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에게 성실함을 가르쳐라

작성자 : 윤병훈 | 조회수 : 4,089 | 작성일 : 2009년 11월 10일

                          학생들에게 ‘성실함’을 가르쳐라

 교사로부터 학생들이 제일 듣기 싫은 말 중 하나가 "성실하라"라는 말이라고 한다. 싫어하는 이유는 “성실하라”라는 말 속에는 이 말을 듣는 이가 성실치 못하다는 의미가 담겨 있기 때문일 것이다. 철부지들에게 성가시게 반복되는 이런 명령이 학생들이 가장 듣기 싫은 말이라면, 학생들에게 어떻게 가르쳐 줄 것인가. 과연 철부지들에게 약효 있는 처방은 어떤 것이 있을까.
 기숙사 학교에서 학생들은 하루를 마무리를 하면서 날마다 ‘영성일기’를 쓴다. 그런 일과로 정리되는 ‘영성일기 쓰기’는 당장은 귀찮은 일처럼 보이지만 하루의 삶을 마감하며 반성과 새로운 각오의 시간이 되기도 하고, 자신이 쓴 글을 매만지고 돌아보는 일련의 습작은 글쓰기의 좋은 습관을 갖게 한다. 먼 훗날, 이런 노력의 결과가 성실성에서 비롯됨을 알게 된다면, 그 사람은 더 큰 성실성을 끌어 쓰게 된다는 것이다.
 글을 쓰다는 것은 여간 힘든 일이 아니다. 그러나 글을 쓰다보면 보다 더 잘 쓰려는 욕구에 부족한 단어의 사전적 정의를 살피게 되고, 많은 책을 읽게 된다. 이렇게 꾸준히 읽혀지는 독서는 글쓰기의 질을 향상시키며, 독서에서 이어지는 습작 하나 하나는 글쓰기의 기본을 튼튼하게 한다. 문인이 따로 없다. 글쓰기를 위한 유용한 독서와 그로 얻어진 수많은 정보들, 그리고 시의적절한 단어구사가 연결되면 더 좋은 작품을 내어 놓는 문인으로 발돋움한다. 학생들에게 성실함을 가르치려면 성실하라고 명령하는 것이 아니라, 삶이 성실함을 요구하도록 안내자가 되는 역할이 교사의 몫이라는 것이다.
  나는 종종 자주 홈 선생님들에게 하루의 마무리 시간에 ‘영성일기’를 학생들이 꼭 쓰도록 강조하고 있다. 학생들에게 이런 일련의 노력이 성실성을 익히도록 하기 위함이다. 혹 선생님은 이런 노력이 학생들처럼 귀찮을지 모른다. 그러나 선생님들이 학생들을 가르치는 방법이 삶과 직결되어 연속적으로 행하도록 지도할 때, 학생들은 비로소 사고의 폭이 넓혀진다는 것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학생들이 삶의 현장에서 많은 것을 경험하는 것도 좋지만 자유스런 학교에서 성실함을 동원하여 유용한 책을 많이 읽는 시간을 많이 갖기를 바란다. 특히 대하역사소설, 인문과학 책, 등 말이다. 삼국지에서 비롯된 고사성어인 "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처럼 스스로 일에 최선을 다하는 노력의 결실이 성실성이었음을 깨닫도록 살아가야 한다. 철없이 지내다가 느닷없이 무엇인가는 이루어질 것이라는 요행과 꽁수를 바라지 말라. 그런 태도는 불성실로 자신을 아주 비참하게 만들 뿐이다. 
 『태박산맥』『아리랑』의 저자 조정래 작가는, "매일 끊임없이 습작을 하다보면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습작이 쉬워지고 글은 아주 빛을 낸다.”라고 말한다. 그가 2009년 67세의 나이이면서도 여전히 대작의 대하역사소설을 쓰고 있는 것을 보면, 어린 시절 그가 역사성을 익히면서 사건 하나하나를 바라보고 살피며 문인활동을 하면서 살았음을 말해주고 있는 것이 있다. 그의 삶의 모습은 결국 “성실하라!”라는 메시지다. 그 분은 고난 속에서도 그의 삶을 성실함으로 대했고 문인의 꿈을 키웠다고 고백한다. 참으로 그의 삶이 자랑스럽다. 오늘도 습작의 방에서 꼼짝없이 고뇌하며 대하역사소설을 쓰고 있는 모습을 생각해 본다. 그의 인생에 책임을 다하는 성실함을 우리도 배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