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트 메이트(datemate)
작성자 : 후원회 | 조회수 : 3,720 | 작성일 : 2005년 10월 5일
신세대들에게 쓰이는 신종용어는 어른들이 이해하기가 힘이 든다. 이성(異性)과 연애(戀愛)를 뜻하는 데이트와 친구를 뜻하는 메이트의 합성어라고 한다. 요즘 청소년은 남을 의식하지 않고 공공연한 장소에서 스킨십과 키스를 즐긴다. 데이트 상대도 너무 자주 바뀐다. 왜 이런 현상이 벌어지는 걸까? 애인은 여러 가지 사정을 고려하고 상대에게 맞춰야 하지만 데이트메이트는 함께 지내는 동안 아무 부담이 없다고 한다. 데이트메이트에는 4가지 조건이 있다는데, ‘사랑하지 말 것, 스킨십은 키스까지 할 것, 감정이 식으면 깔끔하게 헤어질 것, 사생활은 묻지도 간섭도 말 것’이란다. 서로 큰 기대도 없고, 공을 들이지 않아도 되고, 싫증나면 언제든지 'NO'라고 답하면 끝난단다. 서강대 사회학과 전상진 교수는 “실리에 익숙한 젊은이들이 진정한 사랑을 구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즐기는 대상으로 바라보는 ‘현상’이라고 지적한다. 학교는 가치 있는 것을 가르치고 배우는 곳이기에 누구에게도 공부가 재미있을 리 없다. 그런데 요즘 들어 학생들은 부쩍 학교가 재미없다고 말한다. 뭐 재미있는 것은 없을까? 학생들은 공부를 하지 않고 맹목적으로 시간을 낭비하며 단지 재미있게만 생활하려 한다. 공부시간에도 휴대폰, MP3를 매만지며 작동하고, 때론 남녀가 재미로 히히덕거리고 학교 밖에서 시장 바닥을 서성이고, PC방 등을 전전긍긍한다. 학교는 학생들을 교육하기 위한 곳이다. 학교에서 가르치는 내용은 그들의 감각과 현실에 맞는 내용과 거리가 멀다. 수학시간에는 방정식, 인수분해, 미적분을, 국어시간에는 현대소설, 현대시 등을 배우며 저자는 누구이고, 내용은 어떻고 하는 등의 딱딱한 내용을 배운다. 사실 교사가 재미없게 수업을 하는 부분도 있다. 삶이 없는 교사들은 딱딱한 이론으로 일관할 수밖에 없으니 재미도 솔직히 없을 수 있다. 이런 기초적인 지식을 왜 배우는지도 모르고 배울 때는 더더욱 재미없게 느껴지는 게 사실이다. 똑똑한 척하는 학생들이 수업 도중에 끼어든다. “선생님, 이런 것들은 왜 배워요? 배워서 써먹을 곳도 없는데, 지겨워요.” 하며 항변을 한다. 옛날 학생들은 따져 묻지도 않고 치국평천하를 하려면 수신제가하기 위해 무조건 성실하게 배웠는데, 요즘 학생들은 영악해서 지식도 가려 먹기 위한 듯 앞서가며 말을 한다. 공자님 말대로라면 나이 30에 자립한다고 했는데 인생 중반의 30을 살면서도 자립을 못하는 젊은이들이 많다. 보면 모두 수업시간에 따져 묻고 큰소리쳤던 학생들이다. 자신의 전부분의 기초에 있어 실력이 있어야 하는데 그것이 없어 높이 도약할 수 없고 어른으로의 종합적인 사고도 나오지 않는 것이다. 기초도 없지, 텅 빈 머리만을 확인하며 결국 인생은 한숨만 느는 더욱 재미없는 길로 들어설 것이고 살기 위한 방편으로 적당히 남에게 사기 치며 사는 일밖에 없을 것이다. 교육받지 않고 제멋대로 살아가길 바라는 청소년들은 자기발전이 아닌, 전적으로 소극적 자유를 향유하려고만 한다. 마치 재미만을 위해서 태어난 것처럼 시간 낭비를 하고 방종을 하며 살기 일쑤다. 철따라 계절은 우리에게 아름다운 인생을 살라하고 깨우쳐주고자 하는데 철부지들은 이런 것과는 전혀 무관하게 재미를 위해 산다. 요즘 고등학교에서도 이성간에 데이트메이트가 늘어가고 있다. 이 현상은 우리 학교만의 일이 아니다. 스승이 없는 길거리에서 학생들은 타인을 의식하지 않고 실리만을 위해 행동한다. 그 모습들을 바라보는 것도 어렵고 그런 아이들을 교육하려니 정말 힘이 든다. 인생의 기쁨과 행복은 재미만을 좇다 얻어지는 것이 아니다. 학교는 재미만을 추구하기 위한 곳이 아님을 알고 잘 적응하면서 살았으면 좋겠다. 세월을 낭비하고 먼 훗날 그 허물은 누구 탓인가를 살펴보다 결국 부모나 선생님에게 화살을 돌릴까 두렵다. 신종 용어가 빚어내는 재미에만 충실하다가 미래가 보이지 않을까 걱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