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APPY SMIILE
작성자 : 윤병훈 | 조회수 : 3,595 | 작성일 : 2007년 10월 20일
연중 제28주일(07.10.14) 제483호
"HAPPY SMILE"
아침 미사에 열심히 참석하는 3학년의 한 학생이 교장실에 찾아와 말 없이 꾸벅 인사를 하고는 집무실 책상 위에 책가방을 턱 올려놓았다. 그러고는 무엇인가를 꺼낼 줄 양으로 가방을 뒤지더니, 종이 한 장을 남기고는 총총히 교장실을 떠났다. 자기 주장이 뚜렷한 이 학생은 가끔 강성주장을 폈기에 ‘이번엔 어떤 주문일까?’ 궁금했다. 건네 준 종이에는 큰 화분이 생명을 담고 있는 그림이 있었고, “HAPPY SMILE"이란 글귀가 꽃처럼 피어 있어 내용을 살피기도 전에 느낌이 좋았다. 그 내용은 다음과 같이 시작되었다.
“안녕하세요. 말썽꾸러기 제자 ㅇㅇㅇ입니다. 양업까지 와서, 더군다나 3학년인데 모범을 못 보일망정 말썽을 일으켜서 귀찮으시죠? 죄송합니다. 어쩔 수 없는 제 본성입니다. 입학할 때 마음 속으로 잘 지내길 다짐까지 했었는데 제가 요즘 너무 긴장이 풀렸던 것 같습니다.”
그 학생은 학생문제가 있을 때면 정의의 잣대를 들이댔다. 모든 결정은 형평에 맞아야 하고, 추진할 계획은 결코 변경될 수가 없다는 주장이었다. 얼마 전 한 학생의 가해폭력에 대하여 학교는 매우 관대한 결정을 했다며 이는 형평에 어긋난다는 주장과 함께 동료학생들의 동의를 구하였다. 학교장은 그런 관대한 결정이 날 수 밖에 없었던 경위를 학생에게 설명을 했지만, 이에 대하여 납득하기 어렵다는 표정이었다. 또다른 일에 관해서이다. 선생님은 학사일정을 꼼꼼히 확인해야 하는데 그렇질 않아 수정해야 할 일이 발생했다. 교사는 학생들에게 잘못을 시인했고 계획수정을 요구했으나, 유독 그 학생만은 결코 그 계획을 변경할 수 없다고 하며 홀로 그 계획을 강행했고, 당시 학교는 그 학생의 주장을 인정하였다. 이 두 가지 사건에 대한 반성과 사과가 다음과 같이 적혀 있다.
“최근 폭력 건으로 ㅇㅇㅇ 가해학생 문제,1학기 산악등반 강행을 놓고 많은 갈등을 겪었는데요. 그 당시는 잘 몰랐지만 지금 생각해보니 반성할 점이 많습니다. 우선 사건을 전체적으로 보지 못했고 어설픈 정의감에 심취하여 제 주장만 늘어 놓았습니다. 독선이라고 볼 수 있겠지요. 그리고 제가 보기에 아무리 잘못된 일이라 해도 어른에 대한 기본 예의 없이 행동한 것도 죄송합니다.
저는 주말에 버스 승객사이에 있었던 싸움을 지켜보았습니다. 할머니께서 깜박 잊으신 지는 잘 모르겠지만 카드를 찍지 않고 승차하였는데, 뒤에 계신 아저씨는 큰 소리로 고함을 치더군요. 그 아저씨의 행동이 틀린 것은 아니지만 대다수의 승객들 시선이 곱지를 않았습니다. ‘그냥 있지 왜 나서나?’ 라는 분위기랄까요. 그 순간 제가 한 행동이 그 아저씨와 다를 바가 없다는 생각이 퍼뜩 들었습니다. 갑자기 제 자신이 숙연해지더라고요. 진정한 정의는 가해자까지 포용해야한다는 말이 있는데 어설프게 논리적 잣대를 들이대며 인과적으로 접근했던 제 행동이 부끄럽습니다. 남을 포용하는 것에 대해 많이 생각했습니다. 다시 한번 제 행동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죄송합니다.” 사과문을 받던 그날은 나도 ‘HAPPY SMILE’이었다. 법조인이 되겠다는 그 학생은 더욱 성숙해 갈 것이다..
