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업 인의 날

작성자 : 윤병훈 | 조회수 : 3,586 | 작성일 : 2012년 9월 4일

                      양업 인의 날 행사

  2012은 개교한지 15번째인 해이다. 말썽꾸러기 철없던 시절의 학생들이 12기까지 359명이 탄생했으니 그 숫자도 제법 늘어났다. 모두들 어떻게 변했을까? 일반 고등학교 졸업자들은 대학에 진학하면 억압된 감정이 폭발이라도 하듯 술과 담배에 쪄들고, 철딱서니 없게 공부를 놓고 놀기만 한다던데, 우리 학생들은 그들과 정반대로 대학에서 성숙한 모습하고는 안정된 생활을 한다고 들었다. 그래서 많은 학생들이 장학금 탔다고 하지 않는가. 한 학생은 장학금을 들고 부모님과 학교에 나타나서는 좋은 목적에 쓰라고 희사금으로 내어 놓기도 했다. 학교장은 그런 성숙한 그들을 보고 싶어졌다. 그리고 나도 정년의 나이가 되고 있다. 내가 학교를 떠나며 그들에게 양업을 위한 일을 맡기고 싶었다. 그래서 8월 15일, 광복절이자 성모승천대축일에 미사를 하며 총동문인 ‘양업인의 날’을 갖기로 했다. 학교는 홈페이지, 스마트 폰을 이용한 SNS와 전화로 행사를 홍보하기로 했다.
  학교에서 그들에게 줄 기념품과 다과와 약간의 간식정도를 준비했다. 당일 행사 시간은 오후 2시로 했는데, 아침부터 비가 뿌렸다. 장마 때가 겹쳐 전국의 졸업생들이 참석을 위해 마음의 결정도 오락가락 했을 것이다. 학교는 그 시간을 위해 더 많이 기도를 했다. 아침 내내 오는 비를 바라보며 나도 선생님들도 한동안 마음을 설쳤다. 전국적으로 날씨가 그랬었다. 과연 몇 명이나 올까. 혹시 비를 핑계로 모두 다 주저 앉아버리는 것은 아닐까. 조바심도 일었다. 시간이 제법 지났고 생각이 바뀌었다. 누가 첫 번째로 나타날까? 첫 번째로 학교를 찾은 졸업생은 마산에서 이른 새벽에 출발했다는 3기 졸업생인 감봉석 동문이었다. 고등학교 때도 그랬지만 지금도 회사에 입사해서 여전히 성실하게 지내고 있다. 반가워 포옹의 인사를 나누었다. 빈손으로 온 것이 아니라 선생님들에게 드릴 음료수도 들려있었다. 잠시 후 점심시간이 지나자 왁자지껄 여학생들의 소리가 시끄럽다. 애교 덩어리 여학생들이 분위기를 띄우고 교정을 두루 살핀다. 성형수술을 해서인지 전혀 생소한 여학생도 있었다. 오후 2시 성모승천대축일 미사를 거행하고, 평화의 인사를 나누었다. 오늘을 살아가는 그들 표정 안에서 행복감이 묻어났다. 모두들 성체를 영하는 것으로 보아 생활을 잘하고 있음이 입증된다. 미사 중, 중앙대 음대의 박광식 동문이 특 송을 했다. 감동이다. 저녁에 참석한 인원이 모두 70명이나 되었다. 이쯤 되면 기대치를 넘어 성공적이다. 선생님들도 많은 참석에 기뻐하고 있었다. 하느님께 감사!, 미사 후 동문회를 결성하였는데 그 선출된 명단은 아래와 같다.
  임원진은 동문회장에 1기 박영채 동문, 각 기수 회장에는 1기 박영채, 2기 이명환, 3기 감봉석, 4기는 전원불참으로 미선임, 5기 유광민, 6기 김주연, 7기 이준형, 8기 이강희, 9기 이정우, 10기 김민용, 11기 박광식, 12기 류영우 동문이 선임되었다.
  이제 양업인의 총동문회가 출범했으니 하느님의 크신 축복이고 은혜로움이다. 지금까지 많은 은인 분들이 양업을 위해 엄동에 손을 호호 불며 눈이 뭉쳐 어렵게 눈사람을 만들었는데, 이제는 동문들이 청춘의 힘으로 모교를 위해 눈을 뭉치고, 굴려서 크고 아름다운 눈사람을 만들어 낼 것이다. 어느 학교의 동문들 그 이상으로 학교와 후배들을 사랑하며, 성장과 발전을 위해 헌신하리라. 꾸러기 양업 인들이 이제는 당당하게 서서 “양업 인이여, 영원하라!”를 외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