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숙한 전문가가 요구된다.

작성자 : 윤병훈 | 조회수 : 3,933 | 작성일 : 2012년 11월 9일

성숙한 전문가가 요구된다.

 SBS TV 프로그램인 ‘세상에 이런 일이’를 즐겨 본다. 얼마 전 ‘철 핀 옷 입고 사는 사람’을 시청했다. 그 프로그램의 주인공은 집 밖에서는 어엿한 사회인으로 활동하지만, 집에만 들어서면 토굴 같은 방에서 무거운 철 핀 옷을 걸치고 지내는 것이다. 철 핀 옷은 자신의 몸무게를 25킬로그램이나 초과했다. 취재진이 그 집을 방문했을 때, 아파트 철문이 열리자, 또 다른 문이 설치되어 있었고, 방 안은 굴속 같이 긴 터널 모습을 하고, 그 속에 숙소만 빠끔하게 마련되어 있었다. 그 속에는 무거운 철 핀 옷을 두른 한 사람이 나타났다. 취재진은 이렇게 사는 이유가 무엇인가를 물었다. 이유를 묻자 전자파에서 자신의 몸을 보호하기 위해서란다. 자연 상태에서는 자신의 몸을 예리한 칼로 후벼 파듯 통증을 느껴 보호 옷으로 입고 있다고 했다. 취재진은 전자파 전문가를 불러 방안 내부를 측정을 했지만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다.
 취재진은 다른 이유를 찾았고, 정신과 전문의와 상담케 했다. 상담과정에서 그 사람은  결혼하여 살아오면서 배우자로부터 무수히 폭력을 당했다는 사실을 알렸다. 이혼 후, 재혼하여 살고 있음에도 여전히 마음이 쫒기 듯 불안하고, 내재된 경험된 두려움의 공포에서 벗어나려고 심리적 안전장치로 철 핀 옷을 만들어 입었던 것이다. 전문 상담의사는 처방전으로 그 사람에게서 철 핀 옷을 하나씩 벗기는 일을 시작했고, 통증이 있는 날이면 다시 입혀주고 또 벗겨주는 일을 반복하였다. 제법 시간이 지나자 그 사람에게서 모든 철 핀 옷을 제거하는 데 성공했다. 의사가 그 사람에게 지금도 통증이 있느냐고 묻자, 지금은 매우 편하다며 건강한 모습으로 환하게 웃어 보였다. 시청자 모두도 시청 내내 답답해 하다가 문제가 해결됨을 보고 자유인의 심정처럼 함께 기뻐했다.
 모두들 살아가면서 크고 작은 심각한 문제를 안고 살아간다. ‘외적 사유 형’은 외적인 방법으로 관계 속에 문제를 해결하려 하는데, ‘내적인 사유 형’은 자기 혼자 힘으로 고민하며 문제를 해결하려 방법을 찾는다. 내적 사유형의 청소년들이 성장하면서 돌발적인 여러 문제로 고민할  때면, 모든 관계를 끊어 버리기도 한다. 학교에서 집으로, 집에서 자기 좁은 방으로, 칩거형 외톨이가 된다. 게임에 빠지고, 음란성 오락물에 중독되고, 부모가 밥을 먹으라고 주문을 해도, 친구들이 찾아왔다고 해도, 철저히 자신을 제한된 공간에 가두어 둔다. 결국 삶의 좁은 공간에 자신을 가두고, 문제는 더욱 커간다. 그런 청소년들에게 성숙한 어른 상담가를 만나게 해 주는 일이 급선무이다. 이런 문제 청소년들은 문제해결방법의 선택은 늘 편안하고 즐거운 것만을 찾는다. 그에게는 그것이 행복이지만 결코 진정한 행복과는 거리가 멀다. 이렇게 오래도록 칩거가 진행된 학생들을 대하는 어른들은 일반적으로 자신의 욕구가 충족되질 않아 무조건 강요하고 윽박지르기가 쉽다. 어쩌면 그런 경유를 당하는 학생은 견디다 못해 ‘자살’해버릴 지도 모른다. 무엇이 그를 그렇게 만들었는지 성숙한 전문상담가를 만나 원인과 해결방법을 찾아 해결해 주어야 한다. 학생 문제의 원인을 정확히 파악하고 그 원인부터 하나씩 풀어갈 성숙한 상담자가 필요하다. 주변의 사람들은 그 아이의 눈높이에 맞춰 이해해주고 함께할 시간과 기다림도 필요할 것이다. ‘현실요법’은 성숙한 상담가가 내담자를 속 시원하게 풀어 줄  상담기법인 것이다.  이런 방법으로 학생들의 현실 문제가 속 시원하게 해결되는 모습을 바라볼 때면, 우리들에게도 큰 기쁨을 선물이 되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