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학생 이야기

작성자 : 후원회 | 조회수 : 3,510 | 작성일 : 2006년 1월 20일

<!--StartFragment-->&nbsp;<SPAN style="FONT-SIZE: 10pt; COLOR: #000000; LINE-HEIGHT: 16pt; FONT-FAMILY: '바탕'; LETTER-SPACING: 0pt; TEXT-ALIGN: justify"><FONT face=돋움체>세월이 제법 지났나 보다. 자기주장을 앞뒤 잘라먹고는 마구잡이로 해대기도 하고, 어른과 학교를 비난하는 몰이해의 글로 황당하게 만들 때도 있고, 남을 의식하지도 않고 목적 없이 방황하는 그 학생의 속을 알지 못할 때면 내 자신은 물론 공동체가 무척 힘들어 하던 학생이야기이다. 중학교 말 무렵, 그 학생이 직접 써둔 자기소개서를 발견하고는 조금은 이해를 하게 되었다. </FONT></SPAN>
<P style="FONT-SIZE: 10pt; MARGIN: 0pt; COLOR: #000000; TEXT-INDENT: 0pt; LINE-HEIGHT: 160%; FONT-FAMILY: '바탕'; TEXT-ALIGN: justify"><SPAN style="FONT-SIZE: 10pt; COLOR: #000000; LINE-HEIGHT: 16pt; FONT-FAMILY: '바탕'; LETTER-SPACING: 0pt; TEXT-ALIGN: justify"><FONT face=돋움체>&nbsp;“어린 시절, 가난하지만 그렇게 가난하지 않은 산동네에서 자유분방하게 살았습니다. 주의해서 걷지 않으면 개똥을 밟기도 하고, 퍼세식이라서 수거용 똥차가 오면 좋아라 차 꽁무니를 쫒아 다니기도 했지요. 맞벌이 부모님은 나를 일찍 깨워 할머니에게 맡겨놓았고 할머니는 나를 도맡아 기르셨습니다. 나는 자주 자상하신 할머니를 속상하게 대했고, 많이도 혼나면서 지냈으면서도 부모 보다는 할머니에 대한 좋은 기억이 많아요. 그런 할머니에게 내 문제로 엄마가 가끔 나타나서는 방바닥을 치며 대들고, 할머니가 초라하게 주눅이 든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엄마가 싫어지기도 했습니다. 어쨌든 할머니 덕분에 저는 어렸을 때 행복하게 자랐지요. 어느 날인가 어느 집에 개가 새끼를 낳았다기에 구경 가서 개집에 얼굴을 들이밀다가 개가 코를 물어뜯어 혼나기도 하고, 마냥 뛰어다니며 놀다 넘어져 시멘트 바닥에 얼굴을 찧어 흉터를 남기기도 했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인가 산동네에서 도시의 아파트 숲으로 이사를 갔고 자연스러움은 점점 내 곁에서 사라지고, 모두가 정형화되고 깔끔한 그런 인위적인 환경이 숨을 죽이게 되었습니다. 한동안 연예인을 따라 다녔는데 그건 연예인이 좋아서가 아니라 막힌 숨을 고르기 위해서였습니다. 그러기에 제가 타락하지 않은 사춘기를 보냈는지도 모르지요. 저는 다른 평범한 보통 애들과는 분명히 다르다는 걸압니다. 내가 평범했다면 난 연예인에 푹 빠지지는 않았을 겁니다. 중학교에 진학할 때도 아파트가 질려서 집 근처 학교를 선택하지 않았는데 그것은 저를 짓누르는 어떤 속박에서 벗어나기 위해서였습니다. 최고의 방황기, 암흑시절이기도 하지만... 중학교 시절 저는 최고로 즐거운 학교생활을 보냈습니다. 중 1학년 때는 1/3가량만 출석하고 매일 땡땡이치는 생활의 연속이었는데 단지 집이 싫어서였습니다. 집에 있는 것이 숨이 막히면 혼자 울다가 지쳐 내 속을 들여다보면 설명할 수 없는 압박감과 무게감이 마음을 짓누르고 있었고 무력감이 온몸을 휘감고 있었습니다. 가출을 했고 친구를 사귀어 우동집, 주유소에서 알바를 하며 짭짤한 수입을 챙겼습니다. 그 수입으로 가끔은 TV의 인기 연예인 집 앞에서 서성이고 그 얼굴을 보기 위해 집, 기획사, 촬영장, 공연장에서 밤도 새우고... 남들이 보기에는 이상한 행동이었지만 나 자신이 무언가를 내 주장대로 할 수 있다는 사실이 즐거웠습니다. 2학년 때는 1학년 때보다 덜 했지만 여전히 땡땡이였습니다. 뭔가 얽매이는 틀을 매우 싫어했지요.” 이 소녀는 중학교 때처럼 양업에서도 3년 내내 가만있지를 않았고, 자유스런 양업에 와서도 여전히 얼마간의 제약이 힘들어 대들며 울기도 하고... 자기 고집을 마음껏 부렸던 생활도 끝나려는지 졸업을 앞두고 소강상태일 수밖에 없어서인지 조금은 보기가 좋아 보인다. 자기 멋대로 남을 고려하지 않고 힘들게 하며 지냈으니 다른 한편으로 여러 경험들이 인생의 보탬이 될 것이라 기대된다. 청소년들의 커 감을 보면서, 이런 모습이 청소년이려니 여기니 오히려 마음이 편해졌다. 방황하는 청소년 시절의 삐딱선은 어린 시절 경험의 산물일 것이다. 가정교육과 유아교육이 어느 교육보다 중요하다는 것을 일깨워 준다.</FONT>&nbsp; </SPAN></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