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월예찬

작성자 : 후원회 | 조회수 : 3,170 | 작성일 : 2006년 5월 15일

<!--StartFragment--><FONT face=돋움체 size=2>&nbsp;</FONT>
<P style="FONT-SIZE: 10pt; MARGIN: 0pt; COLOR: #000000; TEXT-INDENT: 0pt; LINE-HEIGHT: 160%; FONT-FAMILY: '바탕'; TEXT-ALIGN: justify"><FONT size=3><FONT face=돋움체><SPAN style="FONT-SIZE: 10pt; COLOR: #000000; LINE-HEIGHT: 16pt; FONT-FAMILY: '바탕'; LETTER-SPACING: 0pt; TEXT-ALIGN: justify"><FONT face=돋움체>오월의 새벽, 비 오는 어느 날, 우산을 받쳐 들고 길을 나서며 묵주의 기도를 드립니다. 내 발자국 소리에 산새들이 놀라</FONT> <FONT face=돋움체>인사를 합니다. 새 소리는 제법 생음악으로 커나고 아름답습니다. 낮의 거추장스럽고 무겁던 짐을 벗어던지듯, 새벽길은 홀가분한 느낌으로 나를 반기며 하루를 열어줍니다. 다리는 아프지만 무겁던 몸도 어느 사이 한결 가벼워졌습니다. 꽤 멀리 길을 떠나왔나 봅니다. 아침의 상쾌함으로 하루를 열며 하느님을 향하여 성무일도와 미사를 드렸습니다. 아침식사가 맛있습니다. 늘 나는 이렇게 아침을 엽니다.</FONT></SPAN> </FONT></FONT></P>
<P style="FONT-SIZE: 10pt; MARGIN: 0pt; COLOR: #000000; TEXT-INDENT: 0pt; LINE-HEIGHT: 160%; FONT-FAMILY: '바탕'; TEXT-ALIGN: justify"><FONT face=돋움체><SPAN style="FONT-SIZE: 10pt; COLOR: #000000; LINE-HEIGHT: 16pt; FONT-FAMILY: '바탕'; LETTER-SPACING: 0pt; TEXT-ALIGN: justify">&nbsp;&nbsp;<FONT face=돋움체>업무가 시작되고 아침조회가 끝나고 조간신문을 훑어보며 커피 한잔 마십니다. 두 시간 철학수업을 했습니다. 외부행사를 챙기며 내달립니다. 행사가 끝나자 마자 돌아와서는 내방객을 맞이합니다. 꽃의 나라 네덜란드에서 20년간 바로크 음악을 하는 부부와 환담을 나누었습니다. 방문 기념으로 성경을 찾아 꺼냈는데, 성경은 선물로 이미 받았다고 하여 다른 선물을 찾았습니다. 오늘 행사에서 받아 온 귀한 선물, ‘산삼’이 보였습니다. 오랫동안 유럽에서 지냈으니 풍토병이 걱정된다는 말과 함께 산삼 두 뿌리를 선물로 드리니 무척 기쁜 표정입니다. 덩달아 나도 함께 기분이 좋았습니다. 여러 현안을 놓고 갑론을박하며 토의를 하는데 전화벨이 요란스럽습니다. 저녁 식사약속이 늦어지고 있음을 알았습니다. 정말 내 시간은 아침 시간 밖에는 없습니다.</FONT></SPAN> </FONT></P>
<P style="FONT-SIZE: 10pt; MARGIN: 0pt; COLOR: #000000; TEXT-INDENT: 0pt; LINE-HEIGHT: 160%; FONT-FAMILY: '바탕'; TEXT-ALIGN: justify"><FONT face=돋움체><SPAN style="FONT-SIZE: 10pt; COLOR: #000000; LINE-HEIGHT: 16pt; FONT-FAMILY: '바탕'; LETTER-SPACING: 0pt; TEXT-ALIGN: justify"><FONT size=3><FONT face=돋움체 size=2>&nbsp;&nbsp;학교로 돌아오니 마음이 갑자기 무겁습니다. 정리도 잘 안되는 밀린 숙제가 부담이기 때문입니다. 함께 찾아 온 내방객들이 학교 정원에 앉아 담소를 나누었습니다. 학생들이 성모상 주변으로 옹기종기 모여들어 묵주의 기도가 시작됩니다. 내방객들의 말소리는 점점 작아지고 학생들의 기도소리가 점점 커지더니 이내 교정에 가득 찹니다. 하루가 너무 바빴는지 하품이 연신 나오고 밀린 숙제에 눈을 세워보지만 마음은 벌써 나를 침대에 뉘었습니다. 끝기도로 오월의 성모찬가를 흥얼대며 하루를 접습니다</FONT>.</FONT></SPAN> </FONT></P>
<P style="FONT-SIZE: 10pt; MARGIN: 0pt; COLOR: #000000; TEXT-INDENT: 0pt; LINE-HEIGHT: 160%; FONT-FAMILY: '바탕'; TEXT-ALIGN: justify"><SPAN style="FONT-SIZE: 10pt; COLOR: #000000; LINE-HEIGHT: 16pt; FONT-FAMILY: '바탕'; LETTER-SPACING: 0pt; TEXT-ALIGN: justify"><FONT face=돋움체>&nbsp;&nbsp;학생들에게 십대, 이십대의 삶이 인생을 가름한다고 말해주면서 시간낭비, 목적 없이 빈둥댐, 진지하지 못하고 성실하지 못한 채 시큰둥함, 이처럼 살지 말자고 했습니다. 학생들이 양업에서 철분을 많이 들어 있는 영양가 높은 말을 들으면, 언젠가는 성령님이 오시고 철이 들 것입니다. 그리고 뜨거운 감동이 일어날 것입니다. 젊음을 사는 학생들이 레드오션(Red Ocean)의 피바다가 아니라, 블루오션(Blue Ocean), 즉 청정바다를 꿈꾸며 오늘을 힘있게 살며 미래를 행복하게 만들어가면서 싱싱한 오월처럼 되길 간절히 기도합니다.</FONT></SPAN> </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