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을 본 학생지도 사례

작성자 : 윤병훈 | 조회수 : 3,932 | 작성일 : 2009년 4월 1일

                                                                 
                    .          빛을 본 학생지도 사례

 선생님의 눈을 피해 흡연 하는 맛이란 꿀맛이겠지. 특히 선생님의 영역에서 벗어난 사각 지대에서의 흡연은 스릴도 있어 재미있을 것이다. 학생들은 흡연시기를 교무회합, 점심, 방과 후 학교 시간 등을 택할 것이고, 선생님들은 그런 시간대가 학생들의 흡연시간임을 모를 리 없다. 이런 시간에 교내 순찰을 돌면 영락없이 서너 명의 학생들을 낚을 수 있다. 몇 번 순찰을 돈 결과 흡연학생들이 전체학생의 15%나 되었다. 학교는 흡연학생들의 금연을 위한 천사지킴이를 한 명씩 선정케 했지만, 여전히 습관이 무서운지 금연에 실패한다. 학교는 그들이 금연하도록 강제하지 않는다. 흡연자들은 자발적으로 금연하도록 도와주고 있다. 그들 스스로가 금연을 위해 매일 아침 미사와 5킬로미터 마라톤을 하기로 했다. 여기에 지도 선생님이 자발적으로 함께하며 그들을 돕는다. 퇴근 조에 속해 있는데도 지도 선생님은 야간에 기숙사를 둘러본다. 이런 지도교사의 노력이 교장의 입장에서는 늘 고맙고 든든하다. 벌써 학생들에게서 좋은 결과가 있는 모양이다.
 지도 선생님은 나에게 “신부님, 이 학생 칭찬 좀 해주세요.”라는 주문을 한다. 학기 초 한 학생이 집으로 떠났는데, 그 이유는 “학교가 싫다. 선생님이 싫다. 친구들이 싫다.”는 것이었다. 머리는 노숙자처럼 길게 기르고 단정치 못했다. 학생답지 못한 모습이 사람과 사람의 간격이 벌려놓았다. 자신의 잘못된 행동으로 생겨난 간격인데 남의 탓으로 돌려 모두가 싫다고 했던 것이다. 흡연 일로 그 학생은 지도 선생님과 좋은 친구가 되었다. 함께 마라톤 달리기도 하며, 미사도 함께했다. 그리고 대화의 한 방법인 '무언의 대화‘로 둘 사이에 친밀감을 키워갔다. 시간이 지나 서로의 간격이 좁아지고 있었다. 싫었던 학교, 친구, 선생님과 가까워진 학생은 긍정적인 사고로 변해 있었다. 지도 선생님에게 “선생님, 다음 주, 귀교할 때는 머리를 단정히 하고 돌아오겠습니다.” 라고 말했던 것이다. 문제에 집착하지 않고 사랑으로 자기를 배려해준 선생님의 학생지도가 빛을 보는 것이다.
 학력기초가 없어 수업이 재미없고, 수업 내내 졸다가 수업이 끝나면 흡연을 즐기던 학생에게 교사들은 학생을 강제하지 않는다. 만일 문제를 놓고 강제했다면 지금쯤 그 학생은 학교에 서 있을 수 없는 처지가 되었을 것이다. 그 학생의 노숙자 같은 긴 머리모습은 그동안 멀어졌던 상대를 향한 반동이었던 것이다. “신부님, 단정한 모습으로 돌아오면 칭찬 좀 많이 해주세요.”라는 우리 지도교사가 고맙고, 제자리를 찾은 학생이 사랑스럽다. 학생이 마음의 질서를 잡은 것, 그 안에는 살아갈 가치와 목표가 성장할 것이고 건강하게 성숙해 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