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이런 사회를 만들었는가?

작성자 : 후원회 | 조회수 : 3,197 | 작성일 : 2004년 7월 29일

일본 동경의 한 Free Space의 이사장의 말이다. “어린이들의 마음에는 사회를 신뢰하는 마음이 없습니다. 누가 이런 사회를 만들었는가라는 질문을 어린이들로부터 자주 들을 때마다 마음이 아픕니다.” 그는 어떤 종교도 갖지 않은 익명의 그리스도인인가 보다. 웃음이 넘쳐나는 그분의 인격 안에는 사랑이 묻어났다. “일본은 최근 2,30년 동안 많은 것이 변했습니다. 그 중 젊은이들은 돈만 있으면 무엇이든지 다 할 수 있다는 생각을 갖게 되었습니다. 냉엄한 현실과 공상을 구분하지 못하는 젊은이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다마리바.” 다마는 ‘모이다’라는 의미이고 리바는 ‘강’을 뜻한다고 한다. 여러 곳에서 강으로 물이 모여들 듯이 등교거부 학생들이 이 곳에 모여든다고 한다. 그래서 학교명을 “Free Space 다마리바”라고 이름지어 부른다고 설명을 해주었다. 국가에서 보조를 받고 있는 유일의 “Free Space"이며 2003년 5월, 특정비영리활동 법인에 의해 설립되었다.

이 학교에는 불량, 비행청소년들도 오며, 정신지체장애인도, 무기력한 젊은이들도, 가정파탄으로 머물 곳이 없는 아이들도 온다고 한다. 살아가면서 아이들은 자신감을 잃어가며, 왜 살아야 하는가에 대하여 자신의 소중함을 모르고 지내고, 나는 바보다, 나는 내 능력으로 할 수 있는 것이라고는 하나도 없다며 비관한다고 한다. 가나가와 현에는 3일에 1명꼴로 청소년, 아이들이 자살을 한다고 한다. 죽고 싶다는 상담자가 많고 그들의 의식 중에는 ‘사람을 죽여도 된다’는 생각이 공통적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한다. “부모와 어른에 대하여 그들은 태어나게 해주어서 고맙다, 라는 마음이 없다고 했다. 이 학교 교사들이 소중하게 여기는 것은 사회를 불신하는 그들을 보면 “만나서 반갑다, 여기 있어주어 고맙다.”라는 인사입니다. 교사는 그들과 함께 밥을 지어먹는 단순한 프로그램 속에서 자신의 소중함을 생각하게 한다고 했다. 함께 밭에 씨를 뿌리고 생장하는 과정을 지켜보기도 하고, 사람과의 만남 속에서 자신의 성장을 지켜보며 소중함을 생각한다고 했다. 여기서는 일반학교 교육처럼 학년이란 고정관념이 없다고 한다. 다만 250여명의 학생들이 모이면 스텝 진들이(상근6명, 비상근 3명, 봉사자 10명) 그날, 그날 상대를 고려하여 일과를 만들어가며 산다고 했다.

우리 선생님이 그 곳의 이사장에게 질문을 던졌다. 교사의 역할과 기능은 무엇인가 라는 질문을 받고 웃어 보이며 “저희는 전문성을 고려치 않습니다. 다만 사랑으로 인간 대 인간의 만남 안에서 상담하고 치료하는 것입니다. 여기는 어려운 아이들이 자라나는 생명의 현장입니다. 선생님의 자기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선생님이 먼저 자기 관리를 확고히 하고 아이들 하나, 하나를 바라봅니다. 바로 내 중심에다 아이를 맞추는 것이 아니고 교사라는 소신을 갖고 아이들에게 다가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했다. 우리 11명의 교사들은 그 곳의 선생님들과 아이들이 정성껏 준비해준 식사, 다마리바 피자를 마음껏 먹었다. 아이들은 우리들을 보고 일본 전역을 흔들고 있는 배용준의 “겨울연가”(수백억엔 효과를 가져다 준)를 더듬거리는 한국어로 이야기하며 환하게 웃음짓고 있었다. 아이들이 만든 물썰매장, 그들이 소중히 가꾼 전답포장의 농작물들, 고공훈련장처럼 만든 위험한 놀이기구들, 마음껏 채워갈 벽채의 공간들에 수없이 낙서처럼 그려진 그림들, 어린이들이 만든 천국을 꾸미며 오늘도 그들은 생명력 넘치게 살아가고 있다. “신부님, 저 이사장님, 종교가 무엇인가 궁금합니다.” “종교가 없답니다. 그러나 교육철학적 사고가 사랑과 합하여 아이들을 꿈꾸게 하고 있습니다. 사회교육을 통한 학생 각자에게 맞는 교육, 아마 이것이 그들을 위한 교과서이며 수준별 교육이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