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은 산 속 옹달샘♬
작성자 : 후원회 | 조회수 : 3,861 | 작성일 : 2007년 7월 1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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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style="FONT-SIZE: 10pt; MARGIN: 0pt; COLOR: #000000; TEXT-INDENT: 0pt; LINE-HEIGHT: 160%; FONT-FAMILY: '바탕'; TEXT-ALIGN: justify"><FONT face=돋움체><SPAN style="FONT-SIZE: 10pt; COLOR: #000000; LINE-HEIGHT: 16pt; FONT-FAMILY: '바탕'; LETTER-SPACING: 0pt; TEXT-ALIGN: justify"><FONT face=돋움체>남자들은 살아 있는 한 ‘군대 이야기’를 빼면 시체라고 하던데, 나도 살아있다는 표시를 내야겠다. 서울 북악산은 청와대를 품고 있는 산이다. 나는 근위대로써 그 곳을 오르내리며 근무했다. 경내의 아침에는 기미가 많이 낀 대통령이 산책하여 만나곤 했는데, 그분의 어두운 얼굴을 볼 때면 하늘을 나는 새들처럼 경내를 자유롭게 드나드는 내 자신이 훨씬 더 행복해 보였다.</FONT> </SPAN> </FONT></P>
<P style="FONT-SIZE: 10pt; MARGIN: 0pt; COLOR: #000000; TEXT-INDENT: 0pt; LINE-HEIGHT: 160%; FONT-FAMILY: '바탕'; TEXT-ALIGN: justify"><FONT face=돋움체><SPAN style="FONT-SIZE: 10pt; COLOR: #000000; LINE-HEIGHT: 16pt; FONT-FAMILY: '바탕'; LETTER-SPACING: 0pt; TEXT-ALIGN: justify"><FONT face=돋움체> 북악산 정상에서 내려다 보이는 서울은 한눈에 들어오는 명소였다. 정상에는 물이 없어 물을 길어다 먹곤 했는데, 모세의 기적처럼 누가 지팡이로 바위를 친 것인가? 언제부터인가 바위 틈사귀로 물이 콸콸 터져 나오는 것이었다. 수직으로 깎아지른 바위에는 ‘萬世東方’이란 글귀가 새겨있었는데, ‘우리나라 영원하라’라는 의미인 듯 싶었다. 새벽이면 병사들이 물을 길어 왔고, 시원한 물줄기 뒤집어 쓰는 것은 한여름의 큰 즐거움이었다. 철조망이 드리워져 출입이 어려운 경계지역인지라 고관대작의 사람들만 신선처럼 지내는 장소였다.70년대 초였으니까 가난의 때를 벗으려고 아등바등하는 서울은 공기도 물도 가난하게 깨끗했지만 이곳은 더욱 깨끗해 보였다</FONT>. </SPAN> </FONT></P>
<P style="FONT-SIZE: 10pt; MARGIN: 0pt; COLOR: #000000; TEXT-INDENT: 0pt; LINE-HEIGHT: 160%; FONT-FAMILY: '바탕'; TEXT-ALIGN: justify"><FONT face=돋움체><SPAN style="FONT-SIZE: 10pt; COLOR: #000000; LINE-HEIGHT: 16pt; FONT-FAMILY: '바탕'; LETTER-SPACING: 0pt; TEXT-ALIGN: justify"> <FONT face=돋움체>나는 날마다 기도하는 마음으로 물 한 모금 마시고는 콧노래를 불렀었다. “깊은 산속 옹달샘 누가 와서 먹나요? 새벽에 토기가 눈비비고 일어나 세수하러 왔다가 물만 먹고 가지요.” 산새들이나 먹을 법한 맑은 샘물을 아무나 마실 수는 없는데, 북악산 자락의 깊은 곳의 천연수를 대하는 것은 특은이었다. “그물을 배 오른편에 던져라!”(요한21.6)라는 성경구절이 있는데, 배 오른편은 아주 깊은 곳이고 진귀한 생명들이 우글거리는 곳이다. 어디를 가나 깊은 곳은 청정함과 풍요함의 생명을 간직하고 있는 곳이다. 이런 곳에 머문다는 것은 선택된 자들만이 누리는 축복이다. 나는 군생활을 하는 동안 깊은 명소에서 생활하게 된 것에 대해 긍지를 가졌으며 하느님께 감사하고 살았다</FONT>. </SPAN> </FONT></P>
