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와 책임

작성자 : 후원회 | 조회수 : 3,410 | 작성일 : 2005년 1월 22일

인간은 한없이 자유롭고 싶어 한다. 특히 간섭과 통제를 하면 할수록 반항하며 제멋대로 하고 싶은 특징을 지니는 것이 청소년들이다. 이들이 자율성을 지니고 살면 얼마나 좋겠는가? 사실 어른에게도 부족한 것인데 청소년들에게 기대한다는 것은 어려운 부분이다. 자율성이란 제멋대로 하는 삶으로의 추구가 아니라 정해진 원칙에 접근하며 선택과 결정에 책임을 지는 것까지 초점이 맞추어져야 한다. 자유는 더 높은 질적 자유를 위해 있는 것이다. 우리 각자에게 주어진 시간이 지났을 때, 퇴보가 되어 있다면 그 자유는 더 이상 선물이 될 수 없기에 빼앗길 수밖에 없다. 그것은 자신과 공동체의 질서를 위해서도 부적절한 자유에 대한 강력한 강제와 통제로 이어진다. 
 
 얼마 전 서울의 한 대학교수 신부를 만났다. 2년 전 양업을 졸업한 학생이 자기네 학교에 지원을 했는데 수능성적이 과목별 1,2,3등급에 해당되는 학생이라고 하며 성적에서는 무난히 합격권에 드는데 생활면에서 불합격 처리가 되었다고 말해주었다. “신부님, 면접 때, 그 학생을 불합격처리했습니다. 출석일수에 제동이 걸렸지요. 결석일수가 너무 많아서 왜 이렇게 많은 날을 결석했느냐 물었습니다.” 그 때 그 학생은 “수업에 참여하는 것은 자유이며 그것은 학교방침입니다” 라고 답을 했습니다. 오히려 지금 쯤 대답은 그런 대답이 아니라 솔직하고 진지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든다. 나는 늘 학생들에게 “자유란 원칙에 합당하게 순응하는 것이어야 한다. 수업에 참여하는 것은 자유다. 그러나 자유는 수업에 참여하지 않는 것을 선택하는 것보다 학생으로서 더 높은 수준의 질적인 수업을 받기 위한 얼마나 적극적으로 자율성을 갖느냐가 중요한 것이다.”라고 거듭거듭 말해 주었었다. 제도권 학교나 대안학교 다 같이 똑 같은 교육의 장이다. 대안학교가 일반학교와 다른 것은 일방적으로 자유롭지 못하도록 강제하고 통제하는 것이 아니라, 교육의 장이 일반학교 보다는 훨씬 자유로우면서 자율성을 지니고 즐겁고, 머물고 싶고, 행복한 학교생활을 함이다. 분명 자율성 안에서 자기가 선택한 자유에 따른 행동은 그 책임이 자기에게도 돌아감을 뜻한다. 자기에 돌아오는 불이익은 그 학생에게도 분명한 책임이 있음을 밝혀두고 후배들은 이 예를 잘 귀담아 들어야 한다. 
 
  이 이야기도 2년 전 졸업생의 이야기이다. 어깨가 딱 벌어지고 다부진 대학생이다. 청주대학교 경영학부에 다니면서 아주 기쁘고 보람 있게 대학생활을 하고 있다. 양업에서의 생활과는 정반대로 아주 모범적이며 철이 들어도 아주 훌륭하게 들었다. 학교자랑을 너무 잘해 청주대학의 친구 동료들로 연일 모교가 시끄럽다. 방과 후나 주말이면 후배들에게 충고의 말을 하기 위해 자주 모교를 방문한다. 후배들에게 “야, 해병대 두 번 지원을 했는데 불합격되었다. 해병대는 꼴통만 가는 곳인 줄 알았는데 많이 업그레이드가 된 모양이야. 남자답게 정말 군대생활 하고 싶었는데…” 하며 머리를 긁적이고는 “결석일수가 너무 많다고, 성실성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면서 꼴좋게 불합격 처리를 하더군. 그때서야 지난 날 불성실한 학교생활이 생각나며 정신이 들었단다. 너희들은 꼬박고박 출석일수 챙겨 불이익을 당하는 일이 없도록 생활하길 바란다.”라는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이런 체험 속에 진지한 반성은 인생을 아름답게 만들 것이라 믿고 후배들에게도 좋은 교훈이 될 것이라 여겨졌다. 
 
 학생들아! 자유에 대해 더 이상 착각하지 마라. 자유의 개념이 무엇인가를 잘 파악하고 학교생활에 임했으면 한다. 자유는 성숙한 사람에게 부여되는 선물이며 그 선물의 가치를 아는 사람은 자율성 안에서 미래의 선택과 결정에 희망을 지니고 인생의 청사진을 그릴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