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을 기다리며

작성자 : 후원회 | 조회수 : 3,968 | 작성일 : 2004년 3월 31일

때아닌 폭설로 3월의 경칩이 묻혀 버렸습니다. 3월 중, 100
년 만의 폭설은 설국의 정취를 맛보게 했지만 그 피해는 너
무나 컸습니다. 봄 농사를 망친 농부는 하지만 예전과 다름
없는 표정으로 또 다시 일어납니다. 봄눈 녹듯, 엄청난 피
해도 빨리 아물어 농부의 얼굴이 편안해졌으면 합니다. 시
인 엘리엇(Eliot, Thomas Starns, 1888-1965)의 유명시 '황
무지'(The Waste Land)를 떠올립니다. 거기서 '사월은 잔인
한 달'이라고 표현합니다. '천고마비의 계절'도 그렇
고, '사월은 잔인한달'이란 표현도 그렇지만 이미 우리 삶
안에 친근하게 들어와 마치 낭만으로 스쳐 지나가지만, 표
현과는 다르게 교훈적인 큰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작품 속의 사월이라는 계절은 만물이 약동하는 기쁜 향연
을 노래하지만 인간만은 '황무지'로 묘사하여, 안타깝게
새 생명을 피워낼 수 없는, 희망 없음을 노래하고 있습니
다. 당시 유럽을 휩쓸던 사신(死神)신앙을 상징적으로 꼬집
으며, 부활이 없는 암울한 인간들의 내면을 잘 지적하고 있
습니다. 황무지 같은 마음에 진정한 부활이 없는 사월을 꼬
집고 있습니다. 나 역시 부활이 없는 삭막하고 무미건조
한 "잔인한 달 사월"을 맞이하는 것은 아닌지요?
4월, 첫 주일 '예수님의 수난 성지주일'을 지냅니다. 빨마
가지가 땅에 깔리고 예루살렘에 예수께서 입성하십니다. 여
론은 반전되어 예수를 십자가에 처형합니다. 인간들은 나약
한 예수 그리스도를 만날 뿐입니다. 계산적인 인간은 에수
님의 부활을 만나지 못하고 떠나가 버립니다. 부활을 통하
여 예수님이 하느님과의 근원적 관계를 우리의 생명에 접목
시켜 주시는 착한 목자이심을 알지 못합니다. 우리의 물신
(物神)은 그분을 죽였고 희망을 잃어버렸습니다. 인간은 자
기 멋대로 황무지를 일구고 시샘을 합니다. 부활이 없는 사
월은 잔인할 뿐입니다. 비록 우리의 삶이 어둡다 해도 결
코 비극이지 않습니다. 그 이유는 당신의 부활로써 우리에
게 생명과 희망과 기쁨을 주셨기 때문입니다. 오늘의 하느
님을 떠난 인간은 절망과, 고통과, 좌절 뿐으로 잔인한 사
월이겠지만, 부활하신 그리스도와 함께 하는 시간은 언제
나 봄이요, 부활이요, 영광입니다.

학교주변의 4월은 늘 활기찹니다. 부활의 봄을 맞이하는 농
부들도 활기찹니다. 살다가 폭설로 엄청나게 훼손된 삶의
모습을 들여다보고 안타까워하지만, 자신을 볼 줄 아는 농
부들은 또 다시 당당히 일어서고 있습니다. 축사가 무너지
고, 비닐 하우스가 다 무너난 삶의 현장에 서 있는 농부들
의 얼굴은 고통 속에서 부활을 꺼내고 있습니다. 우리도 그
랬으면 좋겠습니다.

+ 학교소식
 * 도교육청 행정 종합감사 : 3.9 - 3.12
 * 신입생 환영, 덕영재단(전 휄리시아 이사장) 도움으로 
서울 대학로 게릴라 극장, 뮤지컬 "천국과 지옥" 공연관
람. 92명 참가. 감사드립니다.
 * 청원군 중등교장회의 : 본교가 주관. 3.26(금) 오전 11
시, 넘사넘끼
 * 학교 숲 가꾸기 3.20, 10시부터, 학부형 40명 참가, 식
목행사(150그루 식목), 일천만원 지원
 * 학교 홈페이지 대대적 보수 : 한국 국토개발원 연구팀
들 지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