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이 하늘을 이야기 할 때

작성자 : 윤병훈 | 조회수 : 3,129 | 작성일 : 2008년 2월 28일

  땅이 하늘을 이야기 할 때

  하늘은 땅과 하늘을 이야기하지만, 땅은 땅만을 이야기 한다. 부모님은 자식의 생각을 훤히 알지만, 자식은 자기 밖에 모른다. 하느님은 인간을 아시지만, 인간은 계시하신 자 외에는 하느님을 모른다. 하늘이 땅에게 이야기할 때, 하늘의 차원이 너무 높아 땅은 하늘을 알아듣지 못했다. 어느 날, 하늘은 땅에게 하늘을 알리고 싶었다. 그래서 하늘은 척박한 땅 베들레헴에서 땅으로 태어나 목수의 아들로 살았다.
  하늘은 땅을 닮은 사람들, 특히 가난한 자들, 소외받는 자들에게 더 가까이 다가갔다. 그러나 인간의 생각은 고정되어 있어서 가까이 다가가는 하늘을 빈정거렸다. 땅이 된 하늘은 인간들의 오만한 한계를 뛰어넘도록 말하고 행동하였다. 그러한 하늘의 모습에 인간은 그 한계를 넘어 하늘을 이야기하게 되었다.
  살아가는 일상에서 땅은 땅만을 이야기하기에 인간사는 더욱 파괴적이 된다. 땅은 땅이 되어 온 하늘을 보고 사랑공부를 해야 한다. 그러므로 땅도 하늘을 이야기할 수 있어야 한다. 땅이 하늘을 이야기 할 수 있을 때, 땅의 생명은 하늘의 생명을 볼 수 있고 그 생명을  풍요롭게 가꾸어 간다. 이로써 하늘을 향한 땅은 축복 받은 땅인 것이다.  (요한 3,31-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