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년 12월에 띄우는 감사의 글

작성자 : 윤병훈 | 조회수 : 3,612 | 작성일 : 2008년 12월 16일

                    2008년 12월에 드리는 글

    찬미 예수님

  존경하고 사랑하는 은인님 안녕하십니까.
  2008년, 그리고 10년의 세월, 은인님들의 기도와 사랑에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10년을 저희와 함께 하신 하느님께서는, 저희가 간직한 크고 작은 고통을 보석 같은 기쁨으로 만들어 주셨습니다. 은인님께 10년이 만든 기쁨을 아름다운 선물로 드리오며 또한 하느님의 크신 축복과 사랑이 풍성하시길 기도드립니다.
  10년의 고통이 빗어준 수확은 정말 큰 수확이었습니다. 첫째로 저희가 이룬 교육철학과 교육과정은 교과서에서 꺼낸 이론만이 아니라, 생생한 경험으로 이룬 교육적 대안이었습니다. 자유와 책임, 그리고 자발성의 신장은 학생들을 교육시키는데 필요한 우리들의 노하우입니다.
  둘째는 “문제아는 없다. 다만 조급하게 자녀를 강제하는 문제부모만 있을 뿐이다. 부모가 넉넉하게 변해야 자녀가 바로 선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저희는 학생을 교육하기 전에 먼저 학부모를 교육했습니다. 부모가 사춘기를 지내는 자녀들을 이해하고 설득력을 갖고 자녀에게 접근하는 눈높이 교육이었습니다. 저희는 부모님에게 기다려주라고 가르쳤습니다. 당장의 기다림은 고통이지만 그 기다림은 학부모님을 변화시켰고 덕분에 자녀도 변해 모두들 행복해했습니다.
  세 번째의 수확은 고통의 크기만큼 인간을 성숙하게 만든다는 점이었습니다. 자녀가 부모에게 주었던 고통의 크기만큼 성숙이라는 큰 기쁨으로 돌아왔다는 것입니다. 고통 속에 이룬 성숙의 기쁨을 모아 기록하며 하느님께 봉헌하여드리고 10주년 감사미사를 드렸습니다.
  호사다마(好事多魔)라고 했던가요? 10년의 성숙을 이야기하며 10주년 감사미사를 드렸었는데 어찌 이런 일이? 학교 측면 600미터 거리에 석산개발이 허가되는 일로 인하여, 그간 나누었던 기쁨은 잠시 뿐 또 다른 고통을 맞이해야만 했습니다. 그러나 저희는 이 고통도 또 다른 성숙을 가져다 줄 것임을 믿었습니다. 석산허가취소를 위한 노력으로 의견이 모아졌고 전국의 학부모님들이 연일 학교로 달려와서 행정관리들을 향해 종 주먹을 쥐고 외쳤습니다. “학습권, 생존권을 보장하라!” 이 외침이 마치 “계란으로 바위치기”라는 느낌도 들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하느님을 믿고 또 외쳤습니다. 그 때마다 하느님께서는 꼭 필요한 은인들을 보내주셨습니다. 2회에 걸친 행정심판위원회는 보류를 결정하더니 세 번째 결심에서 우리의 손을 번쩍 들어 주었습니다. 석산허가는 취소되었고 학교는 다시 평화가 찾아왔습니다. 이 결과는 또 다른 성숙을 의미했습니다. 학교 홍보효과가 100%였습니다. 금년엔 40명 모집에 240명의 학생들이 지원을 했습니다. 6대1입니다. 산속의 시골학교가 전국에서 훌륭한 대안학교로 세상에 알려지게 되었습니다.
  저희는 날마다 감사드리며 겸손한 마음으로 기도합니다. 하느님을 향해서, 그리고 은인님을 위하여…! 큰 기쁨으로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저희도 즐겁고 기쁜 성탄 맞이할 것입니다. 은인님도요! 2009년 새해에 뵙겠습니다. 은인님에게 평화를 빕니다. (제가 은경축을 지내면서「너 맛 좀 볼래!」라는 책을 펴냈습니다. 필요하신 분은 학교로 연락주시기 바랍니다. 선물로 보내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