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동적인 포트폴리오

작성자 : 윤병훈 | 조회수 : 3,873 | 작성일 : 2009년 9월 7일

                            감동적인 ‘포트폴리오’

  요즘 몇 몇 대학은 대학지원자의 표면적인 성적만을 보려하지 않고, 성적이 좀 낮더라도 그 학생의 삶의 내용을 보고 싶어 한다. 이는 학생의 잠재된 인간됨됨이, 무한한 창조의 가능성, 사회성, 리더십, 학업능력, 인간애 등이 학생을 선발하는 데 관건이 될 필요가 있다는 인식에서이다. 이에 지원자들은 자기의 잠재된 내용을 대학의 입학사정관에게 잘 드러내 보이려고 ‘포트폴리오’를 작성하는 데 온 힘을 쏟는다. 갑자기 도입되어서 인지 ‘포트폴리오’  를 작성해주는 대행업체도 생겨났다고 한다. 정직하지 못하고 거짓된 포장에 익숙해진 사회현실을 보며 언젠가 교육문제로 정의롭지 않은 사회로 공멸을 자초할 것 같아 걱정이다.
  9월, 수시모집이 시작되고 3학년 학생들이 분주해진다. ‘포트폴리오’ 작성, 자기 소개서, 학교장(교사) 추천서를 준비할 시기가 된 것이다. 우리 학교 학생들은 ‘포트폴리오’ 작성을 제법 잘한다. 매번 인성교과가 끝날 때마다 작성했던 3년 동안 축적된 결과물로 이런 자료들 때문에 제법 효자노릇을 톡톡히 한다. 미리 준비된 우리 학생들의 자기소개서는 읽는 사람들로 하여금 진한 감동을 준다. 작년에 숭실대 경제학부에 진학한 한 여학생의 자시소개서도 삶의 솔직함이 묻어나와 면접관에게 감동을 주었던 것이다.
  학생들이 ‘학교장(교사)추천서’를 써달라는 부탁을 받는다. 얼마 전에는 일본 와세다 대학에 진학을 꿈꾸는 여학생이 추천서를 받아갔고, 바로 며칠 전에는 동경순심여자대학에 장학생으로 지원하는 3명의 학생들이 찾아와 추천서를 썼다. 그들 모두는 ‘좋은 학교 양업’에서 성실하고 행복하게 지낸 학생들이기에 나는 거침 없이 추천서를 작성할 수 있었다.
  이렇게 추천서를 받아간 학생들의 후일담을 대학교수로부터 듣는 것은 추천자로서 매우 흐믓한 일이 되었다. 2년 전에 추천서를 받아간 김유니 학생의 동경순심여자대학 측에서 칭찬을 받았고. 또 얼마 전 꽃동네 대학교 교학처장으로부터 양업은 매년 좋은 인성을 지닌 건강한 학생을 보내준다며 전복순 학생을 거명했었다. 올해에도 좋은 학생을 추천해 달라는 부탁을 하고 갔다. 이런 말을 들을 때는 양업의 홍보대사들이 자랑스럽다.
  얼마 전, 작년도 총학생회장을 지낸 이정우 학생의 추천서를 작성했다. 나는 자신 있게 무한한 창조 가능성이 뛰어난 학생이라 썼으며, 예수 그리스도의 영성을 깊이 담고 자란 훌륭한 학생이라고 써주었다. 그 학생은 3년을 새벽녘가지 공부하며 아침미사에 참여했던 학생으로 사회성과 리더십의 자질이 뛰어난 성적이 우수한 학생으로 학교장이 자신 있게 추천을 한다고 썼다. 그 학생이 작성한 소개서를 보았는데 그 학생의 성장과정에서 여러번 삐걱거린 흔적들, 갈등과 성장, 그리고 성숙한 내용들로 가득 차 있어 감동을 주기에 충분했다. 분명 대학의 입학사정관은 이 학생을 선택해 줄 것이라 믿는다.
  이렇게 우리 양업 학생들은 미사여구로 포장되지 않으며 있는 그대로의 감동적인 삶을 글로 그려 내 ‘포트폴리오’를 작품으로 내어 놓고 있다. 일반학교들은 축산농가의 가축사육방식으로 지내기에 추천서에는 감동의 삶이 없어, 분명 대행업체를 통한 과대포장, 라면박스도 모자라는 위장된 ‘포트폴리오’를 준비할 것이고, 이렇게 마련된 거짓 자료가 떳떳이 대학 자리를 채울 것이라 생각하니 씁쓸하다. 양업에서의 인성교육의 삶, 영성교육의 삶이 어우러진 인간성장 과정에서 마련된 진실한 ‘포트폴리오’, 추천서, 자기소개서는 대학에서 더욱 빛나리라 여겨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