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현실과 학부모와 자녀관계

작성자 : 윤병훈 | 조회수 : 3,381 | 작성일 : 2012년 9월 4일

교육현실과 학부모와 자녀 관계

1. 대한민국의 교육현실

  모든 생명은 심을 때가 있고, 자랄 때가 있으며, 꽃 필 때가 있고, 수확할 때가 있다. 각 생명마다 특성에 맞는 때가 있기에 존중해가며, 성장과 성숙을 도와야 한다. 그 책임은 생명의 관리자에게 있다. ‘교육하다’(educare)라는 라틴어 동사가 지니는 의미는, 교육의 주체인 생명 관리자가 미성숙한 피교육자에게 사랑과 관심으로 대하여, 그들 생명 속에서 내재된 소질과 적성을 계발하여 주고, 궁극적으로는 하느님의 모상을 닮은 전인적인 참 자아를 실현하는 왕성한 활동과정을 뜻한다.
  과연 대한민국의 교육은 교육의 본질에 맞게 추구하고 있는가? 인성과 지식을 겸비한 전인적 인간을 육성하는 데 필요한 교육과정을 교육목적에 부합하도록 성실하게 접근하고 있는가? 또한 가톨릭 학교는 복음의 사회화’에 바탕을 두어 교육을 실현하려고 노력하는가?
  오늘의 교육은 그 본질과 과정을 성실히 수행하려는 진정성보다는, 시장경제 논리로 학생의 생명을 경쟁에 참여시켜 목적이 아닌, 수단으로의 인간 양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상황이다. 모든 학생에게 수월성의 잣대를 요구하며 선행학습하고, 평가하며, 그 결과를 서열화하여 교육성과를 가늠하고 있다. 여기에 모든 교육자들은 조급해지며 학생을 급조하려고 외적통제로 일관하며 교육을 한다. 학습부진아들이 모인 학교는 학생들에게 감옥일 뿐이다. 

2. 그로인한 가정에서의 부모와 자녀관계
  우리네 부모들은 교육에 척척박사들이다. 그러나 과연 그런가. 실상 부모는 교육에 대해 문외한이다. 높은 교육열에 비해 진정한 교육이 무엇인가를 모른다. 자녀를 낳아 교육하는 것이 처음 겪는 일인지라, 학부모의 역할이 무엇인지 모르는 것은 당연할 수도 있다. 그러나 부모는 청소년 과정을 거쳐 왔으면서 사춘기의 자녀들을 이해하지 못하며, 무엇보다 그들 문제를 인식하지 못하는 것은 놀랄 일이다. 부모는 자녀의 성적에만 관심이 있고, 수준 이하의 성적을 대할 때면, 자녀를 비난하고 다그치는 것이 부모 역할의 전부이다. 부모는 자녀의 자발성과 자기주도성의 신장을 키워주는 기다림에 인색하고, 자녀의 미래를 끝까지 책임질 것처럼 미래의 진로까지 조정한다. 만일 부모의 요구에 조금이라도 빗나가면 부모는 강도 높게 설교, 잔소리를 한다. 여기에 대한 자녀의 반응은 두 가지이다. 통제가 싫어 부모에게 심하게 반항하거나, 마미보이가 되어 부모 눈치를 보며 무기력해진다. 이러한 청소년들은 우울증, 자살충동, 정서불안 증후군 등의 고위기군에 시달리거나, 열등감에 시달려 소외감 증대로 문제 학생이 되기도 한다. 부모는 자녀가 스스로 미래를 생각하게 하고, 사고의 폭을 넓혀 가도록 경험의 기회를 마련해 주어야 하는데, 그러한 부모는 그리 많지 않다. 그저 성적이라는 현실 문제만 가지고 발을 동동거릴 뿐이다. 부모의 욕심 때문에 생겨난 자녀와의 관계단절은 자녀의 성장과 성숙을 멈추게 하며 자식농사를 폐농하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