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부리며 행패부리며

작성자 : 윤병훈 | 조회수 : 4,251 | 작성일 : 2009년 9월 8일

                          골 부리며, 행패부리며

  부모님은 자녀들 문제로 언제나 수고롭다. 자녀들 때문에 부모는 잠시도 여유를 가질 시간도 없다.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은 내 자식이 결혼한 후에도 부모는 자식에게 철저히 매여 있다. 그렇게 사랑으로 정성을 들인 자녀들은 부모님들의 사랑을 당연한 의무처럼 받아들인다. 그래서 자녀들은 부모에게 감사함도 없는 듯하다.
  부모들은 자녀들을 먹여주고, 씻겨주고, 입혀주고, 정리해주고, 학교에서 집으로 모셔가고 모셔오고, 그렇게 길들여진 자녀들은 부모님의 은혜도 모른 채 성장해 간다. 자식은 자기 맘에 안 들면 부모에게 시도 때도 없이 반말을 지껄여 대며, 골을 부리고, 그 요구가 관철되도록 행패를 부리기까지 한다. 수직적인 상하구별도 없고, 제멋대로 버릇없이 혼자 자라나 공동체의 예의범절도 모르며, 더불어 사는 사회성도 지니지 못한 채 성장한다. 이렇게  성장한 자녀이기에 결혼 후에 일이 터지고 만다.
  결혼! 예전에는 결혼 후 얼마 안 있어 이혼한다는 것은 상상도 못할 일이었다. 그런데 결혼 후 어떤 이유에서인지 아주 쉽고 빠르게 이혼의 속도를 내고 있다. 인내하려는 노력을 오늘의 젊은이들이 삭히기엔 역부족인 것 같다. 시부모는 며느리가 철없고 예의도 없으며, 철들지 않은 어린애처럼 골 부린다고 한다. 며느리가 당연한 듯 아파트를 마련해 달라고 시부모에게 떼를 쓰기도 하고, 아내는 손도 까닥 하려하지 않고 남편을 종처럼 부려 먹으려 한다는 것이다. 며느리와 시부모 사이의 문제로 갈등하며 샌드위치가 돼 버린 아들은 ‘나는 어떡하라고.’ 하며 신세타령 노래를 한다고 들었다.
  행복한 가정이 되어야 하는데 왜 이 지경이 되었는가? 합의점이 없는 아내, 신랑. 시부모, 장인․장모의 주장이 각자 나름대로 이유가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유야 어쨌든 일치된 합의점이 없다는 것이 가정의 불행이다. 그들 나름대로의 주장이 서로에게 상처 주는 말로 위협을 한다. 진지하게 대화를 하려고 하면 자기 주장만을 내세워 관철시키려 신경질을 부리고 언성을 높여 상대방의 말문을 막아버린다고 한다. 모두의 말을 들어보면 각자가  다 일리 있어 보이지만, 매사가 자기중심적이어서 남을 배려할 줄 모르고 서로의 입장 차만 벌어지고 끝내 입을 닫아버린다. 결국 이런 일로 신혼부부는 이혼에 속도를 내며 가정법원에 소장을 냄으로써 이혼을 서두르는 부부들이 의외로 많이 늘어났다고 듣고 있다. 
  오늘의 교육이 적자생존의 법칙을 가르치며, 험한 세상에 살아나려면 남을 밟고 일어서야 한다는 생각으로 인간을 키워갔다. 판단력 부재의 분별력 상실의 교육 덕분이다. 교육현장에서 정직함과 정의로움을 점점 잃어가고, 더불어 사는 삶, 행복을 향한 삶, 좋은 것을 만들어가는 삶, 그런 삶을 살도록 인성교육의 여유로움을 잊어버렸다. 공부벌레처럼 교실에서 짱 박혀 살다가 성인이 되어서는 머리만 살고 가슴은 죽어 행복이란 목표가 물거품이 되고 만다. 참으로 교육이 가져다 준 안타까운 현실이다. 부모는 그렇게 자녀를 양성했고, 양성된 자녀의 새로운 문제는 부모의 또 다른 근심으로 남아 그렇게 늙어만 가는 것이 현실이다. 자녀를 언제까지 모셔오고 모셔갈 것인가? 결론으로 자기를 주도하고 건강하고 행복한 인간을 지향하는 자율성을 키워주라는 한마디를 남기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