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안학교는 학생들이 만들어 가요."
작성자 : 후원회 | 조회수 : 3,729 | 작성일 : 2004년 10월 29일
홈에서 피해를 받은 학생들의 부모들이 다른 부모들과 함께 힘을 모아 학교를 성토한 것이 불편했던 걸까? 간식을 준비하여 학교에 왔고, 그것을 학생들과 나누면서 화해의 장을 마련하려고 싶었나 보다. 모인 학생들은 하나둘 일어서서 어머니들에게 주장을 한다. “무슨 일이 있을 때 학부모님들의 개입은 문제 해결에 도움이 안 됩니다. 부모님들이 자식을 사랑하는 거 잘 알고 있습니다. 저희 부모님들도 예외는 아니니까요. 저희들이 잘 못하는 부분도 있지만 모두 그런 양 싸잡아 비난당함은 솔직히 잘 살고 있는 저희로서는 화가 나는 일입니다. 잘못된 문화가 어디 이곳만의 문화입니까? 밖에서 어른들이 다 가르쳐 놓고는 우리가 이 양업에서 저질문화를 만들어 후배들에게 가르친 것처럼 책임을 전가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요.” 또 한 학생이 일어나서 “부모님들은 대안학교가 어떤 학교라고 여깁니까?”하고 질문을 한다. 한 부모가 나서서 “인성교육을 중점적으로 하는 학교”라는 교과서적인 대답을 하자 “아닙니다. 대안학교는 학생들이 스스로 좋은 학교를 만들어가는 학교입니다. 저희에게 문제를 던져놓으면 저희가 그것을 풀기 위해 토론을 합니다. 그런데 문제가 있을 때 저희들도 모르는 사안을 밖에서 나누고는, 학부모님들이 일방적으로 해결하려고 하는 것은 슬기롭지 않습니다. 오히려 학생들을 서로 갈라놓고는 상처를 안겨줍니다. 학부모님들도 자기주장이 커지다 보면 학생들의 인간관계를 다 부셔놓아 결국 학교 공동체는 더 어려워집니다. 우리 문제는 우리에게 맡겨보고 너희들이 잘 해결해 보아라, 하면 저희도 잘 할 수 있는데 말입니다. 저희들은 할 수 있습니다. 믿어주세요.”, “요즘 후배들은 너무 무기력합니다. 문제의 해결은 자기 스스로가 해야 하는데 밖으로 끌어내서 부모님들에게 해결을 맡깁니다. 그러면 부모님들은 듣고 자기 자녀와 연관되어 있으니까 작은 문제도 거품을 넣어 확대해석하여 걷잡을 수 없는 처지를 만들기도 하지요. 언제까지 자녀들의 문제를 부모님들이 그런 식으로 해결해 주실 것입니까?” 부모님들은 의젓한 학생들의 주장을 귀담아 듣고 있었다. 부모들이 생각했던 그런 무지한 학생들이 아니라는 것과 그들이 성숙한 내면을 가지고 있는 학생들이라는 것을 느끼고 있을 것이다. “빨리 자녀들을 학교로 돌려보내세요. 집에 있는 학생들의 두려움은 자기가 만든 것이지 결코 동료들이 두려움을 주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다 돌아와서 지내면, 아 저 친구 다시 돌아 왔구나 하며 기뻐하지요.” 부모들은 자기들이 생각한 것보다 훌륭한 아이들을 만났다고 생각했든지 하나 둘 포근하게 감싸 앉는다. 하루가 지나고 나간 아이들이 하나 둘씩 들어와 미안하다는 말 한마디 없이 무슨 일이 있었느냐는 식으로 살아가고 있다. 그런 아이들을 모셔다 놓고 학교를 탓하고 선생님들을 성토한 부모들이 야속하다. 그들에게 시달린 시간들이 너무 힘들었던 것 같다. 많은 선생님이 대안학교에 회의를 느낄 정도로 아파하고 있다. 학부모들이 오히려 우리 선생님들에게 고마워해야 하고 힘을 실어주어야 하는데, 일반학교와 다르지 않게 모든 책임을 선생님들에게 지워 교사는 그 앞에서 꼼짝없는 약자가 되어 비난을 받은 것이 솔직히 학교 책임자로 마음이 아프다. 자식 문제로 울컥 울음을 터트리는 마음처럼 선생님들의 수고를 살피며 얼마나 힘들겠나 하고 우는 마음을 가질 수는 없는 것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