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격 있는 교육

작성자 : 윤병훈 | 조회수 : 3,576 | 작성일 : 2008년 10월 20일

                                  인격 있는 교육

 CCTV의 설치를 놓고 학부모, 학생, 교사가 모여 충분히 의견을 수렴했다. 사생활이 침해되지 않는 범위에서 설치해도 된다는 의견이었고 좀더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신뢰가 넘쳐나는 공동체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의견이다. 스스로 건강한 삶을 이루어 간다면 CCTV를 설치하던 말건 늘 그런 감시 장비로부터 자유로울 것이다. 
 대안학교 답지 않게 학교에 CCTV를 설치하게 된 배경은, 학생들을 감시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요즘 불거진 토석채취허가로 소음 발생률이 높아지고 있어 학습권과 교수권, 그리고 기숙사학교의 생존권이 위협받기에 교통량을 측정하기 위해서였다. 결코 학생들의 생활을 통제하기 위한 수단으로 학생들을 구속하고 사생활을 들여다보기 위해서가 결코 아니라는 것도 공감대를 이끌어 냈다. 이런 설치를 놓고 의견을 모으는 것도 인격 있는 교육이라 여겨진다. 일반학교 현장은 CCTV설치가 상설화 되고 있는 추세에다. 이런 기계 설치는 학교건 아파트 지역이건 간에 발생하는 도난과 폭력을 방지할 목적이다. 학교도 이런 감시 장치를 설치해 보고 싶은 욕심이 생겨난다.
 얼마 전 학교에 도난사고가 발생했다. 학교는 마지노선을 설정하고 학생이 스스로 찾아와서 진심으로 고백하도록 여유를 주었다. 만일 마지노선을 넘어설 때는 그 책임은 드러난 도둑에게 물어 퇴교명령을 내리겠다고 전교생과 약속을 했다. 하루 이틀, 시간이 지나 마지노선을 넘겨야 할 것 같은 불길한 느낌이 들었다.” 만일 도둑이 약속한 시간을 넘긴다면 학교와 당사자와 부모는 서로 다른 입장으로 해결하려 불협화음에 시달려야 한다. 도둑은 용서를 청하며 선처를 부탁하기도 할 것이고, 이것은 전교생에게 한 약속이기에 학교는 용서할 수없다고 입장을 펼 것이다. 그러던 중 드디어 도둑이 나타났다. “제가 그랬습니다.” 학생은 교장이 한 약속을 지켰고 교사와 전체학생은 도둑이 누구냐고 더 이상 꼬치꼬치 묻지 않았다. 다만 학생에게 “부모에게 꼭 알려주어야겠다는 약속을 받았고, 학생에 대한 잘못의 책임도 부모가 정하기로 했다. 물론 잃은 물건과 돈은 주인에게 돌려졌다.
 도둑이 없었으면 좋겠는데 도벽은 병이라서 습관적으로 남의 물건에 손을 대야한다니 안타깝다. 이런 이들을 감시하기 위해서 아파트나 일선 학교의 교육현장은 덕지덕지 CCTV 설치로 더욱 혼란스럽다. 
 도벽은 인간이 갈 때까지 가는 청송교도소로 가야 끝나는 것 같다. 3기 중에 중퇴한 한 학생도 그러했다. 그는 천재적 머리를 갖고 있으면서도 자기 인생을 그르쳐야 했다. 우리 학생들의 도벽이 여기서 끝났으면 좋겠다. 나는 그들 학생을 받아들여 인격 있는 교육을 하겠지만 졸업 후에 그 병이 도지지 않았으면 한다. 이렇게 도난 사고가 종결되니 참으로 다행이다. 그들의 고백이 진정한 고백이었으면 좋겠고, 후회 없는 삶을 살아가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상황은 끝이 났고 전교생을 불러 모으고 주의를 당부했다. 떠들썩할 뻔한 사건이 가톨릭 학교답게 조용하게 마무리 되어가고 있었다. 이것도 학생들에 대한 인격 있는 교육일 것이다. 끝으로 CCTV가 학생의 감시 수단이 결코 될 수 없음을 말해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