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40명을 선택했다.

작성자 : 윤병훈 | 조회수 : 3,628 | 작성일 : 2009년 11월 13일

  또 40명을 선택했다.

 올해도 전국의 학생들이 우리학교를 찾아 지원했다. 214명이 지원한 결과, 학교는 40명을 선택했다. 모두들 하나같이 좋은 학생들이고, 선택하고 싶은 다양한 학생들이 몰려 왔었다. 몇 년을 별러 지원 준비를 했는데 합격에서 제외 되었다는 글을 읽고 마음이 아파 온다. 금년에는 정원을 더 늘려서라도 그 아픔을 줄여야겠다는 생각을 해 본다.
 합격에서 제외된 학부모의 글이다. “선택받지 못한 이는 참 마음이 그렇습니다. 최고의 양업이 되길 바랍니다. 양업은 대한민국 최고의 학교입니다. 이미 선택된 분들에게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또 다른 한 분은 “맘이 너무 아픕니다. 울 아들을 어떻게 해야할지. 양업에 지원을 위해 다니던 학교도 정리했었는데. 자녀가 기대와 꿈을 갖고 변하기 시작했는데. 결과로 또 마음의 문을 닫네요. 합격한 분들에게 축하드리지만 나쁜 맘까지 듭니다. 이러면 안 되는데. 아들 때문에 냉담하던 제가 주님을 찾게 되었어요. 사람은 참으로 야비한 것 같습니다. 어려움이 닥치니까 조금 느끼게 되네요. 아무튼 앞으로 기도생활 열심히 하고 행복한 가정위해 노력할게요. 양업인들 행복하세요.”
 지필고사가 아닌 면접으로 학생을 선발한다. “왜 이곳에 왔는지 나도 모르겠다. 부모의 강력한 권고가 있어 왔다.”고 말한 솔직한 학생부터, “강압적인 인문계 학교는 가기 싫고, 실업계 학교는 더욱 가기 싫어 왔다.”, “공부만 하는 공교육이 싫어서, 선생님들로부터 존중받지 못해서”, “마냥 자유롭고 싶어서, 소질과 적성을 잘 계발할 것 같아서” 라고 말한다. 이런 답은 썩 좋은 답이 될 수가 없다.
 사람들은 목적이 뚜렷해야 하고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해 철저히 준비할 줄 알아야 한다. 어느 집에 들어가든지 그 집의 가족구성원과 친구에 대한 내용들을 잘 알고 있을 때 그 집에 들어가도 당당할 수 있으며 편한 것처럼, 지원하는 학교의 학생이 되려면 적어도 그 학교의 특색과 내용이 무엇인가를 잘 알고 있어야 한다. 어떤 학생상을 큰 그림으로 제시하고 교육하는 학교인지, 학교 교육철학이 무엇인지 정도는 알고 있어야 한다. 그리고 이 추상적인 교육철학을 이루기 위해 어떤 교육목표를 지니고 있는지. 그리고 목표를 이루는 교육원리와 방법 등도 살펴야 할 것이다. 또한 교육과정도 꼼꼼히 살펴 보아야 하고 그 학교만이 지니는 특징적인 교육과정이 어떻게 구성되고 왜 이런 과목이 있는가를 따져보아야 할 것이다. 왜 그런 특징적인 교육과정이 있는지에 대한 이유와 학업성취도와 연결성은 무엇인지를 찾아내야 한다. 중학교를 졸업하고 고등학교에 입학한다하더라도 그래도 자기가 선택하는 학교인데 그런 질문에 답을 할 줄 알아야 하지 않을까? 질문에 대해 답이 없는 학생들이 많이 있다.
 자기의 학교지원 이유를 물으니 공교육 교사들을 성토하고 비난하는 자세는 바람직하지 못하다. 이것은 남을 탓하는 것이 될 뿐이다. 적어도 부모와 학생 간에 “나는 이 학교를 지원해서 이런 학생이 되려고 한다.”의 정도는 말 할 줄 알아야 한다. 214명 중 면접고사를 통해 40명을 선발하는 작업은 매우 어려운 작업이다. 그러기에 학교가 지원자에 던지는 질문도 어렵다. 그래도 그 어려운 질문에 답을 할 수 있도록 준비가 요구되는 것이다. 매년 변별력을 높일 수 있는 질문은 지금 나열한 질문만으로 한정되어 있지 않다. 매년 그질문은 새롭게 제시된다. 예를 들어 학생의 속마음을 읽는 것도 한 방법일 것이다. 어려운 선택에서 제외된 학생들을 위하여 금년에는 학교가 더 많은 선택을 하도록 노력할 것이다. 그리고 그 선택에서 제외되었지만 신앙인으로 축하의 마음을 전해주고 학교에 격려를 보내주신 학부모님들께 심심한 위로를 드리고 싶다. 기억하며 관심을 갖도록 노력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