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교육은 아버지가 해야한다.

작성자 : 후원회 | 조회수 : 3,150 | 작성일 : 2004년 9월 4일

두 아이를 둔 아버지이며 중소기업의 대표로 일하는 분과 저녁식사를 하게 되었다. 그 분은 창업을 하며 사업도 확장하며 정신없이 지내다 보니 그동안 적조(積阻)했다며 나에게 저녁을 함께 하자고 했다. 이 학교가 시작되었을 당시부터 옆 회사의 부사장으로 있어서 학교상황을 너무도 잘 알고 있는 분이다. 다니던 회사를 떠나 창업을 준비하여 한동안 인사가 없었던 것이다. 일은 달라도 창업이 어렵다는 것을 서로가 공감하고 있던 터라 만나면 화제도 일치하리라 여겨졌고 든든한 후원자이기도 해서 흔쾌히 응하게 되었다. 동동주를 한잔씩 나누다 보니 그분은 이내 회사 문제보다는 인생살이 4,5학년답게 자녀교육 문제를 이야기하였다. 신부님, 하나 둘도 어려운데 많은 학생들 때문에 얼마나 고생이 많으세요, 하며 초창기 때의 일을 꺼냈다. 신부님! 지금도 그 감동의 졸업식 미사를 잊을 수가 없습니다. 그 친구들, 이 다음에 한몫 톡톡히 해낼 겁니다. 눈시울을 적시며 포옹하던 모습이 지금도 선합니다. 자녀교육은 아버지의 책임입니다. 아버지들은 바쁘다는 핑계를 대지요. 자녀들과 대화를 많이 해야 합니다. 끝가지 신뢰하고 기다려주어야 합니다. 미래의 선택에 대하여 스스로가 하도록 해야 합니다. 속으로, 요즘 보기 드믄 아버지라며 칭찬을 했더니 쑥스러운 듯, 다 경험에서 얻어진 결론이지요, 한다. 저도 다른 부모님과 다르지 않았습니다. 급 처방으로 언제나 자녀들에게 폭력을 써왔습니다. 딸아이가 고등학교에서 40등 중에 35등을 하고 집에 왔을 때 홧김에 해병대 출신답게 옆구리 공격을 가했습니다. 하늘로 붕 떠서 구석에 처박히는 딸을 보는 순간, 죽었구나 싶어 심장이 멎는 줄 알았습니다. 자녀를 위해 폭력을 쓰는 자신을 보며 겨우 이것밖에 안 되나 싶어 비참해졌습니다. 그 후로 손찌검이 없어졌고 자녀를 위해 아버지가 달라져야겠다는 결심을 했습니다. 저는 3가지를 꼭 지키기로 결심했습니다. ‘자녀와 시간을 내어 가능한 한 많은 대화를 하겠다.’, ‘끝까지 신뢰하며 기다려 주어야겠다.’, ‘미래에 대한 선택은 어른이 아니라 자녀 스스로가 하도록 도와주겠다’ 는 다짐이었습니다. 꼴찌 행진을 계속 하던 딸 녀석이 다가와서는 저에게 3개월만 학원에 보내달라고 하더군요. 믿고 밀어주었습니다. 고3 때는 전교 1,2등을 할 정도로 상위권에 진입을 해서 명문대학 패션디자인학과에 진학을 하였습니다. 왜 그런 과를 선택할까 궁금했는데, 태어나 생후 12개월 동안의 딸에게 패션잡지 사진에 눈맞춤 했던 기억이 떠올랐습니다. 그 기억을 떠올리며 놀랐습니다. 또 아들 녀석은 줄곧 PC에 깊이 빠져 있었습니다. 컴퓨터 학과를 간다고 늘 장담하며 살았지요. 어느 날인가 그 녀석은 나에게 와서는 의대를 가야겠다는 것이었습니다. 왜나고 물으니 컴퓨터 학과는 미래가 없다고 하며 의대를 선택한다고 하여 이번에도 신뢰를 갖고 밀어주었습니다. 저는 아이들과 많은 대화를 하기 위해 제가 일하는 공장에 데리고 와서 나의 경영전략을 가르칠 때도 있었고, 사회 속에서 힘들어하는 아버지의 고충이 얼마나 큰가도 느끼게도 해주었습니다. 절약을 위해 돈의 소중함과 그 가치를 가르쳐주기도 했고요. 많은 대화로 자녀가 건강하게 자랄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첫째는 하느님의 도우심에 감사할 일이고요, 모두가 아버지가 해야 할 역할과 책임을 다한 덕분이라 여겨집니다. 그들이 잘못할 때라도 기다려 주었습니다. 스스로 잘못을 깨달으면 잘못했다고 했습니다. 결정적인 선택은 아이들 스스로가 하도록 했습니다. 훌륭한 아이들의 변화나 아버지의 변화는 똑같은 과정을 걸으며 새롭게 태어나는 것 같다. 신부님! 양업의 아이들은 학교에 대한 신뢰로 즐겁기도 하겠지만 미래도 행복할 것입니다. 좋은 분과 함께 기쁜 마음으로 동동주 한잔 추켜올렸다. 건배!