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고민이다.

작성자 : 후원회 | 조회수 : 3,234 | 작성일 : 2004년 8월 28일

교육, 고민이다
 
  하나 뿐인 자녀를 남부럽지 않게 키워보기 위해 부모들은 안간힘을 쏟는다. 조기 어학연수로 유치원 원아들이 고생이고, 혀 수술까지 하여 외국인의 혀 놀림을 바란다니 자녀 교육의 욕구가 얼마나 큰가 짐작이 간다. 어린시절 감성을 키우고 풍성한 생명의 바탕을 만들어줄 시기인 원아들에게 감성지수와 무관하게 지능적 경쟁을 부추기며 기계적인 인간을 만들고 있으니 또 다른 문제로 미래가 걱정이 된다. 방과 후 아이의 재능 계발을 위해 학원을 몇 개씩 뛰어다녀야 하고 아이들은 결코 행복할 수 없는 고통에 시달린다.
  자녀 교육으로 사교육비가 증가하고, 가정주부들은 직업현장에 뛰어들어 지쳐있다. 부모와 자녀 사이, 부부 사이의 대화는 일상적이고 사무적인 대화밖에는 있을 수 없다. 상대방의 깊은 내면에 들어있는 심연을 파악하지 못하고 현상적인 것에만 정신을 집중시키고 해결해 가려 한다. 부부관계는 힘을 잃고 관계가 깨져가며, 아이의 성적표를 받아들고 자녀를 다그치고 아이는 열등감에 고개를 떨군다. 폭력을 쓰고 위협한다. 비난하고 끊임없는 설교를 한다. 부모가 싫어지고 공부가 싫어지기 시작한다. 자녀는 부모로부터 자연히 멀어지고 혼자만의 즐거운 세계인 PC방으로 전전하며 그 지겨움에서 해방하고자 한다. 문제를 연출하는 자식으로 부모는 엄청난 고통을 겪는다. 단지 아이가 제멋대로 PC방에서 즐기고 있다고 생각할 뿐이다. 사실 책을 떠나고 집을 떠난 학생의 내면을 부모가 보지 못한 탓에 아이의 고통은 점점 커가고 무기력해지는 것이다. 시간이 지나고 오래도록 정체성을 갖지 못한 탓에 자신은 아무  것도 할 수 없다는 무력감에 시달린다. 모처럼 집으로 돌아온 자녀를 닦아 세우며 두들겨 팬다. “자녀의 전적인 잘못으로 나에게 고통을 주고 있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대안학교에서 ME교육을 받고는 주변사람의  고통이 내가 만든 것이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오래도록 상대방으로 인해 내 고통만 커가는 줄 알았는데, 자녀의 고통이 얼마나 큰가를 알게 되었지요. 폭력은 인간관계를 파괴할 뿐임을 알았어요. 저는 대화를 통한 표현이 부족합니다. 그래서 찾아 낸 것이 편지를 쓰기로 했습니다. 내가 어려울 때 그 아이도 어렵다는 생각을 하며 나의 느낌을 전달했어요. 그렇게 하길 오랜 시간이 지났습니다. 어느 날인가 그 아이가 내 옆에 바짝 다가오는 듯한 느낌을 받기 시작했어요. 나에게 엄마한테 할 수 없는 고민을 털어 놓았습니다. 모처럼의 대화시간은 먹구름이 걷힌 파란하늘을 보는 듯 상쾌한 느낌이었습니다. 자식의 PC방 출입의 횟수가 줄어들고 머무는 시간도 하루에 두 시간 정도로 좁혀졌어요. 중독증세에서 벗어난 것이지요. 수술을 하고 공교롭게도 아버지와 아들이 한 병실에서 함께 두러 누웠는데 그 시간이 축복이고 은총이었습니다. 아들과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으니까요. 구겨진 얼굴이 펴지는 순간이었습니다. 누나는 명문대를 갖고 아들은 구박만 받았지요. 어른들은 늘 둘을 비교했지요. 선생님들도 너는 누나 반도 닮지 않았구나 하고 빈정댈 때 마다 미움이 살아 꿈틀거렸을 겁니다. 늘 가정에서나 학교에서 이런 말을 들을 때 아들의 심정을 헤아려보았습니다. 아버지는 한동안 천정을 멍하니 쳐 올리며 우리들에게 말했습니다. “이제 많은 대화를 자녀와 나누려고 합니다. 인간 대 인간으로 만나며 기다려주겠습니다. 자녀의 눈높이로 고통이 무엇인가를 살펴야 되겠습니다. 방학 내내 집에서 있으며 스스로 책을 뒤적이던 아이의 모습을 보며 저도 마음이 놓였습니다. 지능적 경쟁, 부모의 욕심이 잘 자랄 자녀들의 의욕을 꺾던 일은 더 이상 내게서 벗어야 하겠다는 다짐을 해봅니다. 머지않아 내 아이가 행복한 자녀가 됨을 꿈꾸며 아버지는 하늘을 향해 환하게 웃어 보였다. 그리고 우리들도 덩달아 시원하게 웃어 보였다. 하느님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