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전화 문화

작성자 : 윤병훈 | 조회수 : 3,625 | 작성일 : 2008년 10월 20일

                                휴대전화 문화

 자동차가 귀하던 시절, 교통법규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았다. 그 시절 ‘나는 자가용족인 특별한 사람이었다. 나는 으스댔고 제멋대로 경적을 울리며 난폭운전을 했었다. 이제 마이카 시대이고 집집마다 2대정도의 차가 있을 정도니 자동차 문화도 정착할 만하다. 어디를 가나 붐벼나는 차들로 붐비지만, 제법 법규도 잘 지킨다. 시끄러운 경적소리도 사라졌다.
 휴대전화 문화도 그렇다. 아직은 휴대전화 문화가 생겨나고 정착되어가는 과정에 있다. 공공장소인데도 예를 몰라서인지 ‘나도 휴대전화 있소’ 라고 으스대는 것 같다. 어른답지 않게 주변을 고려치 않는 통화소리는, 옆 사람의 귀청을 때린다. 남이 전화를 할 때면 더 식상해서 눈살이 찌푸려진다. 이러한 휴대전화 문화도 언젠가는 자연스럽게 정착될 것이다.
어른도 그 예가 무분별한데 요즘 학생들 휴대전화 문화는 어떻겠는가. 학생들에게 휴대전화는 강의 50분 내내 장난감이다. 시간 내내 게임을 하기도 하고 누군가와 문자 메시지를 날리며 받고 손놀림이 보통이 아니다. 휴대전화가 대화의 한 수단인 것은 분명하다. 그런데 그렇게 시도 때도 없이 날려대는 문자는 아무런 내용도 없고 단지 무료해서 심심풀이로 즐겁게 주고받는 정도일 것이다.
 휴대전화는 2차대전 중 사용하던 군사장비였다. 군사작전에 무전기 역할을 했다. 작전을 지시하는 책임자에게는 중요한 수단일 것이다. 휴대전화의 역할은 예나 지금이나 마찬가지다. 관리자와 책임자 외에는 사실 학생들에게 필요 없는 것들이다. 학생들이 무슨 책임질 일이 있고, 급하게 전할 요긴한 소식이 그리 많겠는가. 아무 대책 없이 부모가 학생들에게 생명 줄처럼 휴대전화를 목에 걸어주었는지, 아무튼 휴대전화로 생겨나는 부작용이 속수무책이다. 휴대전화 내수시장의 중요한 고객은 어른이 아니라 학생들이다. 휴대전화에 내장된 매뉴얼이 MP3, DMB, PMP. 전자사전 등 다기능이어서 학생들이 만지작거리기에 아주 좋은 장남감이다. 마약처럼 중독성을 지닌 이런 장난감을 학생들이 지니면서 교육현장은 어지럽다.
 교육은 질로 승부를 거는 작업이다. 올바른 휴대전화 문화는 학생들이 만들어 가는 것이 좋겠다. 7년 동안 흡연 터를 학생들에게 적용했으나 학생들이 자치적으로 치워버렸다. 마찬가지로 그들에게 즐거운 장난감을 교사가 강제해서 빼앗는다면 반발만 있을 뿐 질적으로 나아갈 수 없다. 교사와 부모는 휴대전화 문화에 대한 질적인 교육을 전개해야하며 학생들은 자치적인 노력으로 교육현장의 휴대전화 문화를 정립해 가야 할 것이다. 이럴 때 휴대전화로부터 학생들은 자유로워지며 교육의 질적 향상은 더욱 높아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