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희는 나를 누구라고 하느냐

작성자 : 정수연 | 조회수 : 3,168 | 작성일 : 2015년 10월 7일

 

너희는 나를 누구라고 하느냐

                                                                    -이제현 신부 

오늘 복음에서 제자들에게 예수님께서는 너희는 나를 누구라고 하느냐”(마르 8,29)하고 물으십니다. 이스라엘에서 이름은 그 사람의 전 존재와 인격과 동일시되었다는 점에서, 제자들의 대답은 예수님을 따르는 자신의 정체성을 고백하는 것이기도 했습니다.

베드로는 제대로 대답했지만, 실제로 깨닫지는 못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예수님께 호된 꾸지람을 받습니다. 그 이유는 다음 예수님의 말씀에서 이해할 수 있습니다. “누구든지 내 뒤를 따르려면 자신을 버리고 제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라야 한다.”(마르 8,34) 곧 그분을 그리스도라고 고백한다면, 그분의 십자가를 우리도 일상에서 받아들여야 하기 때문입니다.

 

지난 주간은 반별 중창과 생활성가 준비로 교내에서 아름다운 소리가 끊이지 않는 시간이었습니다. 당일 공연도 다들 멋졌지만, 준비한 과정을 지켜본 터라 그 공연이 더 의미있게 다가왔습니다.

반별로 스무 명의 마음을 소리로 모으는 것이 쉽지 않아 티격태격하는 모습도 있었고, 너무 열심히 연습한 나머지 목이 쉰 친구도 참 많았습니다. 음악회 기간에 목소리가 큰 친구들은 자기 목소리를 줄이고, 작은 친구들은 최대한 크게 내어 조화를 이루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그러한 경험은 오늘 복음에 나온 십자가의 의미를 이해하는데 큰 보탬이 되리라 느껴집니다. 그래서 예수님을 참된 그리스도로 만나고 증언하는데 도움이 되리라 믿습니다. 이제 음악회는 끝났지만, 노래가 아닌 일상에서도 그 경험을 기억하며 살면서, 말이 아닌 삶으로 주님을 부르는 우리가 되기를 바라며 기도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