<P style="FONT-SIZE: 10pt; MARGIN: 0pt; COLOR: #000000; TEXT-INDENT: 0pt; LINE-HEIGHT: 160%; FONT-FAMILY: '바탕'; TEXT-ALIGN: justify"><SPAN style="FONT-SIZE: 10pt; COLOR: #000000; LINE-HEIGHT: 16pt; FONT-FAMILY: '바탕'; LETTER-SPACING: 0pt; TEXT-ALIGN: justify"><FONT face=돋움체> 날마다 청정수를 대하던 지난 35년 전의 일이 지금도 생생하다. 하느님을 생각해 본다. 깊숙이 숨어 계신 하느님, 그분을 생각한다. 깊은 곳에 그물을 쳐라 하신 예수님의 말씀을 묵상해 본다. 아무나 하느님을 만날 수 있는 것은 결코 아니다. 일상에서 그분을 뵈올 만큼 깊은 곳으로 가 보아야 한다. 군 시절 나라의 심장부에서, 그리고 아무나 드나들 수 없는 깊은 곳에서 마냥 하느님을 찬미하며 근무했던 때가 생각난다</FONT>. </SPAN> </P>
<P style="FONT-SIZE: 10pt; MARGIN: 0pt; COLOR: #000000; TEXT-INDENT: 0pt; LINE-HEIGHT: 160%; FONT-FAMILY: '바탕'; TEXT-ALIGN: justify"><FONT face=돋움체><SPAN style="FONT-SIZE: 10pt; COLOR: #000000; LINE-HEIGHT: 16pt; FONT-FAMILY: '바탕'; LETTER-SPACING: 0pt; TEXT-ALIGN: justify"><FONT face=돋움체>남자들은 살아 있는 한 ‘군대 이야기’를 빼면 시체라고 하던데, 나도 살아있다는 표시를 내야겠다. 서울 북악산은 청와대를 품고 있는 산이다. 나는 근위대로써 그 곳을 오르내리며 근무했다. 경내의 아침에는 기미가 많이 낀 대통령이 산책하여 만나곤 했는데, 그분의 어두운 얼굴을 볼 때면 하늘을 나는 새들처럼 경내를 자유롭게 드나드는 내 자신이 훨씬 더 행복해 보였다.</FONT> </SPAN> </FONT></P>
<P style="FONT-SIZE: 10pt; MARGIN: 0pt; COLOR: #000000; TEXT-INDENT: 0pt; LINE-HEIGHT: 160%; FONT-FAMILY: '바탕'; TEXT-ALIGN: justify"><FONT face=돋움체><SPAN style="FONT-SIZE: 10pt; COLOR: #000000; LINE-HEIGHT: 16pt; FONT-FAMILY: '바탕'; LETTER-SPACING: 0pt; TEXT-ALIGN: justify"><FONT face=돋움체> 북악산 정상에서 내려다 보이는 서울은 한눈에 들어오는 명소였다. 정상에는 물이 없어 물을 길어다 먹곤 했는데, 모세의 기적처럼 누가 지팡이로 바위를 친 것인가? 언제부터인가 바위 틈사귀로 물이 콸콸 터져 나오는 것이었다. 수직으로 깎아지른 바위에는 ‘萬世東方’이란 글귀가 새겨있었는데, ‘우리나라 영원하라’라는 의미인 듯 싶었다. 새벽이면 병사들이 물을 길어 왔고, 시원한 물줄기 뒤집어 쓰는 것은 한여름의 큰 즐거움이었다. 철조망이 드리워져 출입이 어려운 경계지역인지라 고관대작의 사람들만 신선처럼 지내는 장소였다.70년대 초였으니까 가난의 때를 벗으려고 아등바등하는 서울은 공기도 물도 가난하게 깨끗했지만 이곳은 더욱 깨끗해 보였다</FONT>. </SPAN> </FONT></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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