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이 시동을 걸었다.

작성자 : 후원회 | 조회수 : 3,218 | 작성일 : 2006년 3월 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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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style="FONT-SIZE: 10pt; MARGIN: 0pt; COLOR: #000000; TEXT-INDENT: 0pt; LINE-HEIGHT: 160%; FONT-FAMILY: '바탕'; TEXT-ALIGN: justify"><SPAN style="FONT-SIZE: 10pt; COLOR: #000000; LINE-HEIGHT: 16pt; FONT-FAMILY: '바탕'; LETTER-SPACING: 0pt; TEXT-ALIGN: justify"><FONT face=돋움체>&nbsp;우리 선생님들이 개학이 가까워지면 긴장하게 된다. 곧 그들과 직면하기 때문이다. 그것도 24시간을 직면해야 하는 것이다. 직접적이건 간접적이건 그들과 부딪쳐야만 한다. 개학날이 다가오면 학생들은 시동을 걸고 몰려올 준비를 한다. 방학이 다 끝나갈 무렵 누군가가 말했다. “아이들이 시동을 걸었다, 아이들이 몰려온다...” 3학년이 떠나면 한 학년씩 진급을 하게 되고 새로운 학년들이 어떤 학교문화를 만들어갈지 기대가 된다. 아직도 컴퓨터 게임에서 헤매는 학생들, 방과 후 몰래 학교 밖에서 서성이는 학생들도 있다. 다들 부모님들의 규격화된 억압의 통제로부터 돌파구를 찾아 튕겨져 나간 학생일 것이다. 학교는 지난 학기말에 공동체 구성원 모두의 결심으로 흡연터가 철거되었고 금연청정지역으로 만들겠다는 의지를 보였는데 과연 얼마나 효과가 있으려는지 궁금했다. 학생들이 찾아온 교정은 입춘 추위의 날씨로 춥지만 활기가 넘친다. 한 명도 예외됨 없이 학교로 돌아와 주었다. 오랫동안 헤어져 있다 만나서인지 아니면, 없어진 너구리굴을 새로 만들 둥지를 찾는지 들로 산으로 이동을 하며 삼삼오오 부산해진다. 아마도 그 곳에서 너구리를 잡고 있는 것은 아니겠지, 하며 일단 신뢰를 가져보기로 한다. 졸업식이 끝나고 집으로 다시 돌아간 학교를 돌아보았다. 외부에서는 흡연의 흔적을 발견하기가 어려웠다. 학생회장에게 물었다. “흡연의 흔적이 전혀 없는데 정말 너희들 결심이 대단한가 보구나!” 하고 묻자 삥긋이 묘한 웃음을 지어 보였다. 그들이 졸업과 종업식을 마치고 떠난 후 나는 학교 기숙사며 옥상을 두루 살펴보았다. 기숙사 이것 저곳에서는 담배 냄새가 묻어났으며 3층 옥상 한구석에는 꽁초들이 너절하게 널려 있었다. 그럼 그렇지! 골초들이 여전히 기승을 부렸구나 생각이 드니 속았다는 것보다는 금연이 그리 쉽지는 않겠지 하는 것과 그 대안을 찾아내야 하기에 벌써부터 골치가 아파온다. 학교는 교사 연수에서 그 대안을 다각도로 마련하기로 했다. 그것은 “선택이론과 현실요법”을 통하여 강력한 통제가 아니라 스스로 금연할 방법들을 마련해 보기로 한 것이다. 학생부장 선생은 “신부님! 함께 하며, 기다려주고, 그 대안을 찾아 나갔으면 합니다.” 하고 의견을 제시한다. 많은 학생들이 금연을 했고 학부모들도 금연을 했다는 소식이 들려온다. 그리고 우리 선생님들도 자발적으로 금연 움직임을 선언하고 나섰다. 골초 행정실장도 그 좋아하던 담배에서 해방된 지 오래 되어가고 있다. 봄방학이 되고 다시 개학하여 시동을 걸고 학교로 몰려 올 때는 더욱 굳은 결심으로 돌아왔으면, 하고 바란다. 사순절이 시작된다.</FONT></SPAN> </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