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안학교를 찾는 아이들

작성자 : 윤병훈 | 조회수 : 3,409 | 작성일 : 2012년 1월 25일

                          대안학교를 찾는 아이들

 대부분의 사람들은 남들이 가는 안전한 길을 택한다. 부모도, 아이들도 그렇다. 궤도 이탈은 일반적인 사람들에게는 상상도 못할 일이다. 그럼에도 매년 대안학교의 지원율이 상승하고 있다. 그 이유는 정상 궤도를 이탈하려는 많은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나타낸다. 
 얼마 전(2012.01.16) 일본 유명 맥주회사인 아사이 맥주공장을 방문했을 때의 일이다. 생산 라인의 컨베이어 벨트를 따라 움직이며 완제품이 되어 포장되는 과정을 지켜보다가, 나는 갑자기 정규교육의 틀을 생각했다. 유치원부터 고등학교 3학년에 이르기까지 부모는 자녀에게 명문대학 합격이란 목표를 향해 공을 들인다. 그 길고 긴 9년의 생산과정이 끝나면 우리는 하나의 완성된 교육 생산품을 보게 된다. 물론 맥주를 만드는 생산라인과 학교 교육 라인은 다르다. 공산품의 생산 라인에서 궤도를 이탈하면 불량품으로 선별되어 도태되지만, 교육 또한 과연 그런가를 문득 생각해보았다. 학생들이 만나는 생산 라인도 때로는 궤도 이탈을 한다. 하고 싶은 것, 좋아하는 것, 미래의 꿈을 실현하기 위해 호기심이 발동하고, 그래서 궤도이탈을 자행한다. 이는 청소년들의 특징인 일탈인데, 사람들은 궤도를 정상적으로 달리지 않는다며 이들을 ‘문제아’라 말한다.   
 과거 대안학교가 설립될 당시만 하더라도 그들은 분명 궤도 이탈자들이며 문제아들로 취급받았다. 대안학교에 오른 학생들은 무조건 문제아들이며 부적응 아이들이였다. 그러나 그들이 졸업을 하고 한몫을 해 냈다. 각자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나내고 있는 것이다. 그들은 싹수가 노란 놈이라며 손가락질을 받았지만, 실상 그들은 진정으로 그 시간들 속에 고민했던 아이들이었다. 스스로 고민하고 스스로 학교를 퇴학시켜버린 아이들, 그리고 대안학교에 찾아 왔던 이이들, 그들이 훌륭한 학생들임을 새롭게 발견한다. 그들은 세상을 보는 미래관을 찾아 나섰던 사람들이었다.
 그러나 남들 가는대로 컨베이어 벨트에 올라타고 밀려가다가, 결정적인 위기를 느꼈을 때에 궤도이탈을 생각한다면, 이미 때가 늦은 아이들이 된다. 일치감치 학교라는 정상 궤도에서 궤도 이탈을 하며 고민했던 학생들은 하늘이 무너지는 상황도 직면했으며, 솟아나는 방법도 찾아내야 했다. 그들의 생존 전략은 외부에서가 아니라 내부에서 스스로 일어설 수 있는 강한 소생력을 지닌 것이다.
 물론 대안학교에 찾아 온 모든 학생들이 공교육에 대한 비판적 의식이 뚜렷해서 찾아 온 아이들은 아니다. 다만 우리학교의 입학생들의 답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진정 배울 수 있는 것을 배울 수 없어요. 그렇게 아침부터 늦은 시간가지 공부한다는 것이 인생에 그다지 중요하지 않아요.” 이는 소박한 대답이지만, 일반학교의 정체성에 대해 의문과 비판의 정곡을 찌르는 말이다.  학교는 지식을 습득하고 미래를 준비하는 곳이라지만, 자기의 소질과 적성을 찾고 목적에 성공적으로 달성하기 어렵다고 판단되면, 10대들은 학교를 떠나는 것도 해볼 만한 것으로 여겨진다. 그 일탈이 25세 이상에서 생겨나면 40세까지 아니, 60-70년의 인생이 다 망가져 버릴 수도 있다면 10대들의 일탈은 그렇다는 주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