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게야 님을 사랑했습니다.

작성자 : 후원회 | 조회수 : 4,205 | 작성일 : 2007년 9월 4일

 “저는 오랫동안 방황했습니다. 중학교 시절에 여러 번 학교를 전전긍긍했고 고등학교에 진학은 했지만 끝내 중퇴를 했습니다. 한 마디로 밑바닥을 쳤지요. 부모님은 저를 시골의 대안학교로 가보자고 했습니다. 왜 내가 촌구석으로 가야하느냐고 부모에게 못된 투정부리는 어린이처럼 반항하며 여기까지 왔습니다. 그런 제가 지금 여기서 건강한 학교생활을 하고 있다는 데 놀랍니다. 처음 이 곳에 왔을 때는 잘 가꾸어진 학교환경이 맘이 들었습니다. 그 다음에는 매일 있는 아침 미사가 제 마음을 잡아주었고 제 생명을 잘 가꾸어 주었습니다.”
 이 말은 우리 학교 입학설명회가 있던 날, 학교 대표로 한 학생이 학부모와 학생 지원자들 500여명이 모인 가운데서 들려준 말이다. 그 학생이 감추어진 자신의 화려한 과거 전력을 말하여도 지금 그 학생을 바라보는 우리의 시선은 곱기만 하다. 왜냐하면 지금 그 학생에게서는 귀태가 넘쳐나는 모범생의 느낌밖에는 아무런 흠도 꺼낼 수 없기 때문이다. 
  그 학생이 이런 축복의 날을 갖게 한 동기는, 입학 전 부모님을 따라 선배들 졸업미사에 참여했을 때였다. 이날 졸업미사에서 주교님은 “이 세상에서 가장 무거운 짐은 그 누구도, 그 무엇도 아니며 오르지 ‘자기 자신’입니다. 학교 생활 3년 동안 하느님께서는 여러분과 함께 하시며 그 무겁고 힘든 여러분의 짐을 대신 지어주심으로 자기 자신을 극복하게 해 주셨습니다. ” 라는 강론을 해 주셨는데, 그 학생은 주교님의 말씀을 듣고 뜨거운 감동을 받았다고 고백했다. 그리고 입학 후 그 학생은 ‘아우구스티노’ 라는 세례명을 받았고, 개신교 집안에서 신앙을 대물림하던 어머니가 가톨릭으로 개종을 한 데 이어 금년에는 할머니까지 가톨릭으로 개종을 했다고 한다.
  입시설명회가 성황을 이루고 있을 때 학부모의 질문은 그 학생에게로 쏟아졌다.”무엇이 이토록 훌륭한 학생으로 변화시켰습니까?” 라는 질문에, “이 학교는 매일 아침에 미사가 있습니다. 3년 내내 아무도 학생들에게 미사에 오라고 강요하지 않습니다. 모든 학생들은 자발적으로 거의 모든 날을 미사에 오고 있지요. 그 덕분에 학생들 밖에서 서성이시던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오시고 우리는 그 분을 사랑할 수 있게 됩니다. 그럼으로써 하느님께서는 우리를 건강하게 변화시켜 주십니다. 저는 매사에 열정을 갖게 되었고, 초등학교 3년 시절부터 망가진 제 삶을 정리하고, 성실하게 삶을 가꾸고 있습니다. 지금 저는 매일 하루 서너 시간 밖에 잠을 자지 않습니다. 제 안에 살아난 열정은 저를 명문대학에 가도록 할 것입니다.” 침묵 중에 그 학생의 말을 경청하던 학부모들이 큰 박수로 답해주었다. 입시설명회장은 마치 그 학생의 신앙 간증과도 같았다.
  “늦게야 님을 사랑했습니다. 이렇듯 오랜, 이렇듯 새로운 아름다움이시여, 늦게야 당신을 사랑했삽나이다. 내 안에 님이 계시거늘 나는 밖에서 님을 찾았습니다.”(성 아우구스티노의 <고백록>에서)라고 말씀하신 아우구스티노 성인의 고백처럼 ‘저도 하느님을 늦게야 사랑하게 되었다.’ 고 말한 그 학생은, 성 아우구스티노 축일에 하느님의 크신 은혜에 감사하며 감사미사를 봉헌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