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란풀밭에

작성자 : 윤병훈 | 조회수 : 4,336 | 작성일 : 2008년 4월 30일

                          파란 풀밭에

  침울한 겨울 산이 놀라운 변신을 하고 젊음의 색깔로 바뀌고 있다. 개교 10주년을 한다고 날을 잡아 놓아서일까? 더 욕심이 났다. 목련이 활짝 피어났으면 좋겠다던 엊그제의 생각은 건물을 타고 오르는 담쟁이가 싹이 빨리 움터나 봄단장을 해주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졌다. 그리고 앙상한 참나무 가지에서 생명이 움터나고, 영산홍이며 각종 꽃나무들이 아름답게 피어나 싱싱한 젊음의 양업 동산을 꾸며주길 간절히 바랐다. 양업 가족이 미사 때마다 하느님께 예쁘게 기도한 덕분인지, 하루 모습이 다르게 피어나는 봄의 생명축제는 개교 10주년 행사를 하기에 충분한 아름다운 동산과 파란 풀밭으로 꾸며주셨다. 하느님께 깊은 감사를 드렸다. 감사의 의미는 받은 것에 대한 기억이라고 했다. 터를 마련하고, 건물을 짓고, 나무를 심고, 사람을 키우며, 양업 동산을 구석구석 아낌없이 감탄할 정도로 파란 풀밭을 마련해 주셨다. 그동안 하느님으로부터 받은 것이 너무나 많다. 그러기에 그 기억을 떠올렸다. 황량한 터를 마련해 주신 것만으로도 기뻤는데 파란풀밭의 사랑의 학교를 일구어 주신 분은 예수님이시다. 그리고 파란 풀밭에 우리 양업 가족을 편히 쉬도록 마련해 주신 분도 예수님이시다. 이 얼마나 고마운 기억이며 감사인가. 착한목자 주일이다.
  착한 목자는 한 마리의 일어버린 양을 찾아 어깨에 메고 기뻐하며 돌아오고, 양들이 위험에 처했을 때는 죽기까지 목숨을 바치며, 양들이 양질의 풀밭에서 자라나도록 파란 풀밭을 마련해 준다. 그 어려웠던 양업 초창기 시절, 일반학교는 완성된 교정에서 안정된 삶의 현장에서 공부하게 되지만, 우리 양업은 무에서 유를 창조하며, 고통에서 기쁨을 만들며, 죽음에서 생명에로의 진행에서 모두가 새롭기만 하다. 좋은 학교 양업이 설 수 있도록 원의를 갖게 하신 분은 하느님이시다. 하느님께서 계신 사랑의 학교이기에 숱한 고통의 기억을 파란풀밭으로 마련해 주신 것이다. 이제 양업 동산은 모든 학생들이 편안하게 공부할 수 있는 생명의 학교가 되었다. 숱한 날들 함께해주신 하느님의 사랑을 기억해 내며 받은 것에 감사를 드린다. 더 큰 양업의 도약을 위하여, 우리가 십자가를 살아야 한다. 또 다른 파란 풀밭을 만들어가기 위하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