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분

작성자 : 이제현 | 조회수 : 2,859 | 작성일 : 2015년 11월 6일

100

 

‘100이라는 시간 동안 여러분은 무슨 일을 하시겠습니까?

예전에 TV에서 이 시간은 토론에 쓰이기도 했고, 통상적으로 액션 영화의 상영시간이 이 정도가 되곤 합니다.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다고도 할 수 있는 시간입니다.

이 시간 동안 지난 주말에 중학생들이 글쓰기 시험을 치렀습니다. 일반 대학생들의 정기고사 시간보다도 길고, 답안을 먼저 완성했어도 시험장을 빠져나올 수 없는 시간이었습니다. 그렇지만 중학생들은 잘 견뎌내고 답안을 빼곡하게 작성해 갔습니다. 2016학년의 새로운 양업 가족이 될 학생들이 기대되는 순간이었습니다. 그래서 시험이 끝나고 여기서 함께 지낼 수 없더라도, 여러분은 어디서든지 잘 할 수 있을 것이라는 말을 해주었습니다.

 

비록 그 학생들은 합격하기 위한 뚜렷한 목표 때문이었지만, 자신의 시간을 시험장뿐만 아니라 그 준비에 내어놓아야 하고, 직접 참여해야 하는 것이라 쉽지 않았을 것입니다. 그렇지만 그 어려움보다 참여에 열정적이었던 학생들의 모습에서 100분은 이들의 삶에서 성장의 계기가 되는데 충분한 시간이라고 느껴졌습니다.

 

반면 오늘 복음에서 모든 것이 완벽했지만, 예수님의 제안을 따르지 못한 부자 청년이 나옵니다. ‘영원한 생명을 얻기 위해서, 재물을 팔아 가난한 자들에게 나누어 주라는 말씀을 선뜻 따르지 못했습니다. 결국 재물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실상은 재물이 그를 소유하고 있었습니다. 주님을 따른다고 말했지만, 자신의 뜻을 초월할 용기와 절제가 없었습니다.

 

그러나 참으로 자신이 원하는 삶과 목표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주어진 조건, 100분을 충실히 채운 중학생들처럼 삶 한 가운데서 들리는 부르심의 소리에 귀기울여야 합니다. 그런 지혜를 먼저 구하는 우리가 되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