"HAPPY SMILE"
아침 미사에 열심히 참석하는 3학년의 한 학생이 교장실에 찾아와 말 없이 꾸벅 인사를 하고는 집무실 책상 위에 책가방을 턱 올려놓았다. 그러고는 무엇인가를 꺼낼 줄 양으로 가방을 뒤지더니, 종이 한 장을 남기고는 총총히 교장실을 떠났다. 자기 주장이 뚜렷한 이 학생은 가끔 강성주장을 폈기에 ‘이번엔 어떤 주문일까?’ 궁금했다. 건네 준 종이에는 큰 화분이 생명을 담고 있는 그림이 있었고, “HAPPY SMILE"이란 글귀가 꽃처럼 피어 있어 내용을 살피기도 전에 느낌이 좋았다. 그 내용은 다음과 같이 시작되었다.
“안녕하세요. 말썽꾸러기 제자 ㅇㅇㅇ입니다. 양업까지 와서, 더군다나 3학년인데 모범을 못 보일망정 말썽을 일으켜서 귀찮으시죠? 죄송합니다. 어쩔 수 없는 제 본성입니다. 입학할 때 마음 속으로 잘 지내길 다짐까지 했었는데 제가 요즘 너무 긴장이 풀렸던 것 같습니다.”
그 학생은 학생문제가 있을 때면 정의의 잣대를 들이댔다. 모든 결정은 형평에 맞아야 하고, 추진할 계획은 결코 변경될 수가 없다는 주장이었다. 얼마 전 한 학생의 가해폭력에 대하여 학교는 매우 관대한 결정을 했다며 이는 형평에 어긋난다는 주장과 함께 동료학생들의 동의를 구하였다. 학교장은 그런 관대한 결정이 날 수 밖에 없었던 경위를 학생에게 설명을 했지만, 이에 대하여 납득하기 어렵다는 표정이었다. 또다른 일에 관해서이다. 선생님은 학사일정을 꼼꼼히 확인해야 하는데 그렇질 않아 수정해야 할 일이 발생했다. 교사는 학생들에게 잘못을 시인했고 계획수정을 요구했으나, 유독 그 학생만은 결코 그 계획을 변경할 수 없다고 하며 홀로 그 계획을 강행했고, 당시 학교는 그 학생의 주장을 인정하였다. 이 두 가지 사건에 대한 반성과 사과가 다음과 같이 적혀 있다.
“최근 폭력 건으로 ㅇㅇㅇ 가해학생 문제,1학기 산악등반 강행을 놓고 많은 갈등을 겪었는데요. 그 당시는 잘 몰랐지만 지금 생각해보니 반성할 점이 많습니다. 우선 사건을 전체적으로 보지 못했고 어설픈 정의감에 심취하여 제 주장만 늘어 놓았습니다. 독선이라고 볼 수 있겠지요. 그리고 제가 보기에 아무리 잘못된 일이라 해도 어른에 대한 기본 예의 없이 행동한 것도 죄송합니다.
저는 주말에 버스 승객사이에 있었던 싸움을 지켜보았습니다. 할머니께서 깜박 잊으신 지는 잘 모르겠지만 카드를 찍지 않고 승차하였는데, 뒤에 계신 아저씨는 큰 소리로 고함을 치더군요. 그 아저씨의 행동이 틀린 것은 아니지만 대다수의 승객들 시선이 곱지를 않았습니다. ‘그냥 있지 왜 나서나?’ 라는 분위기랄까요. 그 순간 제가 한 행동이 그 아저씨와 다를 바가 없다는 생각이 퍼뜩 들었습니다. 갑자기 제 자신이 숙연해지더라고요. 진정한 정의는 가해자까지 포용해야한다는 말이 있는데 어설프게 논리적 잣대를 들이대며 인과적으로 접근했던 제 행동이 부끄럽습니다. 남을 포용하는 것에 대해 많이 생각했습니다. 다시 한번 제 행동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죄송합니다.” 사과문을 받던 그날은 나도 ‘HAPPY SMILE’이었다. 법조인이 되겠다는 그 학생은 더욱 성숙해 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