395 | 작성일 : 2007년 12월 19일

부모님을 울리지마라 

  부모님들이 고백소에서 자식을 걱정하며 우신다. 그들의 울음을 그치게 할 뾰족한 방법이 없다. 단지 그분이 마음 놓고 속 시원하게 실컷 울도록 해드리는 것이다. 자식이 이런 부모님의 애절한 눈물을 보면 금방 회개할 것 같다. 얼마나 마음이 아팠으면 저렇게 서럽게 우실까, 침묵 중에 기다리던 나도 금방 눈물이 터질 것만 같다. 고백소 밖에서 줄을 잇고 기다리는 신자들은 그분의 울음이 그칠 때까지 기다려준다. 부모는 서로 통하는 데가 있어 보인다. 사랑하는 자녀들이 삶의 의미를 갖고 훌륭한 가치나 목표를 향해 진지하게 살아가기를 바라지만, 자식은 여전히 갈지(之) 자로 살아갈 뿐이다. 그 모습을 측은히 바라보면서 부모님은 여전히 오늘도 사랑의 눈물을 흘린다.
  복음에서 예수님께서 우신다. 삶의 본질이 없는 쭉정이 마음들을 한 예루살렘 도시를 바라보며 “오늘 너도 평화를 가져다주는 것이 무엇인지 알았더라면······!”(루카19.42)말하면서 그들의 처지를 안타까워하십니다. 그리고 그들 구원의 방법으로 새로운 예루살렘 재건을 위하여 손수 십자가의 길을 준비하신다. 말썽꾸러기 자녀들을 바라보며 울다 훌쩍 늙어버린 부모님을 보고서는 철지난 자녀들은 자기 부모의 십자가을 보게 된다. 그리고 그 자녀는 훌쩍 어른이 되어 바르게 서 있다.
  모든 이의 생명이신 예수님께서 우신다. 그분을 향한 기도 없이 너무 동떨어져 세속적으로 아무 관계 없다는 듯 살다가 십자가 길에서 보여주신 예수님의 사랑을 발견합니다. 그분이 걸어가신 길, 그 길이 우리 모두를 살려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철지난 나는 신앙인이 되어 예수님처럼 십자가의 길을 걸어간다.
  일 년을 살고 매어 달린 단풍잎은 그토록 아름다운데 인생여정에서 우리 부모님들은 단풍 같은 모습이 아니었는가. 우리들이 세상을 몰라 발등에 떨어진 가치들이 제일 소중한 것처럼 여기다가 폭삭 늙어버린 부모를 본다. 부모님께 울다 지친 모습을 저희가 만들어 드렸던 것이다. 철지난 나는 부모님을 존경으로 모신다. 철지난 신앙인이 생명의 주관자이신 예수님을 만왕의 왕으로 모신다. 오늘이 그리스도 왕 대축일입니다. 그분의 십자가 앞에 꽃 한 송이 드렸습니다. 깊고 넓은 사랑에 대한 감사의 꽃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