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업고 주변 석산개발 불발

작성자 : 윤병훈 | 조회수 : 3,564 | 작성일 : 2009년 9월 7일


                      양업고 주변 석산개발 불발

  학교를 설립할 당시, ‘마을 이장의 첫 만남’이 제일 긴장된 순간으로 기억된다. 자기 마을에 학교를 짓도록 찬성할까, 반대할까. 그의 입이 숨을 죽일 만큼 중요했기 때문이다. 하느님의 천사 가브리엘이 마리아께 알아듣기 힘든 인사말을 들려주었을 때, 모든 피조물은 긴장했을 것이며 그 분의 입을 응시했을 것이다. 나 아닌 누군가의 응답이 우리 삶에 중요한 때가 있다. 누구나 내가 바라는 응답이 있길 기대하며 숨을 죽일 때가 있다.
  학교 옆구리에서 석산개발이 허가되어 저지대책회의가 열렸다. 다들 이 문제가 마치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이라며, 계란으로 바위치기라며 석산개발 허가 취소 소송에 대해 반신반의 했었다. 힘겨운 싸움이지만 학교 공동체의 몫이라 여기고 대처하기로 했다. 가톨릭이라는 배경이 있고, 그래서 우리 공동체는 힘겨운 사투를 벌리기로 했다. 행정심판위의 2회에 걸친 결정 보류, 세 번째 결심이 있을 때까지 마음을 놓지 않았었다. 과연 그들의 입에서 어떤 응답을 내려줄지 숨을 죽였다. 결국 우리의 승리였다. 그 때 심정은 우리가 낭떠러지에서 매달려 있다가 극적으로 구출될 때의 느낌처럼 안도의 숨을 내 쉬며 얼싸안고 춤을 추었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뿐 종결이 다시 살아 우리를 다시 긴장시켰다. 2008년 11월, 다시 행정심판위원회의 토석채취허가 취소결정 대한 원고측((주)거창상운)의 취소철회 제소로 이 문제는 다시 수면위로 떠올랐다. 그리고 재판이 다시 진행되었고 청주지법은 두 번의 심리(현지답사 이동재판 포함)를 마치고 2009년 9월 3일 오후 2시, 결심공판에서 원고측 주장의 제소를 기각한다고 판결했다. 이 판결 소식은 우리 학교 구성원 모두가 노력한 값진 피와 땀의 결실로 얻어진 선물이기에 기쁨을 누릴만한 쾌거였다.
  사랑이 지극하신 하느님께 많은 분들이 기도했다. 성모님의 전구를 빌었다. 전국에 흩어져 사는 학부모의 열렬한 응원과 참여, 관심과 기도, 적극적인 참여를 아끼지 않았던 모든 분들이 노력 덕분이다 .  2008년 3월, 청원군수가 ‘학교’라는 공익을 무시하고 사익이 걸린 이권과 결탁하여 (주)거창상운에 토석채취허가를 몰래 해 줌으로써 불거진 문제는, 1년 반 동안 끈질긴 노력(3회 군청 앞과 3회 도창 앞 궐기대회 그리고 학교장의 1인 시위)으로 2009년의 가을 추석은 풍성한 만월처럼 충만함의 기쁨을 맞게 되었다.
  그동안 감사했던 분들을 기억한다. 삼림청장의 면담, 충북대, 항공대 환경학, 소음학 교수의 적극적인 증거자료 지원이 큰 힘이 되어 주었다. 또한 언론의 협조에 감사한다. KBS, MBC, PBC, 각 지역 신문사, 평화방송, 평화신문, 가톨릭신문의 열띤 취재 열기가 큰 도움을 주었다. 공경하올 이사장 주교님과 모든 분들의 크신 관심과 기도에 감사를 드린다. 이제 법원의 결정으로 학교는 평화로운 학교로 자리매김하게 되었다. 오늘의 영광은 우리의 땀으로 이룬 값진 결과이기에 자랑스럽고 뿌듯하다. 어떤 힘겨운 일이 있을 때라도 “너희 가운데 두 사람이 이 땅에서 마음을 모아 무엇이든 청하면,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께서 이루어 주실 것이다.”(마태 18,19)는 하느님의 말씀을 더욱 마음에 새기는 계기가 되었다.
  어려운 상황 하에 학교 설립을 하며 처음 들었던 이장님의 응답처럼 행정위와 판사의 응답은 우리 학생들에게 환한 웃음을 안겨주었고 짧은 양업사에 이 선물만큼 더 큰 선물도 없을 것이다. 행복하고 평화스런 학교를 만들어주신 모든 분들의 노고에 다시 한 번 깊은 감사를 드린다. 특히 이 문제를 해결하도록 온갖 정성과 시간을 할애해 주신 석산개발저지 대책위원회 위원장(김상익 님)과 위원들에게 깊은 감사를 드린다. 실무자로 열심히 최선을 다해주신 교감과 행정실장, 그리고 교무주임, 그 외 꼭 기억해야 할 양업 구성원 모두에게 감사를 드린다.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하시며 하느님의 축복이 늘 함께 하시길 기도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