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 새해 첫 시간

작성자 : 후원회 | 조회수 : 3,393 | 작성일 : 2005년 1월 8일

교회는 새해 첫 시간을 천주의 모친 성 마리아 대축일 미사로 시작한다. 학교가 위치한 밤은 순색의 칠흑이다. 이런 한 밤중에 미사가 끝나고 묵상을 하는데 0시를 넘고 있었다. 새해의 시작을 알리는 제야의 종소리처럼 갑자기 여명의 상징인 닭 울음소리가 적막을 가르며 요란하게 귀를 울리고 있었다. 날마다 건강한 알을 꺼내던 닭장 직이 수녀에게 나는 “아까 닭 울음소리 들었는지요?” 수녀님도 새벽을 깨우는 소리를 들었다며 “저 놈들도 자기들 해인 것을 아는 모양입니다.”라고 거들면서 즐거워했다. “금년에는 더 사랑해 주세요. 물과 먹이도 잘 주고요. 황금 알 낳아 줄 겁니다. 하하” 믿음의 본보기 이신 성모님처럼 하느님께 대한 큰 믿음을 갖고 2005년을 시작해야겠다는 다짐을 했다. 
 
각종 연수로 마음이 흐트러지기 전에 방학에 임하며 즉시 교사 자체연수를 했었다. 미사로  시작을 했고 새해엔 하느님의 말씀과 성체의 삶을 실천하며 더욱 건강한 신앙인으로 살자고 다짐을 했다. 이어서 졸업사정회가 있었다. 여러 부분을 꼼꼼히 살폈고, 교내외 상 수상자를 결정지었다. 교사들은 3년 동안의 학생 개개인의 생활내면을 정확히 들여다보고 있었고 상의 기준을 인성부분에서 중점을 두어 그 순위를 결정지었다. 성실한 학생이 예외일 수 없음을 새롭게 느끼게 한다. 교육계획서를 놓고 아침부터 저녁 늦게까지 하루 종일 평가와 계획을 살펴보았다. 교무부는 교육과정에서 몇 가지를 수정보완을 하고 교사들은 특별히 학교 교육철학이 중요하다며 철학시간을 교장에게 1단위씩 배정했다. 학생부는 양업의 문화, 특별히 흡연, 폭력에 대한 예방교육과 기숙사 공동체 문화에 많은 관심을 보였다. 연구부는 7년 동안 실시해 온 학교 이론들을 통합하는 내용을 중심과제로 택했고, 자율장학 계획을 확정지었다. 전산부는 건강한 학내 망 구축과 즐거운 수업을 위한 타 교과와의 연결, ICT 활용방안, EBS  수능강의 등을 중점 연구과제로 정했다. 일박 이일동안 공동체의 통합을 위한 작업으로 에니어 그램 연수를 했다. 자기 자신과 상대방을 잘 이해할 수 있었고 분열이 아닌 자기 내면의 건강한 통합과 타인과의 건강한 연결을 이룰 수 있는 방법을 모색했다. 교사 자체연수가 끝나고 홀가분한 마음으로 교무실을 나서는 교사들의 모습이 한층 밝아 보이지만 방학 동안도 짐을 내려놓을 수는 없다. 각종 자가, 직무연수로 계획들이 촘촘히 방학 계획서를 채우고 있었다. 결혼 준비도 해야 하는데 건강과 행운을 빈다.

  새해인사를 한다고 제8대 학생회 간부들이 찾아 왔다. 철이 들어가는 아이들을 만나는 것도 기쁘지만 왠지 아이들이 더 귀여워진다. “2005년, 잘해보자” 하며 학생들과 저녁식사를 하며 담소했고, LG산전 연수원에서 강의료로 받은 문화상품권을 학생들에게 선물로 나누어 주었다. 새벽을 깨우는 닭 울음소리와 함께 학교생활이 실속 있는 2005년이 되길 바래본다.

  오래도록 원두막 타령들을 하고 살았는데 드디어 지어졌다. 탁 트인 잔디밭과 내(川)가 내려다보여 머물고 싶은 학교 중턱지점에 위치해 있다. 윤성희(민주 노동당 청주 지부장) 강사와 학생들이 한 학기 내내 목재를 다듬기로 했었다. 그런데..... 동네 어르신 분들과 함께 선생님들이 영을 엮어 지붕에 올릴 준비를 하고 있다. 뭐라고 이름 지을까? “양업 쉼터”로 할까? 야외수업장소로, 담소하는 만남의 장소로, 가끔 삼겹살 꿔 먹는 장소로 인기가 있을 곳이다. 명소의 완성을 축하하며 함께 한  모든 이들에게 깊이 감사를 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