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오월에

작성자 : 윤병훈 | 조회수 : 3,611 | 작성일 : 2009년 6월 6일

                                  2009년 오월에

  오늘은 스승의 날, 아침부터 학생들은 분주했다. 학생회장은 축하 케이크와 샴페인을 준비했다. ‘스승의 노래’가 교정 가득히 울렸고 학생들의 마음에서 순수함이 피어났다. 학생회장은 전교생이 지켜보는 가운데서 선생님들을 한 분, 한 분, 단상 앞으로 불러 세웠다. 오늘만큼은 학생회장이 ‘짱’이라서 시키는 대로 할 수밖에 없었다. 단상에는 학생회장이, 단상 앞에서 선생님이 서 있었다.
 “상장, 산타할아버지 상, 윤병훈 신부님, 위 사람은 산타할아버지 같은 약간 불룩한 항아리 배를 가지고 우리에게 양업고등학교라는 큰 선물을 마련하셨기에 이 상장을 수여함, 2009년, 5월15일, 양업고등학교 학생들 드림” 이 날, 나를 위한 상만을 준비한 것이 아니었다. ‘말 길게 하기 상, 김지백 선생님, 위 사람은 언제나 학생들을 염려하고 걱정하는 마음에서 말을 길게 하는 마음 씀씀이에 감동하여 이 상장을 수여함’, ‘천진난만 상, 신안나 수녀님, 위 사람은 동심의 세계에서 아이 같은 순수한 말투와 행동을 지녀 양업의 다 커버린 학생들을 당황하게 만듦으로 이 상장을 수여함’, ‘근검절약 상, 지송근 선생님, 위 사람은 어느 것 하나 함부로 하지 않고 매우 오랜 시간 물건을 소중히 아껴 쓰는 생활을 함으로 이 상장을 줌’, ‘나이팅게일 상, 김경숙 수녀님, 위 사람은 학생들의 정신적 육체적 고통을 치료하는 데 온 세월을 바쳤음으로 이 상장을 수여함’, ‘바른생활 상, 백남진 선생님, 위 사람은 바른 생활을 하며 학생들을 자연스레 옳은 길로 인도함으로 이 상장을 수여함’, ‘싱글벙글 상, 한경수 선생님, 위 사람은 매사에 싱글벙글 웃으며 학생들에 대하여 그들의 행복지수를 높여줌으로 이 상장을 수여함’, ‘좋은 막말 상, 박상돈 선생님, 학생들에게 한 순간의 좋은 막말로 학생들을 바른길로 이끄는 활력을 줌으로 이 상장을 수여함’, ‘따뜻한 얼음 상, 한봉희 선생님, 겉으로는 마음이 찬 선생님처럼 보이나 행동으로는 늘 따듯한 마음으로 학생들을 잘 챙겨줌으로 이 상장을 수여함’, ‘만능 엔터테이너 상, 윤상영 선생님, 위 사람은 결혼을 제외하고는 모든 것을 잘 하는 능력을 지녔기에 이 상장을 수여함, 만약 결혼에 성공하면 더 좋은, 최고의 상을 수여하겠음’, ‘아낌없는 상, 정수연 선생님, 위 사람은 학생들의 성적을 높이기 위하여 자신이 사비로 초코빵 내기를 걸어 학생들이 승부욕을 상승시킴으로 이 상장을 수여함’ ‘열정가득 상, 박재호 선생님, 위 사람은 언제나 마음속에 지니고 있는 열정을 학생들에게 나누어 주는 좋은 본보기가 됨으로 이 상장을 수여함’ ‘엄마 상, 김우선 수녀님, 위 사람은 따뜻함 넘치는 푸근함으로 엄마 같은 역할을 하며 학생들을 보살펴 줌으로 이 상장을 수여함’, ‘심리상담가 상, 박달님 수녀님, 위 사람은 고민으로 가득 찬 상태로 오는 학생들을 외면하지 않고 일일이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주며 진심으로 상담해주기에 이 상장을 수여함’, ‘눈높이 상, 최규준 선생님, 위 사람은 항상 학생들의 눈높이에 맞춰 그들의 마음을 이해해주고 옆에서 격려해 줌으로 이 상장을 수여함’, ‘몸 막굴리기 상, 김영욱 선생님, 위 사람은 학교 또는 학생들과 관련된 일이라며 몸이 성치 못한 상태에서도 몸을 혹사시키며 일하는 희생정신을 가졌으므로 이 상장을 수여함’, ‘뚫어 뻥 상, 장재동 선생님, 위 사람은 가끔 솔직하고 대담한 말솜씨로 화끈한 입담으로 학생들이 닫힌 마음을 뻥뻥 뚫어줌으로 폭소하게 만듦으로 이 상장을 수여함’  학생들은 이렇게 훌륭한 상을 준비했다. 번뜩이는 아이디어와 생기발랄한 리더십으로 매 행사를 준비하는 학생회장, 민용이는 그 날도 여전히 자랑스럽고 사랑스럽다. 학생들은 존경과 사랑의 선물을 전달했고, 선생님들은 교사의 소명을 마음에 새겼다. 서로 하나 된 공동체는 사랑으로 가득차고 넘쳐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