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의 관리자가 되려면

작성자 : 윤병훈 | 조회수 : 3,832 | 작성일 : 2008년 4월 30일

  생명의 관리자가 되려면

  생명에 대한 종합적인 사고가 있을 때, 생명은 잘 자라나고 풍요로운 결실도 바라볼 수 있다. 생명에 관해서 잘 모르는 사람이 꽃집을 지나다 꽃들이 너무 아름다워 몇 포기를 사들고 와 화분에 심었다. 봄인데도 초여름 더위처럼 기승을 부려서인지 심은 화초가 빛을 보지 못한 채 말라버렸다. ‘아차!’ 싶어서 시듦의 정도가 심한 화초에 물을 주었지만 안타깝게도 더 이상 생명이 회복이 되질 않았다. 잘 키워보겠다는 작은 소망이었지만 생명을 관리할 줄 몰라 화초가 죽고 만 것이다. 생명의 관리자는 종합적으로 생명을 키울 실력자여야 한다. 생명 가꾸기는 장난이 아니다.
  농촌에서 방사로 기르던 암탉이 병아리를 품은 채 아이들의 요구로 학교에 이사를 왔다.  어미 품에서 제법 자란 병아리가 엄마와 작별할 시간이 됐다. 어미 닭은 3층 좁은 공간을 박차고 비상했고, 병아리만 남게 되었다. 그런데 병아리들이 주변에 잘 가꾸어진 화초를 사정없이 쪼아대어 화분은 눈 깜짝할 사이에 볼품없이 만들어버렸다. 날아간 어미닭을 붙잡아 닭장에 넣어주었지만 기존의 닭들에게 왕따 당해선지 힘이 없어 보였다. 아마도 어미 닭과 함께 병아리를 넣어주었다면 그리 심하게 왕따도 당하지 않았을 것이고, 병아리들 또한 어미 닭의 기운을 받아 튼튼하게 자랐을 것이다. 혼자 된 어미닭은 왕따를 당해 비실거리고, 엄마 잃은 병아리는 주변의 화초를 다 망가트려 눈살을 찌푸리게 하니, 모든 생명의 앞날이 불투명하다.
  함께 공존하는 생명들인 식물도, 어미닭도, 병아리도 건강하게 살아가도록 이들을 관리할 생명관리자를 필요하다. 나는 생명의 관리자에게 말해주었다. “화초용 닭이 더 이상 아니라면 다시 그 놈들이 행복하게 살던 시골로 보내주세요. 생명을 기른다는 것은 장난이 아니지요. 생명에 관한 일은 종합적인 사고가 필요합니다. 아이들이 힘든 것은, 생명관리자인 부모나 교사의 능력이 많이 부족해서 그런 것 아닌가요. 전체를 모르고 부분만을 가지고 생명을 관리한다면 심각한 오류가 발생합니다.”
  예수님은 “나는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다. 나를 통하지 않고서는 아버지께 갈 수 없다.(요한 14.6)라고 말씀하셨다. 예수님은 창조주 하느님이시지만 또한 인류를 구원에로 이끄시는 생명의 관리지이시다. 인간의 생명이 영원한 생명의 구원에로 이르게 하시는 분은 바로 예수님 한 분뿐이시다. 생명에 대한 종합적인 사고를 갖지 않아 부분적으로 말하고 행동하는 생명관리자는 모진 생명을 키워나갈 뿐이지만, 하느님께로 이르는 길과 진리, 생명에 이르게 하시는 분을 모시고 사는 종합적 사고를 지닌 생명의 관리자는 아름다운 생명을 키워 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