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의 지나친 자녀 사랑

작성자 : 후원회 | 조회수 : 3,519 | 작성일 : 2005년 9월 24일

나는 오랫동안 학생들과 지내고 있다. 부모는 입학을 하기 전에는 자녀를 이 학교에 맡기면서 수단과 방법을 다 동원해서 사람을 만들어 달라는 부탁을 수도 없이 하는 것을 보아왔다. 그런데 끝내 성공하지 못하고 시작하기가 무섭게 자녀들을 꺼내가 텅 빈 자리로 남겨진 것을 보면 마음이 아프다. 대부분은 검정고시를 택한다. 그것도 자녀가 방법을 선택하는 것이 아니고 부모가 일방적으로 몰고 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어쨌든 떠난 학생들이 잘 되기를 바라지만 부모의 결정은 결코 잘 된 것은 아니다.
  나는 학교를 떠나는 학생에게 묻는다. “자네, 이 학교를 떠나기를 원하는가?”, “아닙니다. 저는 남고 싶은데 아버지 생각이 너무 완고하셔서요.” 처음 입학할 당시 자기 자식 사람 만들어 달라며 신신부탁하는 것과는 너무 대조적이다. 내 자녀가 교사로부터 꾸지람 들을까도 두렵고 혹 동료들로부터 얻어맞을까도 불안하여 미리 겁을 내며 아무 피해도 없는 자녀들까지 들썩이며 꺼내가는 일들을 본다. 언제나, 성공하는 것은 끝가지 남은 학생들 몫이다. 졸업하는 날, 학교를 떠난 학생들이 조용히 찾아 와서는 허송세월했던 자신을 후회하며 졸업하는 동료를 부러워하는 모습을 보곤 한다. 나는 자녀에 대한 부모의 사랑을 비난할 뜻은 없다. 단지 그 사랑이 너무 지나쳐서 맹목적임을 지적하는 것이다.
  아이 일로 학교를 찾아 온 부모들은 학교를 성토하고 교사들을 몰아세우기도 한다. 욕만 안 했지 눈을 부라리기도 한다. 자녀를 학교에 맡기고 갔으면 어떤 일이 있어도 학교와 교사들을 신뢰해야 하는데, 내가 보아도 자녀의 인간됨이 많이도 부족한데 자녀의 잘못된 행동을 살피지 않고 오히려 학교 탓과 선생님들을 나무라니 큰 인물은 되지는 않는 것 같다. 나는 그 학부모에게 “당신 직장 일이나 충실하시오. 왜 당신 직장 일을 넘어와서는 학교 영역에서 이 난리요. 사람 만들 자신 있으면 학교가 아닌 당신이 일하고 있는 직장으로 데려가시오.” 라고 말한다.
  한 부모가 중간에 자녀를 맡기고 갔다. 학교는 어떻게 해서라도 그 학생을 책임지기 위해 혼신의 노력을 한다. 그런데 갑자기 그 부모가 찾아와서는 다른 학교로 전학을 시키겠다는 것이었다. 일반학교에서 이 학교로 전학을 온 지 얼마 안 되었는데 또 전학을 가겠다는 것이다. 너무도 완고해서 그렇게 하라고 했다. 그런 일이 있은 후 일 주일이 채 안 되어서 또 다시 이곳으로 전학을 오겠다고 연락이 왔다. 전학 간 학교 동료들이 아무도 자기를 아는 척도 하지 않는다고, 공부로도 적응할 수 없다고 하며 다시 전학을 오겠다는 어머니의  말이 있었다. 나는 그 어머니에게 전학 간 통지서에 아직 인주도 안 말랐다고 말했다. 자녀를 놓고 부모가 언제까지 이렇게 흔들어 댈 것인가? 다시 돌아올 수 없다고 단호히 말했음은 물론이다.
  자녀교육은 어른들의 장난이 아니다. 어른들은 자녀교육에 보다 더 진지해야 하며 견고하리 만큼 진실 된 중심이 있어야 한다. 자녀사랑이 지나쳐서 과잉보호를 한다면 끝내 자녀는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중심을 잃어버리게 된다. 부모가 자녀문제에 흔들림이 없이 중심을 잡으면 자녀도 빠르게 중심을 잡게 된다. 부모의 자녀에 대한 지나친 애정은 자녀를 그르친다는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