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어린시절 고층 아파트에 살았습니다.
작성자 : 후원회 | 조회수 : 3,492 | 작성일 : 2006년 9월 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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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style="FONT-SIZE: 10pt; MARGIN: 0pt; COLOR: #000000; TEXT-INDENT: 0pt; LINE-HEIGHT: 160%; FONT-FAMILY: '바탕'; TEXT-ALIGN: justify"><FONT face=돋움체><SPAN style="FONT-SIZE: 10pt; COLOR: #000000; LINE-HEIGHT: 16pt; FONT-FAMILY: '바탕'; LETTER-SPACING: 0pt; TEXT-ALIGN: justify"> <FONT face=돋움체>아파트는 고공행진을 거듭해서 키 자랑이라도 하듯, 높게 높게 솟아오른다. 새로 신축하는 주상복합 아파트는 모양도 잘 생겨서 자태를 뽐내며 우후죽순처럼 생겨난다. 그 옛날 높게만 여겨졌던 15층 아파트는 이제 초리하기까지 하다. 얼마 전 서울 목동에 늘어진 단지 내 15층 아파트를 방문한 적이 있다. 우리를 안내한 분이 그가 살고 있는 15층으로 가기 위해 엘리베이터 앞에 섰다. 거기에는 남녀노소가 자기 집으로 가기 위해 모여 있다가 그 분이 나타나자 하나같이 방긋 웃어 보이며 친근하게 인사를 하는 것이었다. 나는 그 모습을 부럽게 지켜보다가, “야, 예로니모씨! 인기가 ‘짱’이다. 이 아파트 반장인가 보네.” 라고 하자, 함께 있던 사람들의 웃음소리가 가득하다. “제가 먼저 정답게 인사를 한 덕분이지요. 아이들한테도 제가 먼저 인사를 건넵니다. 저는 제 집이 맨 위층에 있어서 엘리베이터를 제일 많이 타서, 오르내리는 도중에 사람들을 더 많이 만나게 됩니다. 저는 사람들이 흔히 말하는 ‘단절된 아파트 문화’처럼 살지 않습니다. 제 노력이 남들로부터 존경을 받게 된 것이지요. 아마 제가 아래층에 살았다면, 이런 경험과 즐거움은 없었을 것입니다.”</FONT></SPAN> </FONT></P>
<P style="FONT-SIZE: 10pt; MARGIN: 0pt; COLOR: #000000; TEXT-INDENT: 0pt; LINE-HEIGHT: 160%; FONT-FAMILY: '바탕'; TEXT-ALIGN: justify"><FONT face=돋움체><SPAN style="FONT-SIZE: 10pt; COLOR: #000000; LINE-HEIGHT: 16pt; FONT-FAMILY: '바탕'; LETTER-SPACING: 0pt; TEXT-ALIGN: justify"><FONT face=돋움체> 나는 그분의 말을 듣다가, “나도 어린 시절 고층 아파트에 살았습니다.” 하고 말했다. 무슨 말인지 주변사람들이 알아듣지 못해, 순간 썰렁한 분위기가 맴돌았다. 어린 시절에 무슨 고층아파트가 있었겠는가? 우리가 말하는 고층 아파트 개념을, 학교에서 집까지의 거리를 수직으로 세워 생각하는 말이었다. 학교에서 집이 가까운 친구들은 아파트로 치면 낮은 층에, 집이 제법 멀면 높은 층에 사는 것으로 말하는 것이었다. 나는 왕복 12㎞를 걸어서 학교에 다녔다. 그 거리를 수직으로 세운다면 정말 높은 고층 아파트에 사는 격이었다. 다른 친구들은 학교에서 엎드리면 코가 닿을만한 거리에 집이 있었으나, 나는 집이 너무 먼 까닭에 하교 후 집을 걸어갈 때면 함께 걸어가던 친구들이 하나 둘 떨어져 나가고 결국 외톨이가 되곤 하였다. 그러나 나는 친구들보다 집이 멀다고 부모님께 불평하지 않았다. 집으로 돌아간 친구들 대신 다른 친구들을</FONT> <FONT face=돋움체>만나려는 마음에 설렘을 가지기도 했고, 혼자 갖는 시간 또한 즐거웠었다. 이 동네, 저 동네 기웃거리기도 하고, 포플러 가로수가 늘어진 국도를 따라 목청껏 노래도 불렀다가, 달리는 열차에 손을 흔들어 주기도 하고, 간간히 먼지를 피우고 달리던 자동차를 따라 달리기도 했다. 장날이면 먼 거리로부터 쏟아져 나온 시골 사람들의 유일한 교통수단인 우마차에 올라 탔을 땐 그들이 친구가 되어 주었다. 집이 먼 고층아파트 덕분에 오르내리기가 힘들기는 했지만, 오가며 만난 친구들을 많이 만날 수 있었고 그들과 나는 정겹게 인사를 나누는 즐거움이 있었다. 그럴 때 나는 언제나 모든 이에게 존중받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그러한 느낌을 갖게 된 것은, 나또한 그분처럼 고층 아파트에 살면서 오가며 정답게 인사를 나눈 결과라고 여겨진다. 집이 너무 고층에 있다고, 또한 너무 멀다고 탓할 것이 아니라, 좀 더 좋은 마음으로 넉넉히 대한다면 모든 사람들은 나에게 더욱 친근한 사람으로 다가 올 것이다.</FONT></SPAN> </FONT></P>
<P style="FONT-SIZE: 10pt; MARGIN: 0pt; COLOR: #000000; TEXT-INDENT: 0pt; LINE-HEIGHT: 160%; FONT-FAMILY: '바탕'; TEXT-ALIGN: justify"><FONT face=돋움체><SPAN style="FONT-SIZE: 10pt; COLOR: #000000; LINE-HEIGHT: 16pt; FONT-FAMILY: '바탕'; LETTER-SPACING: 0pt; TEXT-ALIGN: justify"> <FONT face=돋움체>아파트는 고공행진을 거듭해서 키 자랑이라도 하듯, 높게 높게 솟아오른다. 새로 신축하는 주상복합 아파트는 모양도 잘 생겨서 자태를 뽐내며 우후죽순처럼 생겨난다. 그 옛날 높게만 여겨졌던 15층 아파트는 이제 초리하기까지 하다. 얼마 전 서울 목동에 늘어진 단지 내 15층 아파트를 방문한 적이 있다. 우리를 안내한 분이 그가 살고 있는 15층으로 가기 위해 엘리베이터 앞에 섰다. 거기에는 남녀노소가 자기 집으로 가기 위해 모여 있다가 그 분이 나타나자 하나같이 방긋 웃어 보이며 친근하게 인사를 하는 것이었다. 나는 그 모습을 부럽게 지켜보다가, “야, 예로니모씨! 인기가 ‘짱’이다. 이 아파트 반장인가 보네.” 라고 하자, 함께 있던 사람들의 웃음소리가 가득하다. “제가 먼저 정답게 인사를 한 덕분이지요. 아이들한테도 제가 먼저 인사를 건넵니다. 저는 제 집이 맨 위층에 있어서 엘리베이터를 제일 많이 타서, 오르내리는 도중에 사람들을 더 많이 만나게 됩니다. 저는 사람들이 흔히 말하는 ‘단절된 아파트 문화’처럼 살지 않습니다. 제 노력이 남들로부터 존경을 받게 된 것이지요. 아마 제가 아래층에 살았다면, 이런 경험과 즐거움은 없었을 것입니다.”</FONT></SPAN> </FONT></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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