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학교 이야기

작성자 : 윤병훈 | 조회수 : 3,279 | 작성일 : 2011년 7월 6일

                     
행복한 학교 이야기

  축일 미사가 있던 날, 선생님들과 전교생이 밝게 웃었다. 미사의 장면을 표현하라면 영화 ‘시스터 액트’를 닮았다고나 할까. 한 가족이 어깨를 들썩이고 함성을 지르듯 봉헌미사 성가는 가히 감동적이었다. 학생들은 모두가 지발성과 자기 주도성을 지니고 축하의 마음을 선물하려고 준비한 미사였다. 살아오면서 늘 어딘가 부족함이 느껴졌었는데, 그 어느 누구도 한 점 그늘진 마음이 없었다. 내가 학생들의 아름다운 마음을 축일 선물로 받아 본 것은 내 기억에 그리 흔치 않았었다.
 얼마 전, ‘교내 중창제’가 있던 날도 그랬다. 학생들은 중장체가 지닌 음악성과 화음의 중요성보다는 자유롭고 행복한 마음을 표현하려고 부른 노래였다. 그 날처럼 축일 미사에도 그랬었다. 축일을 맞이하는 내게도 지켜보는 모두에게도 행복감이 넘쳐나는 기분 좋은 날이다. “하느님, 학생들의 아름다운 마음을 축일선물로 준비해 주셔서 감사합니다.”라고 기도했다고 하자 한 선생님이 나에게 이렇게 말했다. “신부님, 우리 학생들이 들려준 성가 소리는 마치 윗동네 지도자 우상화 놀음을 하고 있나 싶었습니다. 진정 사랑이 넘친 마음은 빼고요.” ‘하하’하며 서로 한바탕 웃어보였다. 이 행사에 마지못해 어깃장을 놓는 학생도, 그늘진 마음을 한 학생도 전혀 없었다. 시내에서 내 축일이라며 미사에 참석한 ME부부들이 이렇게 말한다. “신부님, 너무 부러워요. 축하를 해주는 학생들도, 축하를 받는 신부님도 너무나 행복해 보였어요. 이런 미사가 본당신부님 축일미사 때도 이랬으면 좋겠어요.” 그러면서 그분들이 좋은 학교 양업이라며 학생들의 성숙된 모습을 칭찬하고 있었다.
 이런 분위기는 선배들이 솔선해서 좋은 학교문화를 만들어가기 때문이다. 지난 ‘스승의 날’에도 학생들이 자율적이고 자기 주도적으로 창의성을 발휘하여 축하행사를 준비했었다. 학생회장, 각 위원들이 전체학생들과 의견을 모아 감동의 축하행사를 가졌었다. 매 수요일 방과 후에 다문화 가정을 자발적으로 찾아가 교육봉사활동을 하는 모습, 선생님이 학생과 함께 만드는 ‘넘사넘끼’ 책자와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만든 ‘끌림’지 제2호를 탄생시킨 성과는 매우 흐뭇한 일이다. 한 주제를 놓고 벌리는 열띤 토론 내용은 훌륭한 학교문화를 선도하기에 충분했다. 학생들의 이런 적극적이고 긍정적인 활동을 통하여 학교 문화는 ‘좋은 학교, 양업’을 이루어 간다.
 이제 2011년 1학기도 머지않았다. 학기 내내 산악등반 때나 봉사활동 때나, 현장체험학습에서 얻은 학습동력으로 도서실과 공부방, 기숙사가 기말고사 준비로 넘쳐난다. 또한 성모의 밤, 중창제, 덕영재단 초청 음악회 등 사이사이의 행사가 학생들에게 선사한 교육적 감화력은 좋은 학교문화에 큰 기여를 했다. 학생들은 요즘 단순히 내신 준비가 아닌, 자신의 미래에 대한 올바른 선택과 결정을 할 수 있도록 여러 다양한 체험 자료들을 꼼꼼히 정리하기도 한다. 구성원 모두가 좋은 학교 양업에서 한 학기를 보내며 이구동성으로 행복했다고 말하며 즐거워한다. 이런 기쁨은 지나 온 시간 속에 겪은 고통이 있었기에 후배들이 조금만 잘해도 돋보이고 그래서 기쁨이 배가 된다. 학교 구성원 모두에게 하느님의 축복이 풍성하길 기도하며, 하느님의 사랑에 깊이 감사를 드리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